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악질경찰' 이선균 "하나로 규정되기 싫어..선택에 후회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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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악질경찰' 이선균 "하나로 규정되기 싫어..선택에 후회없다"

최종수정2019.04.04 16:56 기사입력2019.04.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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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선균/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이선균은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사냥개처럼 집요하게 캐릭터를 파고든다. 카메라 앞에서 그는 사나운 눈빛으로 작품을 향해 달려드는 맹수가 된다. 그가 지어놓은 배역을 따라가다 보면 가랑비에 옷 젖듯 어느새 매혹되고 만다. 눈빛은 너무도 일상적이어서 연민을 갖게 하고, 분노는 엄청난 파괴력으로 압도한다. 그는 배역과 완전히 밀착되려고 발버둥 치는 완벽주의자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모습이 유연하게 다가온다. 이선균은 날 선 눈빛과 악독해 보이는 표정, 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가는 비열한 ‘악질경찰’ 조필호가 됐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이다. ‘악질경찰’(감독 이정범)은 여러 차례 부침을 겪었다. 정권이 바뀌기 전, 엄혹한 시절. 세월호를 품은 영화에 투자할 제작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배우들 역시 고개를 저었다. 이정범호는 표류 끝에 이선균의 승선으로 돛을 올리게 됐다.



- 촬영을 마친 지 2년이 흘렀다.

기획 단계부터 고민이 많았다. 자기검열을 하며 찍은 작품이라서 더 애정이 간다. 개봉만으로 뭉클한 감정이 든다.


- 이정범 감독과의 작업은.

감독님은 수식어가 필요 없는 형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단편 작업을 꽤 같이했다. 당시 현장에서 많이 배웠고, 연출자가 배우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주인공이다. 당시 감독님과 졸업하고 같이 영화화하자고 이야기했는데 17년 만에 약속을 지키게 됐다.


- 감독님이 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이셨다.

상업영화에 세월호가 들어갔다는 게 새로운 시도라서 고민을 많이 했고, 우여곡절도 있었다. 진심을 녹였다고 생각한다.


- 2015년 기획 당시와 현재 상황이 달라졌다.

감추고 싶었고 묻고 싶은 정권이었는데 이제 바뀌었다. 당시 시나리오 개발은 용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더 만감이 교차한다.


- 본인은 시나리오를 보고 어땠나.

세월호에 대해 직접 그리거나 유가족을 중심에 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두렵지 않았지만, 장르 영화에 소재로 삼은 것을 관객들과 유가족이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촬영을 앞두고 감독님과 그런 부분을 논의했다.


- 부담은 됐겠다.

이정범 형과 함께 하는 게 좋았다. 캐스팅 난항 때문에 저한테 하자고 했겠지만 좋았다. (웃음) 영화적 구성과 캐릭터의 매력도 크게 다가왔다. 어른들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담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NC인터뷰]'악질경찰' 이선균 "하나로 규정되기 싫어..선택에 후회없다"

- 고생은 예상했나.

힘든 건 감내해야지 않나. 잘하고픈 욕심은 있었다. 더 아파 보였으면 좋겠는 거고 진짜처럼 보였으면 바랐다. ‘아저씨’(2010)처럼 멋 부린 액션이 아니었다. 액션 장면 촬영은 힘들었지만, 성취감이 컸다. 배우 박해준한테 초크를 당하기 전, 거의 눈이 돌아갔다. 이게 연기인지 뭔지 모르겠더라. (웃음)


- 캐릭터 주안점은.

조필호는 잡범이다. 이정범 감독의 전작에서 멋있고 무게 잡는 주인공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그리고 싶었다. 이익을 위해 못된 일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겁도 많아서 자기방어로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제가 시나리오보다 더 지질하게 그리는 능력이 있나 보다웃음) 멋있는 척하는 건 싫었다.


- 짜증 버럭 연기의 최고봉 아닌가.

짜증 나는 상황이 많아서 짜증을 냈을 뿐인데, 붙여놓고 보니 짜증을 너무 냈나 싶더라. 조필호도 겹겹이 쌓인다. 원래 짜증을 많이 내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 검찰과 경찰 비리에 대한 묘사가 시의성 있게 다가온다.

(승리, 정준영 등) 일련의 사건을 통해 국민들이 실망하고 피로감을 느끼실 듯하다. 연달아 사건이 터지고 쟁점이 되는 건 좋은 일은 아니잖나.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관객의 몫이다. 기대 반, 걱정 반이다.


- 예상하는 반응은.

후회는 없다. 흥행이 참패할지 흥행할지 모르겠지만 만든 일원으로 마음을 다했고 최선을 다했다. 연기는 100% 만족을 못 한다. 그렇지만 나쁘지 않은 거 같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저희가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 이정범 감독과 뜻을 같이한 부분이 있다면.

정서 비슷했다. 둘 다 면목동에서 태어나고 중학교 때 뛰어놀던 환경이 같다. 같은 동네에서 나고 자란 정서를 공유하고 있어서 잘 통했다.


- 악역 연기가 ‘끝까지 간다’와 겹친다.

어쩔 수 없이 겹쳐 보이는 부분이 있다. 현실적인 액션이 필요했다. 이번에도 리얼하게 가자고 뜻을 모았다. 멋 부리지 않고 합을 짰다.


[NC인터뷰]'악질경찰' 이선균 "하나로 규정되기 싫어..선택에 후회없다"

- 런닝 차림은 편하던가.

원래는 감독님이 팬티만 입고 찍자고 하셨는데 민망했다. 도저히는 그렇게 못 하겠더라웃음) 그런데 처음에만 어렵지 그다음엔 편했다.


- 신인배우 전소니와의 호흡은 어땠나.

전소니는 들뜸이 없는 배우다. 의견을 차분하게 전하고 또 솔직하다. 배우에게 요구되는 덕목을 고루 갖췄다. 긴장을 안 한다. 억지로 하는 것도 없다.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합리적으로 바라보는 거 같다. 훨씬 잘 될 배우다.


- 욕설 대사가 자연스럽더라.

몇 개는 애드리브를 했는데, (연기)하다 보니 나왔다.


- 해외 배급사가 투자한 작품은 처음인가.

정권 때 외압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눈치를 보던 시기였고. 해외 배급사에서는 시나리오의 좋은 점이 눈에 보였으니까 투자를 하신 게 아닐까.


- 개봉 시기는 만족하나.

개봉 시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만든 시기가 더 중요하다. 감독도 제작자도 아니지만 정권 말기에 국민들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던 거 같다. 어떤 방식으로든 미안함을 표현하고 싶지 않았을까. 여러 단계를 거쳐 개봉하게 됐다.


- 살이 많이 빠져 보인다.

영화 ‘킹메이커’ 촬영을 앞두고 다이어트하고 있다. 한 달 운동하며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요법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벗는 역할은 아니지만 슈트가 잘 어울려야 한다. 또 대본에 ‘멋있는 캐릭터’라고 쓰여 있더라. 캐릭터도 멋있고 좋다.


- 이선균의 성대모사를 하는 배우들이 여전히 많다.

잘 안 본다. 열에 한 명 정도 비슷한 거 같다. 고맙다고 이야기를 해야 하나. 짜증 난다. (웃음)


- 본인 목소리를 좋아하나.

장단점이 있다. 남들보다 더 독특하다. 호불호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꾸미지 않고 어떻게 하면 편하게 연기할지 고민한다. 그래서 더 지질하게 연기하는 거 같다. 사실적으로 연기하고 싶은 점도 있다. 하나로 규정되는 것은 싫다.


[NC인터뷰]'악질경찰' 이선균 "하나로 규정되기 싫어..선택에 후회없다"

- 엔딩이 인상적인데.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장면을 다시 찍고 싶다. 이번에 보니까 한 장면만 바꿀 수 있다면 엔딩을 다시 찍고 싶다.


- ‘악질경찰’이 남다를 거 같다.

치열하고 뜨겁게 많은 고민을 하며 찍었다. 과정이 포인트가 됐다. 관객은 어떻게 봐주실지 모르겠지만.


- 영화 ‘기생충’의 칸 입성을 기대하나.

올해 칸 국제영화제 감독 라인업이 장난 아니더라. 최우식이 단체 채팅방에 수시로 소식을 보내주고 있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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