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엑스칼리버' 박강현 "운명…나의 선택과 믿음, 판단으로 만들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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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엑스칼리버' 박강현 "운명…나의 선택과 믿음, 판단으로 만들어가는 것"

최종수정2019.07.11 13:57 기사입력2019.07.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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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엑스칼리버' 박강현 "운명…나의 선택과 믿음, 판단으로 만들어가는 것"


[뉴스컬처 윤현지 기자] 박강현, 차분한 외면과는 달리 내면 속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계속 되고 있었다.


스스로 ‘진지한 사람이다’ 라고 말할 정도로 차분한 분위기를 만든 그는 진지한 눈빛으로 단어를 고르며 답변을 이어나가다가도 엉뚱한 대답으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인터뷰 전날, DIMF 어워즈에 참석하느라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지만 내색 없이 성실하게 답변에 임했다.


‘엑스칼리버’(연출 스티븐 레인, 제작 EMK뮤지컬컴퍼니)는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혼란스러운 고대 영국을 지켜낸 신화 속 영웅 아더왕의 전설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마음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사람들을 보살피는 진실된 리더의 이야기를 담았다.


박강현은 극 중 뛰어난 기량을 가진 기사이자 아더와 가장 가까운 친구 랜슬럿 역을 맡았다. 통인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강현이 생각하는 랜슬럿과 기네비어를 향한 사랑, 아더를 향한 충성심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DIMF 신인상 수상을 축하한다. 기분이 어떤가.

어제 외할머니도 오시고 이모도 오시고 온 가족이 다 오셨다. 감회가 새롭달까. 2009년에도 ‘DIMF 어워즈’에 간 적 있다. 이제는 수상하러 간 게 신기하다.


벌써 ‘엑스칼리버’ 여정의 절반에 왔다.

이번 공연은 다른 공연과 달리 짧아서 시간이 금방 간다고 느낀다.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절반이다. 보통은 한 석 달 정도 공연하니까,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벌써 7월이라는 점도 놀랍다.


공연 전 생각했던 목표점의 얼마 정도 이룬 것 같나.

80% 정도? 랜슬럿은 기존의 역할과 다르게 무게 있는 캐릭터다. 주인공인 아더보다 훨씬 형이다. 아더는 18살 정도라면, 랜슬럿은 30대 초반이다. 지금 내 나이와 같다. 그런데 그 시대에는 평균수명이 더 짧았으니 현재 나이로 치면 40대 후반에서 50대 정도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아더 역할 중 두 명이 나보다 형이다. 그들보다 형으로 보여야 한다는 점이 쉽지 않았다. 어려 보이는 얼굴이기도 해서. 그렇다고 무게감을 못 잡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원래 가벼운 사람은 아니다. 진지한 사람이다.


그런 부분에서 더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

수염? 수염을 잘 활용하려고 했다. 그리고 ‘내가 형이다. 연륜이 있다’고 자기 최면했다.(웃음) 첫 공연에는 수염을 길러서 해볼까 했는데 수염이 잘 자라지 않았다. 그래도 공연 있는 날은 수염을 밀지 않고 온다. 자기가 기른 수염이 있어야 그걸 토대로 그리기 쉽다고 한다.


[NC인터뷰]'엑스칼리버' 박강현 "운명…나의 선택과 믿음, 판단으로 만들어가는 것"

프레스콜에서 랜슬럿과 본인이 ‘혼자 있는다’는 점이 닮았다고 했다. 그 외에는 없을까.

혼자 있으면 고민하던 것의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다른 부분은 의리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점이 닮은 것 같다. 그리고 검술? (검술을 닮았다고?) 어렸을 때 검도를 했다.(웃음) 그리고 은근히 약골 같아 보이는데 약골이 아닌 점도 그렇고. 랜슬럿은 바람둥이에 여자의 마음을 잘 알고 그런데 그런 점은 안 닮은 것 같다. 예전엔 여자 눈 쳐다보는 것도 힘들었다. 그런 척하기가 쉽지 않다.


검술 얘기가 나와서, 랜슬럿의 액션 씬이 인상적이다.

재밌다. 칼이 무거워서 좀 힘들지만. 약속을 하고 하면 크게 위험할 부분은 없지만 매번 다르니까 조심하는 부분이다. 위험하지만 재밌다. 기네비어 둘 다 잘한다. 공격적이어서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다치겠다고 생각했다. 둘 다 나를 죽일 듯이 달려 들어온다.(웃음) (김)소향 누나는 스피드로, (민)경아는 힘으로.


박강현이 랜슬럿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더를 인정할 수 있을까.

나였어도 인정했을 것 같다. ‘왜 쟤가 엑스칼리버를 뽑았지?’ 이런 생각은 안 할 것 같다. 그것 또한 운명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다른 사람이 뽑았다고 해서 그걸 시기하고 질투하지 않았을 것 같다. 나는 내 것이 중요하다. 엑스칼리버는 그 친구 꺼고. 그 안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을 찾으러 다녔을 것 같다. 물리적의 힘의 차이였다면 승부욕이 생겼을 거다.


운명을 믿는 편인가.

어느 정도는 믿는 것 같다. 운명이라는 자체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 나의 어떤 선택과 믿음, 판단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NC인터뷰]'엑스칼리버' 박강현 "운명…나의 선택과 믿음, 판단으로 만들어가는 것"

기네비어에게 사랑이라고 느끼는 순간이 언젤까.

2막 1장의 결혼식인 것 같다. 결혼식 끝나고 솔로 곡을 부르며 모르가나를 만나게 된다. 모르가나가 흑마법을 시도하며 ‘당신과 저는 닮은 점이 있네요’라고 말한다. 그게 뭔지 물어보면 ‘운명이 우리에게 원하는 걸 주지 않네요’라고 답한다. 거기서부터 감정이 빨려 들어가는 것 같다. 어떤 날은 솔로곡을 부를 때 아더와 기네비어를 춤추는 걸 보면서 부른다. 또 어떤 날은 그냥 이 둘은 완전한 타인이고 내 내면에서 고독과 외로움을 노래하게 된다. 그 시점부터 감정을 담으며 노래하게 된다.


생각보다 늦은 시점에서 찾아오는 것 같다.

봉술 씬에서는 사랑을 느끼는 건 아니지만 ‘뭔가 있는데?’ 이 정도의 느낌이다. 예전 대본에 있던 씬이 빠지면서 사랑에 빠지는 시점이 뒤로 옮겨졌다. 싸우고 나서 흥미를 느끼고, 그 이후에 ‘벌써 이렇게 사랑이 커져 버렸네’ 하는 거다.


랜슬럿의 엔딩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랜슬럿이 죽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죽음으로써 사죄를 받고 싶었던 것 같다. 죽는다고 사죄가 되지는 않지만. 자기 목숨까지 던져가면서 미안한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안함이 가장 크다. 목숨을 버릴 만큼 죄책감이 있는 것 같다. 밀회가 발견됐을 때 죽을 만큼 수치스러웠을 것이고.


랜슬럿의 서사가 아쉽지는 않은가.

한정된 씬에서 잘 설명하기가 쉽지 않더라. 직관적으로 봤을 때 바로 와 닿아야 하는데 나중에 생각했을 때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하려고 한다. 극이 불친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더 왕의 전설이 생소한 내용은 아니다. 게임에서도 자주 쓰이는 소재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얘기다. 내용이 빠져도 사람들은 아니까 많은 걸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



[NC인터뷰]'엑스칼리버' 박강현 "운명…나의 선택과 믿음, 판단으로 만들어가는 것"

계속 대형 창작 뮤지컬에 임하고 있다.

원래 만들어져 있는 작품은 만들어진 틀을 토대로 제 색으로 바꾸기만 하면 된다. 뭘 해야 할지 정해져 있고, 창작이라는 건 대본 자체를 바꿀 수 있고, 씬, 대사, 노래, 가사 다 바뀔 수 있다. 변수가 많다. 하루 종일 열심히 만들고, 다음 날 이건 아닌 것 같다 하면 전날 하루 전체가 다 날아가 버리기도 한다. 다시 만들 땐 솔직히 힘은 빠진다. 더 나은 걸 만들려고 마음을 리마인드 한다. 창작의 고충은 그런 것이다. 끊임없이 바뀐다는 것. 그러고 나서 잘 나오면 보람은 배가 된다. 내가 만든 게 기준이 되니까 좋은 것 같다. 입시 준비할 때, 선배들의 연기와 넘버를 보고 연습하지 않나. 처음 만들어진 넘버의 주인이 되는 느낌. 그게 보람차다.


소극장의 호흡이 그립지 않나.

공연 보러 가면 엄청 그립다. 놀라기도 한다. 객석과 이렇게 가까웠나 싶어서. 소극장에선 내 땀방울이 관객에게 튀길 정도였다. 요즘은 공연을 자주 못 보지만 옛날에 내가 했던 ‘나쁜 자석’이라는 공연이 다시 올라와서 보러 갔었다. 추억이 새록새록 했다. 연극이 재밌긴 하다. 연기로 주고받는 재미가 있다. 뮤지컬도 노래로 주고받는 재미가 있긴 하지만, 말로 주고받는 카타르시스랑은 다른 것 같다. 내가 A를 줬을 때 B가 아닌 A’가 돌아올 때, 내가 정확히 전달했구나 하는 느낌.


이후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의 귀족 악셀 폰 페르젠 백작으로 만나게 됐다. 걸음걸이부터 귀족답게 다시 떼 보려고 한다. 매체 활동은 계획만 하고 있다. 일단 주어진 것에 열심히 하려고 한다. 영화에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관객에게 한마디

‘엑스칼리버’는 무더운 여름에 극장에서 물도, 불꽃놀이도 다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세종문화회관이 참 시원하다. 이 시원한 곳에서 가슴 뜨거운 그들의 가족애, 우정 그리고 사랑을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참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사진=김희아 기자



윤현지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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