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리뷰] 쌀쌀해진 날씨, 편지 한 통이 전한 따뜻함…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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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리뷰] 쌀쌀해진 날씨, 편지 한 통이 전한 따뜻함…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최종수정2018.10.24 07:16 기사입력2018.10.12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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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원작, 국내 초연

▲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연출 박소영) 공연장면 중 쇼타, 아츠야, 코헤이(왼쪽부터, 강승호, 원종환, 강영석 분)     ©이지은 기자

▲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연출 박소영) 공연장면 중 쇼타, 아츠야, 코헤이(왼쪽부터, 강승호, 원종환, 강영석 분)     ©이지은 기자


 
[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나만의 고민을 누군가에게 들려준다는 것. 이 자체만으로도 큰 용기는 아닐까.
 
지난 8월 21일에 개막한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연출 박소영)의 이야기다. 작품은 일본의 추리소설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국내 100만 부를 돌파하며, 10년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터 셀러기도 하다.
 
좀도둑인 아츠야, 쇼타, 코헤이는 일을 치른 후 나미야 잡화점이라고 적힌 낡은 가게 안에 숨어든다. 그때 생선가게 뮤지션이라고 이름이 적힌 편지 한 통을 받게 되고 고민을 상담하는 편지에 세 친구는 장난삼아 답장을 보낸다. 극은 과거와 현재가 연결되어 있다는 신비한 사실을 그려나간다.
 
결코 얇지 않은 책 두께를 자랑하는 원작을 110분의 러닝 타임 안에 모든 걸 담아내기엔 어려웠다. 각각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옴니버스의 형식의 이야기지만 일부만을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은 관객의 입장에서도 원작을 읽은 독자로서도 아쉬웠던게 사실이다.
 
▲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연출 박소영) 공연장면 중 아츠야, 코헤이, 쇼타(왼쪽부터, 홍우진, 김바다, 강기둥 분)가 편지를 읽고 놀라고 있다.     ©이지은 기자

▲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연출 박소영) 공연장면 중 아츠야, 코헤이, 쇼타(왼쪽부터, 홍우진, 김바다, 강기둥 분)가 편지를 읽고 놀라고 있다.     ©이지은 기자


 
타임 슬림을 이용한 소재인 만큼, 마치 무대를 크게 둘러싸고 있는 거 같았던 태엽 시계는 독보적이었다. 또한, 당장이라도 잡화점을 연상시키는 큰 지붕 아래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10명의 많은 배우를 수용하기 위해 연출된 복층구조는 공간을 세분화하는데 많은 신경을 쓴 듯 보였다.
 
원작의 많은 인물을 구현해내야하는 작품은 출연 배우들의 다역도 빼놓을 수 없는 관람 포인트였다. 아츠야, 쇼타, 코헤이 그리고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 유지 역을 제외한 배우들의 다역 연기는 또렷한 분장과 의상의 포인트로 힘을 더했다. 이점은 극을 보기 전에도 굉장히 궁금해지는 부분이었는데 커튼콜을 통해 박수로 화답했다. 
 
극 중 강영석이 보여준 코헤이는 어리석은 듯 보였지만, 누구보다 순수한 모습을 여실히 잘 보여줬다. 함께한 홍우진과 강기둥 역시 과거와 현재를 잇는 현실을 자각한 시점에서 드러낸 표정과 툭 내뱉는 감탄사를 실감 나게 표현해냈다. 앞서, 설명했듯 다역을 맡아 열연한 전성민은 자신의 고민을 상담하는 하루미 역과 어린아이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세리의 모습으로 분해 재기발랄함을 넘어 감동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생선가게 뮤지션 카츠로 역으로 고민 상담을 한 유제윤이 들려주는 노래 그리고 어린시절 세리와 그의 동생을 구해내는 장면은 가슴 아프게 떠오른다.
  
원작이 그러하듯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보는 이의 가슴을 따뜻하게 안아준다. 유지의 대사 중 '편지를 보낸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똑같아.' '마음 한구석에 구멍이 휑하니 뚫려있어. 나 같은 할아버지의 말이라도 듣고 싶은 거야'라는 말처럼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닌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고민해주면서 쌀쌀해지는 날씨 속 다독거림을 위로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오는 21일까지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원작: 히가시노 게이고

극본: 나루이 유타카

연출: 박소영

공연기간: 2018년 8월 21일 ~ 10월 21일

공연장소: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출연진: 최진석, 원종환, 홍우진, 강기둥, 최정헌, 강승호, 김지휘, 김바다, 강영석, 문진아, 전성민, 유제윤, 김정환, 배명숙, 홍지희, 류경환, 신창주, 한세라, 허순미, 김진, 김승용

관람료: R석 5만 5천원, S석 4만원
 

이지은 기자 picfee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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