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홀’ 두 명으로도 무대 가득 채우는 존재감…배우 김효배와 이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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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홀’ 두 명으로도 무대 가득 채우는 존재감…배우 김효배와 이동준

최종수정2018.09.22 13:02 기사입력2017.05.16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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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배우의 교집합, 김진만 연출

▲ 연극 ‘홀(연출 김진만)’에 출연하는 배우 이동준(왼쪽)과 김효배.(뉴스컬처)     © 사진=박성경 기자

▲ 연극 ‘홀(연출 김진만)’에 출연하는 배우 이동준(왼쪽)과 김효배.(뉴스컬처)     © 사진=박성경 기자



무대의 3요소는 희곡, 배우, 관객이다. 여기에 무대를 더해 4요소라고 부르기도 한다. 디자인을 비롯한 음향, 조명 등 각종 효과를 더해 미쟝센을 신경써야하는 무대. 이 무대를 단 두 배우의 힘만으로 오롯이 끌고 가는 극이 개막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연돼 대중적으로는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제37회 서울연극제 수상으로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연극 ‘홀(연출 김진만)’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5일 늦은 오후 ‘홀’ 제작팀이 서울예술실용 전문학교 아트홀에서 연습장면을 공개했다. 개막까지 보름여를 남겨두고 목이 쉴 정도로 연습에 전념하고 있는 배우 김효배와 이동준을 만났다. 도심 한 가운데 발생한 싱크홀을 두고 무작정 덮으려는 작업반장 우반장(김효배 분)과 원인을 파헤치려는 말단공무원 강신념(이동준 분)으로 분한 두 사람. 띠동갑인 두 배우의 에너지가 충돌할 때마다 이들의 연기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태어난 곳은 경기도 평택(김효배 분), 전라도 벌교(이동준 분)로 다르고 연기를 전공하지도 않았지만 무대에 설 때만큼은 눈빛부터 달라지는 게 똑 닮은 두 배우. 김효배는 우반장이라는 캐릭터 설명부터 똑 부러지게 답한다. “이름에서 딱 나오죠. 난 그냥 우반장이에요. 기성세대이자 구세대인. 반면에 동준이가 맡은 강신념은 신념을 갖고 파헤치려는 사람인거죠.”
 
▲ 연극 ‘홀(연출 김진만)’ 의 연습장면 중 강신념(왼쪽 이동준 분)과 우반장(김효배 분)이 싱크홀에 대해 의견 대립하고 있다.(뉴스컬처)     ©박성경 기자

▲ 연극 ‘홀(연출 김진만)’ 의 연습장면 중 강신념(왼쪽 이동준 분)과 우반장(김효배 분)이 싱크홀에 대해 의견 대립하고 있다.(뉴스컬처)     ©박성경 기자



‘홀’은 두 배우의 극한으로 치닫는 대립을 통해 객석, 더 나아가 사회에 질문을 던진다. 과연 지금 살고 있는 모습이 옳은 거냐고. 이는 무대에서 “도대체 다른 사람들은 문제삼지 않는 것을 왜 문제 삼아서 다른 사람들을 귀찮게 만드는 거야?”라는 김효배의 질문에 “문제가 있으니까 문제 삼는 게 당연한 거 아닙니까?”라고 반문하는 이동준의 대사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김효배와 이동준이 ‘홀’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예상했던대로 2인극이라는 심적 부담감이었다. 김효배는 “2인극이다보니 좀 현장이 열악해요.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극에 비해 배우 둘이서 모든 걸 해결해야 하니까요”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동준도 말을 보탰다. “기존 소극장에서 안 쓰는 급경사 세트에서 연기를 하다보니 적응이 힘들었어요. 지난해 초연 마지막 공연 즈음에는 싱크홀로 잘못 뛰어내려 엄지발가락을 다치기도 했고요.”
 
예상했던 답에 다음 질문을 던지려는데 김효배가 말을 이었다. “그래도 2인극만큼 집중적으로 배우가 조명 받는 무대가 드물어요. 모노드라마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 2인극은 연극배우라면 한번쯤 하고 싶어 하죠. 숨을 곳 없이 오롯이 무대를 책임져야 하니까 연기 성장에도 많이 도움이 되고요.” 이동준 역시 김효배의 발언에 적극 동의를 표한다. 2인극이 가진 양면의 날. 두 배우는 그렇게 한 계단씩 성장해가고 있었다.
 
벌써 10년 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두 배우의 교집합은 단연 김진만 극단 앙상블 대표다. 배우의 에너지와 연출가의 이상은 늘 현실에서 충돌하기 마련. 시간은 모든 것을 무디게 한다고 했던가. 셋이 의기투합한 ‘홀’은 큰 잡음 없이 지난해 11월 초연 무대를 성공적으로 올렸다.
 
김진만 연출과의 작업에 대해 김효배는 “십년 넘게 함께 하다 보니 딱 보면 어떻게 해야겠다는 걸 알 정도로 편해요”라고 답했다. 이동준은 “남들은 안하는 새로운 도전, 실험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홀’의 경사진 세트가 관객에게 위태로운 느낌을 주게 하는 것처럼요”라며 말을 덧붙였다.
 
셋의 합이 잘 맞은 덕분일까. 과연 지난해 11월 초연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한 한국의 시국과 맞물려 관객들의 집중도가 어마어마했단다. 상도 많이 받았고, 올해는 2017 인도 푸네국제연극제에, 2018년에는 스리랑카 국제연극제에 초청받았다.
 
▲ 연극 ‘홀(연출 김진만)’에 대한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는 주역들. 사진 왼쪽부터 이동준 배우, 김진만 연출, 김효배 배우.(뉴스컬처)     ©박성경 기자

▲ 연극 ‘홀(연출 김진만)’에 대한 관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는 주역들. 사진 왼쪽부터 이동준 배우, 김진만 연출, 김효배 배우.(뉴스컬처)     ©박성경 기자



무대 위 그들의 모습만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천상배우 김효배와 이동준에게도 연기가 어려울 때가 있을까? 의외로 솔직한 고백이 이어졌다. 연습할 때 한 번씩 그런 고비가 온다고 입을 뗀 김효배는 “처음에는 그냥 연기를 했지만 나중엔 관객과 소통, 흐름을 신경 쓰게 됐죠. 거기서 오는 알 수 없는 모호한 때가 오는데, 그 시기가 지나가고 경험이 쌓이면서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이어 노출이 많은 배우는 늘 준비돼 있어야한다는 김효배는 최근 천주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배우로서 남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더 고민하고 있다고.
 
진지한 얼굴의 이동준 역시 “항상 어렵죠”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처음에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열정과 순수함으로 했는데, 거기에 적응되면 매너리즘에 빠져서 나중엔 대본도 안 보게 되더라고요”라며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골수팬들을 양산했던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의 양동근을 보고 연기자의 꿈을 키웠던 이동준은 힘들 때마다 송강호, 최민식 선배의 연기를 보며 자극을 받는다.
 
연극으로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을 치유하고 싶은 꿈을 가진 김효배, 남자냄새가 진하게 나는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다는 이동준은 오늘도 연습실 가파른 세트에서 미끄러져 내리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두 배우만으로도 가득 찬 무대를 확인할 수 있는 ‘홀’은 오는 31일 재개막한다.
 
 
[프로필]
이름: 김효배
직업: 배우
출연작: 연극 ‘다목리 미상번지’, ‘안아주세요’, ‘상처꽃’, ‘꽃가마 타고’, ‘2g 아킬레스건’, ‘킬리만자로의 눈’, ‘오두석의 귀가’, ‘막걸리’, ‘지상 최고의 만찬’, 영화 ‘트라우마’, ‘더 게임’, ‘페스티벌’, ‘에덴의 찬가’, ‘마더스티어’, 드라마 ‘마의’, ‘천추태후’, ‘지금 죽으러 갑니다’, ‘미련’, ‘별을 따줘’, ‘찬란한 유산’ 외
 
이름:이동준
직업: 배우
출연작: 연극 ‘다목리 미상번지’, ‘낚시터 전쟁’, ‘거푸집 혼돈’, ‘부비바튼쇼단’, ‘노인과 바다’, ‘중궁전 이야기’, ‘우중산책’, ‘궁중광대와 놀다’, 영화 ‘재심’, ‘나쁜놈은 죽는다’, ‘포화 속으로’, ‘완전범죄’, ‘멋진 신세계’, ‘내일’, ‘마음속으로 죽이다’, 뮤지컬 ‘오페라연극 햄릿’, ‘마법천자문’, ‘서동요’, ‘판도라의 날씨상자’ 외
 
 
(뉴스컬처=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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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민 기자 cinemonde@newsculture.tv<저작권자ⓒ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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