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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젊은 감각으로 되살아난 브레히트! 연극 [달려라! 그루쉐]

최종수정2018.10.05 21:30 기사입력2010.06.25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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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 대한 고정관념, 유쾌하게 뒤엎기

 
▲ 연극[달려라!그루쉐](연출 류태호)의 원작 '코카서스의 백묵원' 중 하얀 동그라미 심판     ©고윤아 기자

▲ 연극[달려라!그루쉐](연출 류태호)의 원작 '코카서스의 백묵원' 중 하얀 동그라미 심판     ©고윤아 기자


(뉴스컬쳐=고윤아 기자)
'그루쉐'가 뭐지? 공연이 시작되기 전 관객들은 한번쯤 이런 생각에 빠져들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연극 [달려라! 그루쉐](연출 류태호)는 브레히트의 '코카서스의 백묵원'이 원작이자 극단 봉에 '고전 돌아보기' 첫 번째 공연이다. 공연은 극중극의 형식으로 진행되며, 브레히트의 가장 시적이며 서사적 요소가 많은 작품이다. 계곡을 두고 소유권 다툼 분쟁을 벌이는 원작과 달리 연극에서는 그루쉐와 재판관 아쯔단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공연의 배경은 구르지아의 한 지역이다. 갑자기 벌어진 내란으로 총독은 참수당하고 총독 부인은 끝까지 비싼 물건들만 챙기다가 아이를 버리고 도주한다. 차마 아이를 두고 갈 수 없었던 하녀 그루쉐는 아이를 데리고 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총독의 아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병사들은 총독의 아이를 죽이기 위해 아이 찾기에 혈안이 된다.
 
그 때부터 그루쉐(양진영 분)는 달린다. ‘그루쉐’가 무엇인지, 왜 달려야 하는지 궁금했던 관객들은 이 때부터 공연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는 아니지만 도망을 다니던 중 모성애가 생겼고,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이 곳 저 곳을 찾아 돌아다닌다. 그래서 그녀는 공연 내내 달린다.
 
결국 그녀는 아이를 위해 사랑하는 약혼자 대신 다른 남자와의 결혼을 선택한다. 임종 직전의 병자와의 형식적인 결혼으로, 그녀는 안정을 찾고, 오해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그녀에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
 
내란 뒤 평화가 찾아오자 그녀의 약혼자가 돌아왔다. 아이를 위해 한 결혼이 졸지에 그녀를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으로 빠트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총독의 부인이 돌아와 총독의 유산 상속자인 아이를 찾기 위한 소송을 낸다.
 
한편, 내전으로 나라 안팎에 시끄러울 때, 우연히 총독을 숨겨 준 아쯔단(박준성 분)은 자신의 죄가 반역죄가 되어 해를 당하게 될 것을 두려워한다. 고민 끝에 그는 직접 죄를 고백하고 벌을 피하기 위해 재판소를 찾아간다. 그러나 이 때부터 상황은 엉뚱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내전으로 위상이 높아진 병사들은 총독이 없는 상황에서 권력을 잡게 된다. 병사들은 자백을 하러 온 아쯔단을 재판관으로 세운다. 이때부터 아쯔단 판사는 기상천외의 판결로 부자의 것을 백성에게 나눠주도록 하는 진짜 같은 '가짜 판사’가 된다. 그러던 중 총독의 재산 상속자인 아이를 두고 아쯔단과 그루쉐가 만난다. 생모를 밝히기 위한 재판에서 어떤 기상천외한 판결이 나올지 긴장감이 흐른다.
 
그가 내린 판결은 하얀 동그라미 재판, 즉 하얀 선으로 그려진 원 안에 아이를 둔다. 그리고 한쪽에는 생모가, 또 다른 한쪽에는 길러준 엄마인 그루쉐가 아이를 잡아당겨 이기는 쪽이 아이를 갖게 된다. 그루쉐는 차마 아이에게 아픔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 포기한다. 이를 본 ‘가짜 판사’ 아쯔단은 진짜 판사가 내릴 법한 명판결을 내린다. 생모보다 아이를 더 사랑하는 그루쉐에게 아이의 친권을 인정한 것이다.
 
그루쉐와 아쯔단 판사를 제외하고 배역에 구분이 없다. 9명의 배우들은 자유자재로 자신들의 역할을 바꾼다. 돈 많고 탐욕스런 총독부인이 시골 지역에 이름 모를 촌뜨기 아줌마가 되기도 한다.
 
또 다른 공연의 묘미는 브레히트 연극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낸 배우들의 ‘해설’이다. 배우들의 복잡한 심리나 상황들을 설명하는 해설을 통해 관객들의 이입을 방해한다. 작품은 브레히트 서사극의 특징인 무대와 심미적 거리를 갖게 하는 소격효과를 그대로 살려낸다.
 
연극 [달려라! 그루쉐]에는 화려한 무대장치나 시대를 나타내는 완벽한 의상이 없다. 단지 장면과 배우들의 변신, 상징적인 소품만이 존재한다. 이번 공연은 '억울한 여자' 등으로 인정받은 실력파 배우 류태호가 연출을 맡았다. 다양한 캐릭터와 공연 속 코믹요소 및 무대연출이 돋보였으며, 류태호 연출은 볼거리와 탄탄한 구성력으로 실력을 보여줬다.
 
연극 [달려라! 그루쉐]는 95분 내내 지루할 틈 없이 진행되며,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고전에 현대적인 요소를 접목했다. 과연 관객들의 고정관념 뒤엎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달려라! 그루쉐]
원작: 브레히트의 '코카서스의 백묵원'
연출: 류태호
공연기간: 2010.6.4 ~ 7.4
공연장소: 대학로 나온씨어터
출연: 박준성,이성근,유병선,장선연, 김정아,이협, 김영민, 이유선,윤용,장비라,양진영
공연가격: 전석 2만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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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아 기자 image@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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