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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의 삶 조명한 뮤지컬 <이>

최종수정2018.10.12 19:48 기사입력2006.11.1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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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길’이 이야기 축에 선 한 편의 광대 드라마

▲장생의 죽음 앞에서 공길이 장생을 껴안고 흐느끼는 장면 &nbsp; &nbsp; &copy;허지희 기자

▲장생의 죽음 앞에서 공길이 장생을 껴안고 흐느끼는 장면     ©허지희 기자



 
공길, 연산, 그리고 장생이 돌아왔다. 연극도 영화도 아닌 뮤지컬 <이>(연출 김태웅)를 통해서이다. 이번엔 공길을 내세워 광대들의 삶을 집중 조명한 이 작품이 지난 10일부터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이 작품은 광대패에 속한 공길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는 연산, 왕의 노리개가 된 공길을 비난하면서도 끝까지 애정을 놓지 않는 장생, 장생을 아끼지만 어쩔 수 없이 왕의 곁에 머무는 공길, 이들 세명에 관한 이야기로 영화를 통해 유명해졌다.

뮤지컬에서는 공길 역할에 최성원, 금승훈이 더블 캐스팅 됐고, 연산에는 김법래, 장생 역엔 안성빈, 조유신이 활약하고 있다. 연극이나 영화를 통해 드러난 ‘공길’이 그랬듯이, 뮤지컬 <이>의 공길 역시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작품의 축은 인간이자 광대로서의 공길이다. 따라서 관객들은 무대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공길은 자신이 가진 아픈 과거사와 슬픔을 무대 위에서 하나씩 들추어낸다. 놀이를 하다 죽음을 맞은 어머니에 대한 쓰린 기억은 ‘차라리 아파야 마음이 편해요’라는 노래 가사로 구슬프게 전달되고 있다.

뮤지컬 <이>는 관객들과 적절히 소통하고 있다. 지팡이와 부채를 이용한 광대들의 놀이는 관객들의 직접적인 참여가 없어도 그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또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노래와 대사는 관객들의 눈과 귀를 쉽게 무대 위에 붙잡아놓고 있다.

이 작품에서 인간적이지 않은 캐릭터는 없다. 모두가 아픔을 알고 진실을 안다. 공길이 끝내 광대로서의 삶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결국 ‘자신이 광대’라는 진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신명나는 광대패들의 놀이도 볼만하다. 하지만 뮤지컬을 다 보고 난 뒤에 가슴 속에 남는 것은 웃고 떠들던 광대들의 모습보다는, 웃고 있어도 슬퍼 보이던 공길과 연산, 장생의 모습일 것이다. 


[공연정보]-----------------------------------

공연명: 뮤지컬 <이>
연출: 김태웅
공연장소: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공연기간: 2006년 12월 31일까지
티켓가격: 3만원 ~ 6만원
공연문의: 02-523-0986 

허지희 기자 huhja@newsculture.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