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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있는 배우 '홍우진'

최종수정2018.10.04 22:07 기사입력2012.02.17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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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 친절한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 연극 [모범생들](연출 김태형)에 민영 역으로 출연 중인 홍우진 배우를 대학로에서 만났다.     © 김지안 기자

▲ 연극 [모범생들](연출 김태형)에 민영 역으로 출연 중인 홍우진 배우를 대학로에서 만났다.     © 김지안 기자


 
(뉴스컬쳐=이경민 기자)
“좀 더 대중에게 저를 알리고 싶어요.” 수려한 외모에다 인기작에 출연 중인 배우가 하는 말치곤 의외다. 사실 그는 연기 면에선 프로지만 인지도 면에선 아직 초보에 가깝다.

깨끗한 피부에 귀여운 미소. 수줍은 듯 인사를 건넨 그의 첫인상은 예의 바른 청년(?)이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졌다. 과연 '민영'의 진짜 모습은 어떨지. 현재 “스타일리쉬” 연극 [모범생들](연출 김태형)에 출연 중인 홍우진 배우를 대학로 모 카페에서 만났다.

# 희열이 있는 연극 ‘모범생들’

연극 [모범생들]은 상위 0.3%를 향해 가려는 엘리트들의 고뇌와 갈등을 감각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엘리트들의 특권의식과 친구 간의 우정, 배신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외고에 재학 중인 네 명의 입시생들. 그 입시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죠. 학생들이 아옹다옹하는 이야기로 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주인공들이 어른이 된 모습을 보면 우리 사회에서 보여 지는 엘리트들의 허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죠.” 자신의 입으로 작품 소개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는 듯 멋쩍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제가 맡은 역은 반장 서민영으로 전국 0.3% 안에 드는 수재에요. 교우관계도 좋은 밝은 아인데, 명준과 다른 친구들의 오해로 인해 복수를 하게 되는 무서운 캐릭터라고 할 수 있죠.”(웃음)

극중 민영은 명문가 아들에 모범생으로 엘리트의 전형적인 인물이다. 지난 2009년 공연에도 그는 민영으로 무대에 섰다. “이번 공연에는 수환 역을 하고 싶었어요. (극중에서 민영이가) 많이 맞거든요.(웃음) 사실 지난 공연보다 민영이를 더 잘 표현할 자신도 없었고요. 그런데 수환이 대사가 많더라고요.(웃음)” 김태형 연출에게 ‘민영이가 지겹다’고 투정도 부려봤지만 곧 민영이가 자신의 옷임을 알았다.

이제 민영에게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캐릭터에 익숙해지는 게) 싫거든요. 배우가 습관적으로 연기를 한다는 것이 관객들에겐 폐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같은 대사, 같은 상황일지라도 처음 대하는 것처럼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라며 진지하게 말했다.

관객에겐 캐릭터 중 성격 변화의 폭이 크게 느껴진다. 표현에 있어 어려움도 있었을 텐데. “앞부분과 뒷부분이 많이 다르지 않아요. 어렵다기 보단 제가 가진 성향을 좀 더 증폭시켰다고 볼 수 있죠. 원래 신경질적이고 까칠한 부분이 조금 있거든요.”(웃음)

더블 캐스팅이다. 김대현 배우와는 어떤 점이 다른지. “저는 극 초반에 공부 잘하는 우등생 모습으로 시작해서 후반에 그 모습이 증폭되는 거라면 대현이는 오히려 초반에 친근한 모습에서 후반에 반전이 좀 더 있죠. 대현이가 참 열심히 해요.(웃음)”

이번 공연엔 민영이의 새로운 변화라도 있을까? “(지난 공연 때보다) 세 살을 더 먹어서인지 다르더라고요. 채플실에서 집단으로 강요당하는 장면에서도 느껴지는 게 달랐어요. 예전엔 제게 분노만 다가왔다면 지금은 억울하고 눈물이 나기도 하고. 미묘한 감정이 생기더라고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표현하는 게 디테일해지고 풍부해진 것 같아요. 제가 좀 실력이 늘어난 게 아닐까요? 하하” 자신 있는 태도였지만 겸손함이 묻어났다. “33살에 고등학생 연기인데 그 정도는... 하하”

▲ 연극 [모범생들](연출 김태형) 공연장면 중 민영 역으로 출연 중인 홍우진 배우의 모습     ©이채민 기자

▲ 연극 [모범생들](연출 김태형) 공연장면 중 민영 역으로 출연 중인 홍우진 배우의 모습     ©이채민 기자


 
한 캐릭터를 오래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닮아가는 경우가 있다. 처음엔 자신감과 밝은 분위기로 민영이와 닮은 구석이 꽤 있어 보였다. “예전엔 민영이가 화내는 부분과 저랑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저는 있는 그대로 대한 것뿐인데, 팬들에게 재수 없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차가워 보이는 모습들이 그랬죠.”

지금은 혹시 민영과 비슷한 점이 조금이라도 있냐는 질문에 냉큼 “그런 거 전혀 없어요. 전혀 (웃음)” 알고 보니 민영과는 거리가 멀었다.

솔직하고 직설적인 작품. 민영이 말하는 관람 포인트는 무엇일지 궁금했다. “지난 공연에 비해 조명, 음향도 다양해졌고요... 민영이의 입장도 이해해 주시길 바라요. 관객마다 이입하는 인물들이 다른데, 네 인물의 다양함에 대해서 좀 더 깊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민영, 종태의 캐릭터가 강하고 명준과 수환도 비슷하지만 다른 매력이 있거든요. 그것들이 하나로 융화 됐을 때 전해지는 재미를 유심히 관찰했으면 좋겠어요.”(웃음)

“배우가 쏟아내는 에너지 그대로를 관객이 느끼는 게 배우에겐 희열인데, 그 희열을 주는 작품이 연극 ‘모범생들’인 것 같아요.”(웃음)

# 반전남? 홍보팀장?

지난 1월 19일 연습실을 찾은 적이 있다. 출연배우 8명 중 7명이 동갑내기로 분위기는 상당히 화기애애했다. “처음엔 다들 동갑이라 살짝 걱정도 했어요. 그런데 경쟁심도 별로 없고, 지금은 다 친해요. 이상한 친구들이죠. 하하”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팬들로부터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저, 오락부장이에요.” 친해지면 외모와 다른 행동과 성격 때문에 주위에선 ‘반전남’이라고 불릴 정도란다.

연극 [모범생들]의 홍보를 맡고 있는 ‘(주)이다. 엔터테인먼트’의 서혜란 팀장은 “홍우진 배우는 이벤트의 제왕이에요. 이런 배우 처음 봤어요.(웃음) 무대에서 보여 지는 것보다 훨씬 매력이 많아요. 이번 작품 온라인 홍보팀장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홍우진 배우는 이번 공연에 앞서 연습 때부터 직접 SNS에 공연 홍보를 위한 이벤트를 펼쳐왔다. “예를 들어 회원 수 몇 명이상이면 대현이 애장품 갖기, 또 그 이상이면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연출과 할리갈리 하기 등, 최근엔 경매까지 시도했어요. 하하”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 인생의 재미, ‘연기’

“원래는 미술을 전공하고 싶었어요. 갑자기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서 포기했죠. 고3때 문과로 전향해 학원을 다니다 우연한 계기에 시험을 보고 한예종에 진학하게 됐죠. 지금이야 인정받는 학교지만 그 때는 택시기사 아저씨도 모르더라고요. (웃음)” 쉽지 않은 입시 경쟁에서 단번에 합격, 재능이 있었던 건가? “재능이 있었다고 보긴 힘들고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그 길을 잘 찾아갔던 것 같아요.”

입대하기 전까진 연기에서 재미를 찾기보다는 선후배들과 어울리고 작업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제대 후 첫 작품에서 칭찬을 받았어요. 제가 재밌어서 한 작품에 칭찬을 받으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됐죠.” 그렇게 연기를 통해 즐거움을 찾는 자신을 발견, 배우가 되는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의미를 부여하면서 연기 생활을 하고 있진 않아요. 그냥 연기하는 것 자체가 재밌어요.” 어릴 적엔 과정 안에 있는 게 즐거웠다면, 지금은 연기를 통해 즐거움과 만족이 조화를 이룰 때 희열을 느낀다. “재미있어요.”

“물론 금전적으로 힘들고 어려움도 있죠. 하지만 33년 동안 살면서 연기가 가장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붙잡고 있는 것 같아요. (웃음) 단순하죠? 재밌어서 하는 거.” 자신이 좋아하고 즐거운 일을 하는 것만큼 좋은 직업이 있을까? 그에게서 순수한 인간성과 배우의 진정성이 보였다.

“그동안 유명하지 않은 작품만 했어요. (웃음) 일반 관객들이 좋아할만한 게 아닌 작품을 해 왔지만 나름 연기력을 쌓아간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표면적으로 드러난 모습은 다른 배우들과 차이가 나니까... 스스로 피아르(PR)도 안하는 것 같고... 어찌 됐든 관객이 찾아 주는 배우가 일도 계속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외모는 로맨틱코미디인데, 추구하는 것은 진지함?

▲ 연극 [모범생들](연출 김태형)에 출연 중인 홍우진 배우가 진지하게 인터뷰 중이다.     ©김지안 기자

▲ 연극 [모범생들](연출 김태형)에 출연 중인 홍우진 배우가 진지하게 인터뷰 중이다.     ©김지안 기자


 
하지만 올해 계획은 다르다. 보다 자신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다. “대중성 있고, 코믹적인 요소가 있는 작품도 잘 할 수 있거든요. 하하. 그동안 무거운 작품을 주로 해서 이제는 그런 감도 키워보고 싶어요. 요즘 ‘인디아 블로그’나 ‘극적인 하룻밤’ 같은 작품들도 재밌더라고요.”

출연하고 싶은 작품을 선뜻 말하진 않았지만 “영화 쪽으로 얘기하면 이창동 감독님, 홍상수 감독님 작품이 좋더라고요.” 연극, 영화나 드라마 등. 매체를 떠나 일상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작품에 관심을 가졌다.
 
“3년 전에 인터뷰 할 때,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배우 하나, 하나의 개성을 맞춰가는 게 연극인데 그 과정 안에서 상대 배우에게 요구함이 없이, 내 것도 잘 하면서 상대방의 연기도 잘 받아줄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가 말하는 좋은 배우는 조화로운 배우였다. 자신 못지않게 상대방을 생각할 줄 아는 배우. “사실 누구에게 요구하는 것 잘 못하거든요. (웃음)”

앞으론 어떤 모습의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어봤다. “무대 위에서 관객에게 친절한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편안하게 설명을 해 주는 게 아니라 관객들이 작품을 보고서 가져 갈 거리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하죠.” 오만한 배우가 아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배우가 되기를 원했다.

***

“제 단점은 테스트 분석력은 떨어지고 인물하고 붙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은... 감각적으로 남들보다 빠르게 캐치해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의 단점과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언제나 준비된 자세, 어떤 캐릭터도 소화할 수 있는 가능성 가득한 배우 ‘홍우진’이였다. 아직 그 개성이 빛을 발하지 못했을 뿐, 그 때가 멀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프로필]
이름 : 홍우진
생년월일: 1980년
직업: 연극배우
학력: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연작: 연극 - ‘모범생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번 생은 감당하기 힘들어’, ‘하이라이프’, ‘쉬어매드니스’ 외
뮤지컬 - ‘인당수 사랑가’, ‘어쌔신’ 외

(감성을전하는문화신문=뉴스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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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기자 km@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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