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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국립극단 창단공연 연극 [오이디푸스]

최종수정2018.10.05 15:28 기사입력2011.01.27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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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깊이나 배우들의 연기를 눌러버린 오브제들

 
▲ 연극 [오이디푸스](연출 한태숙)의 공연장면 중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알게 된 오이디푸스(왼쪽 이상직 분)는 이오카스테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김정호 기자

▲ 연극 [오이디푸스](연출 한태숙)의 공연장면 중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알게 된 오이디푸스(왼쪽 이상직 분)는 이오카스테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김정호 기자


(뉴스컬쳐=양훼영 기자)
연극 [오이디푸스](연출 한태숙)를 보면,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한 국립극단이 얼마나 단단히 준비했는지 알 수 있다. 극장을 들어서면, 우선 무대가 시선을 사로 잡는다. 강렬하고 압도적이다. 이야기적인 면에서는 희랍극을 현대적인 시선에서 풀어내 오이디푸스를 평범한 인간으로 그렸다. 이름만으로도 믿음 가는 박정자-정동환-서이숙-이상직 등의 연기앙상블도 배신은 없었다.
 
작품은 많은 것을 보여줬다. 심하게 기울어진 삼각형의 무대와 오른편에 세워진 10m 높이의 절벽 구조물이 위태로움을 시각화했다. 여기에 다양한 각도에서 벽을 비추는 조명이 또 한번 시선을 끌어당긴다. 이경은 안무가는 코러스들 사이에서 몸의 언어로 고통을 표현했고, 이영란 오브제 연출은 벽과 바닥에 분필로 그림을 그려 무대를 살아 있게 만들었다. 원일의 음악은 비극성을 극대화시켰고, 테레시아스의 새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인간이 겪는 모든 비극을 조용히 관망했다. 
 
[오이디푸스]는 무대, 조명, 음악, 분필, 연기 등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대사 이상의 것을 표현해냈다. 각 부분별로는 최고를 선보였음에도 공연을 보는 내내 불편함을 지울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너무 강하고 과했다. 한태숙 연출은 오이디푸스를 자신의 운명은 보지 못하는 인간으로 그려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오이디푸스]도 스스로를 보지 못한 듯하다. 
 
작품은 주제적인 면에서 무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실제로는 너무 많은 상징들이 보여주고, 또 알려주려 했다. 그러다 보니 오브제의 상징성이 배우의 연기와 원작의 깊이를 때때로 앞질렀다. 각각의 것들을 해석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시종일관 긴장한 상태에서 극을 바라봐야 했다. 오이디푸스와 요카스타의 절규는 비극의 절절함이 느끼기 충분할 정도로 인상 깊었으나, 이어지는 장면에서 조명의 대비나 절벽의 불안함이 다시금 시선을 빼앗아 여운을 느낄 틈을 주지 않았다.
 
[오이디푸스]는 국립극단의 첫 작품이자 한태숙 연출이 선보이는 희랍극이라는 점에서 일찍이 큰 관심이 모았다. 물체극과 이미지극이 혼합된 [오이디푸스]는 기존의 고루했던 국립극단의 이미지를 확실히 깬 실험적인 작품이다.
 
하지만 작품만 봐서는 ‘국민들에게 연극을 개방하여 국립극단 스스로 선물처럼 돌려주겠다’는 국립극단의 선언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그 동안 다양한 고전을 잔잔하지만 힘 있게 보여줬던 명동예술극장의 라인업과도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이다.
 
지난 해 ‘돈키호테’를 통해 명동 무대에 섰던 이순재는 “명동예술극장에서는 실험적인 공연보다는 원작에 충실한 공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일체의 변형 없이 원작 그대로를 공연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국립극단의 첫 작품으로 [오이디푸스]는 너무 많은 것을 담아냈다. 연극을 배우는 학생들에겐 배울 점이 많고, 해외연극제 출품하면 많은 성과를 얻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국립극단의 레퍼토리로 정착시키기엔 다소 무리가 있을 듯하다. 장기공연이나 지방공연을 하기엔 배우들의 안전사고 문제가 걱정되고, 수많은 오브제와 메타포들이 과연 대다수의 관객과 소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공연정보]
공연명: 국립극단 창단공연 연극 [오이디푸스]
원작: 소포클레스
연출: 한태숙
오브제연출: 이영란
안무: 이경은
공연기간: 2011.1.20 ~ 2.13
공연장소: 명동예술극장
출연: 이상직, 정동환, 박정자, 서이숙, 김종구, 박상종, 박윤희, 최원석 외
공연가격: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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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훼영 기자 h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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