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나 카레니나’ 이지혜 “배우로 더 무르익으면, 안나 역할 맡을 날도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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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안나 카레니나’ 이지혜 “배우로 더 무르익으면, 안나 역할 맡을 날도 오겠죠?”

최종수정2018.09.19 00:31 기사입력2018.02.19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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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티와 패티, 전혀 다른 색깔의 캐릭터로 1인 2역 첫 도전

▲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연출 알리나 체비크)’에서 '키티'와 '패티' 역을 맡은 배우 이지혜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연출 알리나 체비크)’에서 '키티'와 '패티' 역을 맡은 배우 이지혜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흔히 뮤지컬에서 여성 캐릭터는 ‘지킬 앤 하이드’의 루시와 엠마로 나뉜다고 이야기한다. 섹시하고 도발적 느낌의 루시와 순수하고 착한 이미지의 엠마가 그렇다. 2012년 엠마 역을 통해 데뷔한 배우 이지혜는 사실 루시보다는 엠마 쪽에 가깝다. 뮤지컬 ‘베르테르’의 롯데, ‘스위니 토드’의 조안나, ‘팬텀’의 크리스틴, ‘레베카’의 나까지. 맑고 청아한 음색과 어울리는 역할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이번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연출 알리나 체비크)’ 역시 사랑스러운 여인 ‘키티’ 역을 맡아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는 안나와 반대되는 모습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한 가지 특별한 점은 ‘키티’뿐만 아니라 오페라 가수 ‘패티’에도 캐스팅돼 순수하고 귀여운 모습과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면모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이번에 초연의 막을 올려 처음 한국 관객과 만나게 됐다.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에에서 직접 제작한 버전이 들어오면서 러시아 뮤지컬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지혜는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는 키티 역할로만 오디션을 봤다. 대학 때 성악을 전공했지만 배우의 길에 들어서면서 성악가의 꿈은 접었는데, 운 좋게 패티 역까지 맡게 돼 이번 작품에서 꿈을 실현하게 됐다”며 웃었다.
 
▲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연출 알리나 체비크)’ 공연장면 중 키티(이지혜 분)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연출 알리나 체비크)’ 공연장면 중 키티(이지혜 분)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앞서 ‘팬텀’을 통해 성악가 역할을 해봤지만, 크리스틴은 저와 가까운 목소리로 노래했다면 패티는 훨씬 몽환적이고 농염한 프리마돈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해요. 같은 역할로 학창 시절부터 동경해온 강혜정 선생님이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믿기지가 않아서 ‘내가 아는 그분?’이라고 반문했던 기억이 나요. ‘팬텀’을 같이한 (김)순영 언니와도 함께하게 돼서 부담이 컸지만 나만의 색깔로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관객들께서 엄청난 환호성을 질러주시는데 ‘레베카’에서 댄버스 부인에게 쏟아지는 크기라서 기쁘면서 얼떨떨했어요.(웃음)”
 
키티와 패티,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각각 어떤 점에 집중했을까. 이지혜는 “관객들께서 두 인물이 같은 배우가 연기한지 전혀 몰랐다고 말해주실 때, 배우로서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키티에 대해 “톨스토이가 가장 이상적인 사랑의 모습을 키티와 레빈 커플에 담았다. 겉으로는 밝은 캐릭터이지만 꽤 복잡한 인생을 살았다. 힘든 일들을 딛고 키티가 평온함을 찾으면서 안나를 진심으로 용서하는데, 무엇보다 인물의 성장이 보여지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단 한 씬에 등장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패티의 임무는 더욱 중요하다. 이지혜는 “패티의 노래는 안나가 죽음으로 가는 다음 열쇠를 쥐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단순히 ‘우와 잘한다’라는 느낌으로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죽음 같은 사랑’을 노래하는 패티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비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내는데, 패티로 인해 어수선했던 극장 내부가 순식간에 정화되고 분위기가 전환되는 것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 이지혜는 "성악을 전공했고 항상 마음 속에 꿈이 있기 때문에 좋은 기회를 보고 있다. '나는 이제 성악은 안 해'가 아니라 기회가 된다면 성악 음반도 내고 싶고,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것도 꿈이다. 다행히 성악을 공부한 덕분에 더 많은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서 나의 좋은 무기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 이지혜는 "성악을 전공했고 항상 마음 속에 꿈이 있기 때문에 좋은 기회를 보고 있다. '나는 이제 성악은 안 해'가 아니라 기회가 된다면 성악 음반도 내고 싶고,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것도 꿈이다. 다행히 성악을 공부한 덕분에 더 많은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서 나의 좋은 무기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배우로서 ‘안나’라는 타이틀 롤에 대한 욕심도 생겨났다. 이지혜는 “키티와 패티에 급급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안나라는 인물이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옥주현, 정선아 두 언니가 워낙 잘해서 ‘나도 저 나이가 됐을 때 안나를 하면 참 좋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고. 특히 같은 소속사 선배인 옥주현에 대해 그는 “‘스위니 토드’ ‘레베카’에 이어 한 무대에 서고 있는데, 대체 불가능한 배우라는 것을 느낀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 있는 언니를 통해 자극도 많이 받고, ‘언니 같은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지혜는 “많은 분들이 저를 엠마 쪽에 가까운 배우라고 생각해주시는데, 사실 실제 성격은 루시에 가까운 것 같다. 충동적이고 호기심 많고 겉으로는 강해도 내면으로는 유약한 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자신을 돌아봤다. 이어 그는 “반전이 있으려면 그 전 상황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유하고 착한 첫인상을 얻은 게 완전히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어떤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 나만의 색깔로 표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20대의 마지막 해를 맞이하게 됐어요. 배우를 처음 시작했을 때가 23살이었는데, 그때는 막연하게 ‘내가 서른이 되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고 생각했거든요. 이제 눈앞으로 다가오니 ‘내가 생각했던 서른 살의 이지혜를 만들었는가’를 자문하게 되더라고요. 배우로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정신적으로 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프로필]
이름: 이지혜
직업: 배우
생년월일: 1990년 2월 9일
학력: 중앙대학교 성악과 학사
출연작: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베르테르’, ‘오필리어’, ‘드라큘라’, ‘스위니 토드’, ‘팬텀’, ‘레베카’, ‘안나 카레니나’ 외.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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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yang@newsculture.tv<저작권자ⓒ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