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정유미 "'82년생 김지영' 와줘서 고맙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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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정유미 "'82년생 김지영' 와줘서 고맙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기"

최종수정2019.10.21 17:23 기사입력2019.10.2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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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정유미 "'82년생 김지영' 와줘서 고맙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기"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꼭 해야 했다고 말했다. 배우 정유미의 고백이 더욱 용기 있게 다가온 건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숱한 부침을 겪었기 때문이다. 개봉을 앞두고 일각에서 자행된 평점 테러와, 제작을 막아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제기하며 영화화를 반대하는 일부의 극단적 반응이 있었다. 2016년 10월 발간된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은 100만 부 판매고를 돌파하며 베스트셀러로 사랑받았다.


이는 곧 영화 제작까지 이끌며 화제를 이어갔다. 그러나 소설 발간 당시, 책을 읽었다는 인증을 SNS에 했을 뿐인데 일각에서는 극단적 반응을 쏟아내며 타인의 성향과 취향마저 부정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그렇기에 영화의 얼굴인 김지영 역을 선뜻 맡기란 쉽지 않았을 터. 부담스러웠을 터지만, 이러한 분위기에서 정유미가 주연배우로 나섰다. 여기에 공유가 남편 역으로 힘을 보태며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여기에 김미경, 김성철, 염혜란 등이 함께하며 '82년생 김지영'은 완성됐다. 메가폰은 신인 감독 김도영이 잡았다.


영화에서 정유미는 1982년 봄에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으로 분한다. 그는 일상의 공기를 담아낸 섬세한 연기로 호평을 이끌었다. 최근 ‘82년생 김지영’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유미는 영화화를 두고 불거진 일각의 비난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잘 안 됐다. 이해해보려니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 싶더라. 우리 생각이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같은 마음인 사람이 많다고 본다. 우리는 표현해온 사람들의 말밖에 듣지 않았다. 표현하지 않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개봉 이후, 갈등이 봉합될까. 정유미는 “갈등이 커지면 슬플 거 같다. 서글프지 않냐. 영화로 문제를 부각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거라고 생각을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NC인터뷰]정유미 "'82년생 김지영' 와줘서 고맙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기"


사실 정유미는 기자 관점에서 말하자면, 인터뷰에 썩 협조적인 배우는 아니다. 인터뷰를 굉장히 어려워한다는 표현이 맞을 터. 그런데 이날만큼 달랐다. 정유미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영화)홍보를 힘들어한다. 주인공을 맡으면 책임도 따를 것이고 부담스럽지만, 이번에는 그런 생각을 안 하고 시나리오만 보고 출연 결정을 했다”라며 웃었다.


“제가 지금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 끌렸다. 많은 생각을 하지 못했고, ‘내가 해야 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제가 주인공인 영화 출연 제안을 주시고 하자 했을 때 부담스럽거나 투자가 안 된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저와 제작진, 서로에게 부담이 없다고 느꼈다. 이는 대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82년생 김지영’은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 영화 탄생 배경에 소설이 있기에 원작과의 비교가 불가피하다. 정유미는 “소설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시나리오를 읽은 후 찾아서 봤다”라며 “촬영을 앞둔 어느 시점에 읽었는데 시나리오와 결말은 다르지만 결은 다르지 않다고 봤다”라고 말했다. 또 소설과 영화에서 묘사된 남편 캐릭터 대현에 대해 “좋았다”라고 주연배우로서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대현이 다소 이상적으로 다가온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현 같은 아빠, 남편, 아들도 현실에 존재한다고 봤다”라고 덧붙였다.


영화에서는 소설과 달리 주변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변모했고, 엔딩 역시 다르다. 이러한 차이를 정유미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먼저 엔딩에 대해 그는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희망적 결말로 끝을 보아서 좋았다. 소설의 결말처럼 끝났다면 힘들었을 거 같다. 이는 저를 비롯해 제작진의 생각이기도 하다. 내 아이가, 혹은 주변의 누군가가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같이 했다”고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 정유미는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영화를 보고 몽글몽글한 감정이 들었다. 제 영화를 보고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시간이 지나 영화를 보니 편집과 음악이 더 해져서 또 다른 감정이 밀려왔다”라고 말했다.


[NC인터뷰]정유미 "'82년생 김지영' 와줘서 고맙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기"


영화는 모녀간의 감정, 육아하는 엄마로서의 고충, 가족 내 뿌리박힌 남아선호사상 차별, 성희롱, 불법 촬영 범죄 등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불합리한 상황이 녹아들어 공감을 안긴다. “시나리오에 그런 부분이 잘 담겨있었다. 저는 육아를 안 해봤지만 제 또래 엄마가 된 친구들과 저를 키워준 엄마, 할머니 모두가 그래왔다고 생각을 하니. (한숨) 어떤 감정인지 모를 때는 소설책을 펴고 찬찬히 다시 읽어봤다. 소설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읽으며 촬영을 준비했다. 마음속으로 ‘잘 집중해서 표현할 수 있게 해달라’고 되뇌였다.”


정유미는 “엄마도 나를 키우며 많이 희생하셨을 거다. 여행도 가고 싶었을 거고, 친구도 얼마나 만나고 싶으셨을까. 그런데 저를 키우시느라 그러지 못하셨다는 걸 영화를 통해 다시금 느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정유미는 어머니를 모시고 극장에 갈 용기는 없다고. 그는 “잘못한 게 많다. 무심한 딸인데 죄송스럽다. 전화를 주시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시는데 촬영 들어가야 한다며 끊고는 했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유는 ‘도가니’(2011), ‘부산행’(2016)에 이어 ‘82년생 김지영’으로 정유미와 세 번째 연기 호흡을 맞췄다.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공유는 정유미에 대해 “연기 호흡을 맞춰봤기에 얼마나 상대 배우를 배려하는지 알고 있었다. 배우로서 믿음이 깊다”라고 밝힌바. 정유미는 “서로 성격도 잘 알아서 말을 많이 안 해도 느껴지는 게 있어서 좋았다. 친구이자 동료 배우로서 작품 이야기를 편하게 나눴다. 재밌게 찍었고, 얼마만큼 관객이 성원해주실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NC인터뷰]정유미 "'82년생 김지영' 와줘서 고맙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연기"


정유미는 “저한테 이 작품이 와줘서 고맙다”라며 웃었다. 그는 “출연을 결정할 때 타이밍이 잘 맞았다. 제작진의 제안을 받았을 때 부담이나 무리가 없었다.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왔다. 그렇게 흘러가는 작업을 좋아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기회가 제게 와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정유미는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숨을 크게 쉴 수 있는 영화”라며 어필했다. 그러면서 “세상이 빠르게 돌아가지 않나. 자극적인 영화가 많지만. ‘82년생 김지영’은 많은 감정이 오가는 영화다. 관객이 영화를 통해 한 템포 쉬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82년생 김지영’은 10월 23일 개봉한다.

사진=매니지먼트숲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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