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①]'에쿠우스' 서영주 "관객에 계속 새로운 물음을 만들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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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①]'에쿠우스' 서영주 "관객에 계속 새로운 물음을 만들어 줘요"

최종수정2019.10.13 08:00 기사입력2019.10.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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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주가 말하는 '에쿠우스'

배우 서영주.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서영주.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무대에서 관객을 웃고 울리는 배우들부터 미래의 예비스타까지 서정준 객원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만난 이들을 알아보는 인터뷰 코너 '서정준의 원픽'입니다.


[서정준의 원픽] 어른의 성숙함과 아이의 열정을 갖춘 배우 서영주를 만나다.


지난 27일 오후 대학로에서 연극 '에쿠우스'에 출연하는 서영주를 만났다.


연극 '에쿠우스'는 말(馬)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말 일곱 마리의 눈을 찔러 법정에 선 17세 소년 '알런'과 그를 치료하려는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의 이야기를 통해 광기와 이성, 신과 인간, 원초적인 열정과 사회적 억압 등의 경계를 첨예하고도 예리한 시선으로 파고드는 작품이다.


서영주는 2008년 영화 '쌍화점'을 통해 데뷔했다. 신성록, 김윤석, 주지훈 등의 아역을 거치며 대중에게 인지도를 쌓은 그는 2015년 '에쿠우스'의 최연소 '알런'으로 공연계에도 이름을 알렸다. 이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출연하며 숨을 고른 그는 올해 '킬 미 나우'와 '에쿠우스'로 다시금 공연계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젊은 나이지만 10년 넘은 경력을 허투로 쌓지 않은듯 했다. 공연에 대한 열망과 생각으로 똘똘 뭉친 배우 서영주를 만났다.


배우 서영주.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서영주.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22살이고요. 배우를 하고 있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배우 서영주입니다.


요즘 뭐하며 지내고 있나요.

요즘 '에쿠우스'라는 연극하고 있고요. 알런 역을 맡았죠.지금 공연 올린지 3주 정도 됐어요. 한 달 반밖에 안 남았으니 빨리 보러 와주세요(웃음). 그리고 서영주로서는 연극이 워낙 강렬해서 에너지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집에서 잘 안 나가고 쉬고 있어요. 


집에서 쉴 땐 뭘하며 쉬나요.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걸 보는 배우들도 많던데요.

요즘에는 영화 리뷰 같은 걸 많이 봐요. 제가 보지 못한 해석 같은 걸 접하면 배우로서도 도움되는 느낌이죠.


연극 '에쿠우스'는 워낙 오래된 작품이고 유명하죠. 배우 서영주가 느끼는 '에쿠우스'는 어떤 작품일까요.

물음표를 주는 연극이에요. 과연 내가 사는 게, 하고 있는 게 정상인가 비정상인가 그런 질문을 줘요. 보시는 분들마다 각자 느끼는 물음표가 다를 거에요.


과연 서영주는 정상일까요. 비정상일까요.

저는 '남들이 말하는' 정상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제가 하고 싶어하는 연기를 즐겁게 하지만, 남들이 하라는대로 하는 것들도 있고, 제가 하고 싶어하는 것 외에도 부모님의 말이나 여러 이야기를 들으면서 해야하니까요.


2015년 최연소 알런으로 '에쿠우스'에 출연했어요. 성인이 되고나서 다시 만난 '에쿠우스'는 좀 남다른 느낌이 들었을 것 같아요.

10대 때보다 좀 더 많이 이해가 된 느낌이에요. 예전에는 알런이란 캐릭터에게 이기적으로 집중했어요. 오로지 나를 위했다면 지금은 다이사트의 말을 들으며 그가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고, 어떻게 말을 듣는지 그런 부분을 보며 반응하니까 좀 변했어요. 그러다보니까 10대 때 알런과 지금의 알런이 많이 다르게 느껴져요. 그땐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느낌이라면 지금은 조금은 다듬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배우 서영주.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서영주.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아역배우로 활동하면서 어떻게 최연소 알런이 됐고, 지금은 어떻게 다시 출연할 결심을 했는지 궁금하네요.

10대 때는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는데 거기서 '에쿠우스'와 알런을 처음 만났죠. 매력을 많이 느꼈는데 마침 오디션이 떠서 도전했었어요. 그런데 공연 끝난 뒤 사실 너무 힘들었거든요. 이제 한동안 다른 뭔가를 못하겠구나 싶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계속 '에쿠우스'와 알런이 생각났어요. 중간에 다른 분들이 공연하는 걸 보러가면서도 내가 공연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이번에 '킬 미 나우' 같이한 (이)석준 선배님도 계시고 해서 마음도 편하고, 연습기간이 좀 짧은 편이었지만 전보다 더 단단하고 이해된 알런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렇다면 지금 공연을 올리고 있는데 본인이 생각한 목표랑 비교해서 만족스럽나요?

어떤 작품을 하든 만족스럽진 못해요. 좀 더 잘하고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고 있어요. 남은 기간동안 계속 채워가고 싶어요.


2018년엔 무대가 없었는데 올해는 두 편째에요.

저는 무대에 계속 서고 싶었어요. 노래를 못해서 뮤지컬은 못하고(웃음) 연극이 계속 하고 싶었죠.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어쩌다보니 작년엔 일이 없었고, 올해는 욕심을 좀 많이 부렸어요. '킬 미 나우'를 만났을 땐 정말 놓치고 싶지 않았죠. 이전에 다른 인터뷰 같은 곳에서도 말했는데 드라마나 영화도 좋지만, 무대 위에서 계속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서 회사에도 많이 어필했어요(웃음).


무대는 협업이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상대적으로 너무 어린 편이어서 나이차이가 공연하는데 부담스럽게 작용하진 않았나요.

처음에는 선배님들에게 좀 다가가기 어려웠는데, 바보 같은 생각이었죠. 나는 어차피 무대 위에 오르면 알런이고 조이잖아요. 왜 그랬을까 싶었어요. 지금은 (이)석준 선배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하며 장난도 치고 배우기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제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같이 고민도 해주시고요(웃음). 이만하면 예쁨받는 것 같기도 해요(웃음).

배우 서영주.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서영주.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첫 '에쿠우스'를 하고 너무 힘들었다고 했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나, 감정에서 그런 어려움을 느끼나요.

알런이 허무함과 빈공간을 채우는 유일한 대상인 말의 눈을 찌르는 거잖아요. 눈을 찌른 뒤 공허함, 허무함을 담아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데, 그게 힘들어요. 다이사트가 제게(알런에게) 정상인이 됐다고 말하며 관객들에게 그가 정상인으로 보이냐고 물음표를 던지거든요. 제게도 그건 물음표에요. 그 공허함이 너무 크게 남아있어서 그 부분이 힘들어요. 비록 기억은 사라졌어도 유일하게 잡고 있던 무언가를 놓쳐버린 허탈함. 다시 어떻게 채울까. 그런 생각을 하면 많이 힘들어요. 워낙에 실제로 많이 뛰어다니다보니 체력적으로도 힘들고요(웃음).


이야기 이후의 알런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나요. 그가 어떻게 살아갔을지 말이죠.

생각해본 적은 있어요. 과연 잘지낼 수 있을까? 병원에 오기 전처럼 살 수 있을까 싶죠. 그렇지만, 남들이 말하는 의미에서 정상이 됐을 것 같아요. 남들이 하란대로 하고 살겠죠. 그러나 기억은 못해도 분명 그 공허함이 마음에 남아있을 거란 말이에요. 그게 좋은지는 아직 모르죠. 제게도 과연 그게 어떤 의미인지 명확히 끝내진 못하고 있어요. 과연 내가 표현하는 모든 게 사라졌는데 잘지낼 수 있을까 싶죠.


관객들에게 '이 장면은 꼭 봐야한다'고 말할 '에쿠우스'의 명장면이 있을까요.

1막 엔딩에서 말과 교감하고 하나가 되는 장면이죠. 그 순간이 정말 짜릿하거든요. 그 장면의 에너지가 너무 세서 압도되기도 하고요. 다이사트로서 바라보면 마지막에 그가 하는 질문이 있어요. 나는 어둠속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질문.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1막과 2막 엔딩은 정말 대사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놓칠 수 없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배우 서영주.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서영주.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입시 준비하며 느꼈던 '에쿠우스'와 알런의 매력은 뭔가요.

배우로서 다가가면 알런이란 캐릭터는 정말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인물이에요. 드라마, 영화, 연극. 물론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도 많지만, 알런만큼 자기만큼 하고 싶은대로 하고 표출하는 매력을 가진 인물이 없었어요. 그래서 배우로서 그런 인물을 연기하면 정말 좋겠다 싶었고 텍스트로 본 1막 엔딩은 '내가 과연 이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도전의 감정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계속해서 알런을 채워가는 중이라고 했는데, 텍스트에서 발견한 것들 중 관객에게 더 보여주고 싶은 알런의 모습이 있을까요.

2막에서부터 좀 어렵게 느끼는 부분들이 있어요. 다이사트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에서 과연 말과 사람의 모호한 감정을 어떻게 정당성 있게 관객에게 전달할까 싶죠. 공연 보는 분들께서 자연스럽게 '알런이 이런 고민을 할 수밖에 없구나' 이렇게 느끼게끔 만들고 싶어요. 그 부분에 대해 몰입하고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정말 어렵네요.


에쿠우스'를 봐야하는 이유를 꼽아본다면 뭐가 있을까요.

무척 많은데 첫 번째는 일단 '압도적'이에요. 공연을 보며 재밌다. 슬프다. 감동적이다. 이런 감정은 많아도 압도되는 느낌을 받는 건 드물다고 생각하는데 '에쿠우스'는 그런 묵직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죠. 그리고 관객에게 물음표를 던져주잖아요. '에쿠우스'가 지금까지 공연될 수 있는 건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질문을 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관객분들도 그 물음을 느끼고, 답을 내리고나서도 다시 보면 또 새로운 물음이 생기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러 번 봐도 새로운 매력이 있어요.


NC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뉴스컬처 서정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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