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시데레우스' 신성민 "작품 관통하는 따뜻함, 관객분들도 느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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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시데레우스' 신성민 "작품 관통하는 따뜻함, 관객분들도 느끼셨으면"

최종수정2019.05.25 18:21 기사입력2019.05.2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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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시데레우스' 신성민 "작품 관통하는 따뜻함, 관객분들도 느끼셨으면"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신성민에게 화려한 미사여구는 필요하지 않았다. 가벼운 질문에도 그는 머릿 속을 정리하는 듯 허공을 바라보며 오랜 시간 말을 골랐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생각을 오롯이 담아낸 듯한 그의 답변은 담백하지만 진솔하고 진중했다.


그는 "성향 상 한 마디로 정의하는 것을 잘 못한다"며 스스로를 쉽게 정의내리지 않았다. 그만큼 신성민에게서는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다채로운 매력이 뿜어져 나왔다. 신성민이 내뱉는 속깊은 이야기들은 갈릴레오와 케플러가 그토록 원했던 '별의 소식' 만큼이나 반짝이며 그의 주위를 맴돌았다.


뮤지컬 '시데레우스'(연출 김동연, 제작 충무아트센터,㈜랑)는 갈릴레오와 케플러가 금기시 됐던 지동설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뒤, 시대가 외면한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사람의 여정을 그린다. 신성민은 극 중 갈릴레오에게 연구를 제안하는 젊은 수학자 케플러 역을 맡았다.


신성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 지난 2015년 이후 4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돌아왔다. 소감을 묻자 "특별하게 생각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이어 "큰 마음을 가지고 뮤지컬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하다 보니까 연극만 하게 됐던 거고, 다음 작품을 정하려고 할 때 '시데레우스'가 마음 속에 들어왔다. 자연스럽게 하게 된 거라서 거창하게 소감을 말하는 게 민망하다"고 웃음을 지었다.


지난달 17일 개막한 '시데레우스'는 한 달째 순항 중이다. 초연작이기에 공연을 올리는 과정에서 많은 우려도 있었지만, 베일을 벗은 '시데레우스'에게는 '따뜻한 공연'이라는 평이 잇따랐고 호평 속에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한 달 간의 소감을 묻자 신성민은 "재미있게 하고 있다. 초연이다보니 만들어 갈 때부터 여러가지 의견들이 많이 나왔다. 저도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고민들이 많았다. 한 달 정도 공연을 하고 보니 따뜻한 충전을 많이 받고 있다고 스스로 느낀다. 관객분들도 그걸 같이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초연은 어쨌거나 걱정이 많이 돼요. 열심히 만들어내는 건 당연하지만, 그게 보여졌을 때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니까. 저희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충돌이 있었던 만큼 관객분들 반응이 궁금했어요. 따뜻한 이야기를 봄날에 따뜻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NC인터뷰]'시데레우스' 신성민 "작품 관통하는 따뜻함, 관객분들도 느끼셨으면"

'따뜻한 공연'이라는 관객들의 호평 뿐만 아니라, 신성민 역시 따뜻한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시데레우스'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를 사로잡은 '시데레우스'만의 따뜻한 매력은 무엇일까. 신성민은 "몇 가지 부분들이 있지만, 결국에는 그것들을 연결하고 관통하는 작품 전체가 따뜻한 느낌이었다. 케플러가 편지를 보내는 처음부터, 다시 연구를 시작하자고 하는 부분까지. 케플러도, 갈릴레오도, 마리아도 모두 마음이 따뜻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성민이 연기하는 케플러는 굳건한 신념을 가지고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열정적이면서도 다소 엉뚱한 면모를 지닌 인물.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에 중점을 둔 부분을 묻자 신성민은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그 상황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캐릭터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가장 신경 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모든 배우가 그렇겠지만, '이렇게 연기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연기하지는 않는다. 내가 장면 속에서 연구를 열심히 하고 있으면 관객 분들이 '쟤는 열정적인 사람이다'라고 봐주시는 거지, 내가 '나는 열정적인 사람이야'라고 생각하고 연기하지는 않는 것이다"라며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


'시데레우스'는 실제 인물과 사건을 기반으로 재구성한 작품인 만큼, 캐릭터를 해석하는 데에 고충도 있었을 터. 신성민은 "실존 인물이니까 팩트에 대해 알고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인물이 어땠냐는 것은 사실 그걸 기록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데레우스' 공연이 끝난 후 함께한 배우들이 말하는 신성민이 다 다를 수 있듯이 말이다. 하지만 극 속에 녹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사실에서 따 온 부분이 몇 개 있다"고 이야기했다.


"학자로서 열정적인 부분이라던가, 눈이 나빠 관측보다는 기록을 많이 했다는 부분이라던가 그런 부분이죠.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는 허구가 많이 들어가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사람에 있어서 만큼은 기록된 게 아니라고 해서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자신이 연기하는 케플러와 닮고 싶은 부분과 이미 닮아 있는 부분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신성민은 "진실을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는,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상상을 현실화 시키고 싶어하는 의지.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면이 굉장히 닮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닮은 점은 찾아가고 있어요. 위험한 얘기긴 하지만, 무대 위에서 연기를 안 하게 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 지점이 나랑 닮아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죠. 제가 그려내지 않아도 표현되는 부분이 생기게 된 게 저조차도 신기해요. 대충 한다는 게 아니라 나와 캐릭터가 맞닿아 지는 거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시데레우스'는 감미로운 선율의 넘버가 귀를 사로잡는 것이 특징. 신성민은 가장 좋아하는 넘버로 '살아나'를 꼽았다. 그는 "케플러의 입장에서는 '살아나'라는 넘버를 말을 안 하고 넘어갈 수는 없다. 케플러에게는 '살아나'가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것을 완전히 보여주는 넘버니까. 케플러가 왜 이러는지와 앞으로 어떨 것인지 예상할 수 있는 넘버"라고 소개했다.


"신성민으로서는 '더 가까이'를 제일 좋아해요. 연습할 때 몇 번 쓰러졌어요. 너무 웃겨서. 지금이야 공연 버전으로 정리가 됐지만 정리가 되기 전의 '더 가까이'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연습생활의 즐거움이었죠. 갈릴레오의 이미지와 반전되는 행동이잖아요. 개인적으로 그런 코드를 좋아해요. B급 감성이라고 해야할까.(웃음)


'시데레우스'는 다양한 소품과 영상, 조명의 조화로 작품의 서사를 설명하고 극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관객에게는 황홀한 볼거리를 제공해주지만 배우의 입장에서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을 터. 신성민은 "챙겨야 될 게 많다. 책도 그렇고 편지도 챙겨야 하고, 영상과 조명의 위치도 맞춰야 한다. 이렇게까지 영상을 많이 쓰는 작품은 처음이다. 이제 적응 돼서 재밌다"고 미소 지었다.


"리허설하면서도 망원경이 언젠가 한 번은 말썽을 부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죠. 그냥 '떨어지면 잘 줍자' 이런 마음을 먹고 있었고, 그래서 공연 중에 떨어져도 의외로 많이 당황하지 않았어요. '올게 왔구나' 싶었죠.(웃음)"


신성민은 인터뷰 내내 작품을 향한 진지한 고민을 이야기했지만, 모든 선택은 관객의 몫으로 돌렸다. 그는 "공연을 할 때 '이런 부분을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은 없다. 그런 것은 온전히 관객분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주제의식을 가지고 공연을 하겠지만,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 말고 다른 부분을 보셔도 된다고 생각한다. 힘든 하루를 겪고 나서 공연을 보고 기분이 풀렸다면 저는 그냥 그 자체로도 만족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숨 쉴 수 있는 공연이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만약에 이 인터뷰를 보시고 공연을 보시는 분들은 제가 말한 걸 중심으로 보게 되지 않을까요. 그럼 거기까지밖에 못 보게 되실 것 같아요. 그 이상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말하는게 조심스럽죠.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것 까지가 제 몫이고, 판단은 관객분들이 해주시는 거에요"


[NC인터뷰]'시데레우스' 신성민 "작품 관통하는 따뜻함, 관객분들도 느끼셨으면"

'시데레우스' 뿐만 아니라 신성민은 오는 27일 뮤지컬 '사춘기' 콘서트로 관객들을 만난다. 그는 "'사춘기' 팀은 공연 후에 정기적으로 모여왔다. 저희끼리 이야기 하다가 정말 농담으로 나온 얘긴데 이렇게까지 추진이 될 줄 몰랐다. 요즘 콘서트 연습을 하다보면 벅차오르는 게 있다. 사실 연습 시간의 반은 얘기 하느라 지나간다"고 웃었다.


이어 "이번 콘서트는 우리의 추억을 관객 분들과 나눌 수 있는 자리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사춘기'를 안 보신 분들에게는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채워줄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편한 자리가 되길, 정말 동창회 느낌이 나는 공연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뭉치는 '사춘기' 팀의 콘서트 소식이 전해지자 관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결국 티켓이 매진되기에 이르렀다. '제1회 동창회'라는 이번 콘서트의 타이틀에 이어 '제2회 동창회'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사랑 받은 만큼 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뭉쳐져서 이번 콘서트를 하게 됐어요. 이번 공연으로 관객분들이 에너지를 받아 가시고 우리도 에너지를 얻고, 그리고 또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 2회 동창회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저 혼자 확답할 수는 없습니다.(웃음)"


신성민은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 JTBC '라이프' 등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무대가 아닌 드라마를 한다'의 뚜렷한 구분이 아닌, '연기를 한다'는 같은 선상에 놓인 도전이었다. 그는 "다른 환경이다보니 새로운 자극이 됐던 것 같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서 쓰임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기회가 되면 무대랑 같이 병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도록 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연극, 뮤지컬을 가리지 않고 많은 작품에서 활약하며 '믿고 보는 배우'의 입지를 다진 신성민. 그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했다. 그는 "선택한다기보다 선택 받는 입장"이라고 수줍게 웃으며 "당시의 심리 상태인 것 같다. 만약에 '벙커 트릴로지'를 안 하고 '시데레우스'를 제안 받았으면 안 했을 수도 있다. '벙커 트릴로지'를 너무 재밌게 했지만, 심적으로는 지친다는 마음이 들더라. 그래서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에 더 관심이 쏠리게 됐다"고 털어놨다.


"심리적인 상태나 타이밍 말고는 내가 도전해볼 수 있는 작품, 신선하다고 느껴지는 작품,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에 끌려요. 물론 함께 하는 배우들도 생각하게 되죠. 같이 하는 사람들이 같은 마음으로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배우를 넘어 인간 신성민의 궁극적인 목표를 묻자 그는 "좋은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신성민은 "중심을 잘 잡고 가는 사람이 되고 싶고, 조금 더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고, 사랑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고, 앞으로 더 많이 도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러면서도 내 삶에서는 여유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노력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매 순간 목표가 바뀌지만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고 속내를 전했다.


"어느샌가 서른다섯이 되어 있더라구요. 이대로 건강하게, 좋은 사람들과 재밌게 작업하면서 나이 들어가고 싶어요. 멋지게. 어떻게 보면 소박하지만 소박하지 않은 꿈 아닐까요?"


사진=김희아 기자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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