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흘러도 삶은 변하지 않았다…4월 연극 무대는 아픔으로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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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도 삶은 변하지 않았다…4월 연극 무대는 아픔으로 가득

최종수정2018.09.22 17:17 기사입력2017.04.0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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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맨의 죽음’, ‘2017 이반검열’, ‘보도지침’, ‘지상 최후의 농담’ 外

▲ 4월 연극 무대에는 과거와 현재, 아픔으로 가득한 이야기가 다양하게 오른다.(뉴스컬처)     ©뉴스컬처DB

▲ 4월 연극 무대에는 과거와 현재, 아픔으로 가득한 이야기가 다양하게 오른다.(뉴스컬처)     ©뉴스컬처DB


 
꽃놀이가 한창인 4월이다. 봄의 대표 명사 벚꽃뿐만 아니라 튤립, 유채꽃, 진달래, 철쭉 등 다채로운 풍경이 화려한 인사를 건네고 있다. 하지만 맑은 공기와 파란 하늘, 색색 꽃의 조화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미세먼지가 거리를 뒤덮은 탓이다. 설레는 마음에 거리로 나가지만, 강력해진 올봄 미세먼지는 즐거움과 동시에 지독한 통증을 선사한다.
 
4월의 연극 무대는 2017년의 봄과 똑 닮은 모습으로 관객을 마주한다. 반가운 작품과 새로운 작품이 고루 올라와 설렘을 주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마냥 아름답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나가 버린 과거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도 그 아픔은 여전히 공감 가득한 통증으로 오늘의 관객을 만난다. 분명한 건 잊지 않고 끊임없이 마주해야 하는 이야기라는 것. 당신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는 4월 연극 6편을 소개한다.
 
▲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연출 한태숙)’ 공연사진.(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연출 한태숙)’ 공연사진.(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한태숙 연출의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연출 한태숙)’이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 현대영미희곡의 아버지 아서 밀러의 대표작으로 퓰리처상, 연극비평가상, 앙투아네트상을 모두 수상한 최초의 작품이다. 2016년 초연 당시 노련하면서도 새로운 해석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연이은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에게 큰 감동을 안겨준 바 있다. 
 
경제 대공황을 기점으로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무너져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30년간 세일즈맨으로 살면서 성실함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던 남자 윌리 로먼과 그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두 아들이 극의 중심에 자리해 현대 사회의 잔인한 민낯을 드러낸다. 손진환, 예수정, 이승주, 박용우, 이문수, 이남희, 이형훈, 민경은, 이화정, 최주연, 김형규가 열연한다. (4월 12일~4월 30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연극 ‘2017 이반검열(연출 이연주)’은 지난해 연극계에 큰 논란으로 떠오른 ‘검열’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맞서 연극인들이 의기투합한 ‘권리장전 2016 검열각하’ 페스티벌을 통해 관객을 만났다. 청소년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 세월호 유가족에게 적용된 잣대 등 존재 자체가 부정되고 있는 이들, 사회적으로 도태당하고 있는 이들에 초점을 맞추고, 나아가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2017년도 버전으로 막을 올려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연주 연출은 “잊혀진, 지워진, 감춰진 존재들에 주목한다. 그러나 이들을 억울한 피해자로만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사회를 향해 발화하기를 멈추지 않는 여러 개인의 목소리를 무대에 올린다”는 의지를 전했다. 조아라, 우범진, 엄태준, 박수진, 양정윤, 이세영이 연기한다. (~4월 16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 연극 '보도지침(연출 변정주)' 2016 공연장면.(뉴스컬처)     ©사진=벨라뮤즈

▲ 연극 '보도지침(연출 변정주)' 2016 공연장면.(뉴스컬처)     ©사진=벨라뮤즈



연극 ‘보도지침(연출 오세혁)’이 찾아온다. 제5공화국 시절인 전두환 정권 당시를 배경으로 김주언 한국일보 기자가 월간 ‘말’지에 보도지침을 폭로한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당시 이 사건을 폭로한 언론인들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됐고 9년 후인 1995년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폭로 사건이 있었던 1986년 사건은 보도지침에 의해 보도되지 않았다.
 
극은 대학교 연극반 출신의 친구들이 각기 다른 위치에서 이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 모습을 그린다. 오랜 시간이 흐른 역사의 이야기지만 여전히 자유를 잃고 권력의 도구로 자리하고 있는 언론의 부패를 꼬집기에 공감의 힘은 남다르다. 초연 당시 각색을 맡았던 오세혁 연출이 지휘봉을 잡았으며, 김경수, 이형훈, 봉태규, 고상호, 박정원, 기세중, 박정표, 박유덕, 남윤호 등이 출연한다. (4월 21일~6월 11일, 대학로 TOM 2관)
 
제주 4.3사건을 모티브로 한 연극 ‘지상 최후의 농담(연출 문삼화)’도 무대에 오른다. 마당극부터 창작 판소리 공연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 오세혁 작가와 섬세한 감성과 거침없는 터치의 조화로 시선을 끄는 문삼화 연출이 함께 이끄는 작품이다. ‘KBS 영상 실록’을 통해 방영된 제주 4.3 사건의 한 풍경에서 시작된 연극으로, 제주 진압명령을 거부하고 반란을 일으킨 여수 14연대의 모습을 담는다.
 
내용은 간결하다. 수용소에 갇힌 6명의 포로들을 한 걸음씩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를 기다리고 있다. 밖에서 들려오는 총소리, 수용소 밖 사형집행인의 발걸음이 가까워질수록 포로들의 공포는 커진다. 하지만 이들은 두려움, 공포, 슬픔 속에서 웃고 또 울며 농담을 주고받는다. 끝까지 살기 위해 그 어떤 일도 마다치 않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 터져 나오고, 인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가능케 한다. (4월 27일~5월 7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 연극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연출 최용훈)' 공연 사진.(뉴스컬처)     ©사진=국립극단

▲ 연극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연출 최용훈)' 공연 사진.(뉴스컬처)     ©사진=국립극단



국립극단이 선보이는 ‘젊은 극작가전’의 첫 번째 작품, 연극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연출 최용훈)’도 막을 올렸다. 지난해 시작된 창작극 개발 프로젝트 ‘작가의 방’을 통해 탄생한 작품으로,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본 공연을 올리게 됐다. ‘내가 노인이 되면 어떻게 될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윤미현 작가의 ‘노년 시리즈 3부작’ 중 하나다.
 
극은 경쾌한 흐름으로 광주리를 이고 거리로 나선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그는 집에 있는 온갖 식료품을 광주리와 유모차에 싣고 다니며 동네 독거노인들은 대상으로 장사를 한다. 퇴직하고 막장 드라마에 빠진 아들, 그를 대신해 현실을 걱정하는 며느리, 10년째 취업도 못 하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는 손녀 미미와 달리, 통쾌하고 강인한 할머니의 모습은 지독한 우리 사회의 현실과 이겨내고 살아갈 힘을 객석에 전한다. (~4월 23일, 국립극단 소극장 판)
 
배우 오인하가 극본과 연출에 도전한 연극 ‘비 클래스(B Class, 연출 오인하)’가 관객을 만나고 있다. 배경은 부유층 자제들만 갈 수 있는 예술인 양성학교. 가장 찬란한 학창시절을 가장 잔인한 곳에서 보내야 했던 청춘들을 그리는 작품이다. ‘경쟁’이라는 단어 속에서 개성과 꿈을 잃어가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담는다.
 
A반이 아닌 B반에 모인 친구들은 저마다 아픔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아픔은 누구나 당연한 듯 세상이 만들어놓은 기준으로 이어져, 꿈을 꾸고 싶었던 소년들에게 처절한 절망과 고통을 안겨준다. 어른들이 외면하고 있는, 혹은 잊어버렸을 수도 있는 청소년들의 상처, 그를 치유하는 우정이 시선을 끈다. 이이림, 조풍래, 김대현, 주민진, 김희연, 한송희, 양지원, 김바다, 이원민, 이휘종이 출연한다. (~5월 28일, 대학로 자유극장)
 
(뉴스컬처=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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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is@newsculture.tv<저작권자ⓒ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