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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꿈보다 소중한 건…" 조정은이 마주한 시간들

최종수정2019.11.18 22:13 기사입력2019.11.1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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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꿈보다 소중한 건…" 조정은이 마주한 시간들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뮤지컬 배우 조정은이 1년 6개월 만에 관객 앞에 선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뮤지컬이 아닌 콘서트로 오랜만에 자신만의 무대에 오르는 그는 '새로운 시즌'의 시작을 앞두고 자신이 지나온, 그리고 다가올 시간들을 차분하게 마주한다.


조정은은 오는 19일과 20일 첫 번째 단독 콘서트 '마주하다'로 관객을 만난다. 올해로 데뷔 17년 차를 맞이한 조정은은 이번 콘서트를 통해 자신이 지나온 시간과 감정들을 마주할 예정이다.


제목인 '마주하다'는 어떻게 정해진 것일까. 조정은은 "제목도 많은 걸 생각했었다. 공감이라는 단어를 좋아해서 '공감'으로 정했다가, 더 들어가서 생각해 보니 작품을 하면서 저 자신을 보게 되는 것 같다. 화를 내는 내 모습도 보고, 우쭐대는 모습도 보고, 어떨 때는 나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작품은 지금도 꺼내보기 창피한 작품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그것들을 하나씩 정면으로 보게 되니까 '그렇게 못하지는 않았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때 당시는 너무 속상하고 다시는 그 영상을 보기도 싫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어렸을 때 그 나이만큼 했구나, 가진 게 그만큼이었고 최선을 다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그때의 나를 보게 됐다. 저에게 의미 있고 정리가 되는 시간인 것 같다. 그래서 '마주하다'라고 정했다"고 밝혔다.


"여러 작품이 있는데 '맨 오브 라만차'가 아픈 손가락이에요. 근데 지금 보니 '애썼다', '최선을 다했구나'라고 보이더라고요. 그 작품을 통해 성장했다는 걸 알았어요. 내가 가진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간극에서 오는 생각들이 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어찌 됐든 계속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이죠. 잘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놓쳤던 것들을 다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NC인터뷰]"꿈보다 소중한 건…" 조정은이 마주한 시간들

조정은은 지난해 5월 막을 내린 '닥터 지바고' 이후 약 1년 6개월간 작품 활동을 쉬고 있다. 그런 그가 뮤지컬이 아닌 콘서트로 먼저 관객을 만나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이에 대해 조정은은 "사실 저도 제가 콘서트를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다"며 웃었다.


이어 "저를 아시는 분들도 '네가 콘서트를 한다고?'라며 의아해하신다. 어디 가서 솔로 무대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도 아니라서 2시간 동안 제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시는데, 이 타이밍이라서 선택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시즌을 마감하고 새로운 시즌을 출발하는 느낌이에요. 예전이었으면 기회가 주어져도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배우로서 한 시점을 지났기 때문에 그걸 마무리하고 정리하면서 새로운 걸 시작하고 발을 내딛는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기상 좋을 때라고 생각했어요."


함께 무대에 오를 게스트를 정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이번 콘서트에는 조정은과 돈독한 우정을 자랑하는 김준수, 박은태, 최현주, 강필석, 이혜경이 지원 사격에 나선다.


조정은은 "너무 많은 분들이 생각났는데, 처음 콘서트를 할 때 범하기 쉬운 오류가 게스트 섭외라고 하더라. 전체를 구성할 때는 제 생각만큼 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느꼈다. 같이 무대에 서고 싶던, 듀엣 무대를 하고 싶었던 분들을 초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뮤지컬 넘버를 중심으로 몇 곡의 가요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조정은은 "많지는 않지만 제가 평소에 좋아했던 노래를 부른다. 제가 가요를 잘 모른다. 어렸을 때도 성격이 조용한 편이어서,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중학생이 그런 노래를 좋아했나 싶은 그런 노래를 좋아했다. 그런 노래가 보통 사랑 얘기 아닌가. 들으면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저도 그런 사람이 있다. 그런 노래를 들으면 저는 저의 그 사람이 떠오르지만 들으시는 분들은 각자의 '그 사람'이 떠오르셨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제가 '넘버'하면 떠오르는 작품을 많이 안 했더라. 보통 드라마가 떠오르는 작품이 많아서 드라마가 끊기지 않게 해보려고 노력했다. 사연이 많은 노래들이어서 최대한 가라앉지 않게 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NC인터뷰]"꿈보다 소중한 건…" 조정은이 마주한 시간들

'미녀와 야수', '로미오와 줄리엣'부터 '지킬앤하이드', '엘리자벳', '모래시계' 등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한 조정은이지만 그에게도 배우 활동에 대한 고민은 있었다.


조정은은 "어렸을 때는 배우가 꿈이었고 이거밖에 하고 싶은 게 없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는 이게 저를 힘들게 하는 일이 되더라. 꿈이라는 에너지가 저를 끌고 왔는데 그게 다 소진된 느낌을 받아서 유학을 가게 됐다. 유학을 다녀와서는 내가 배우로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늘 했었다. '이게 진짜 내 길이 맞나'라는 생각을 활동하면서도 계속했다. 그만둬야겠다는 생각도 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런데 '드라큘라'를 하면서 연기가 참 재미있는 거라는 걸 알게 됐다. 어떤 역할이 있으면 남들이 그려놓은 것이 있지 않나. 그 모습에 저를 맞추려고 애를 썼다. 하면서도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에서 자유롭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그런 고민이 계속되는 와중 '드라큘라'를 하게 됐고, 한마디를 하더라도 무슨 뜻인지 알고 해야겠다는 마음이 많았다. 그래서 그땐 정말 치열하게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다음부터는 남들이 그려놓은 것에 맞추려고 했다기보다는 '이 사람이 왜 이러는 걸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제 모습으로 그려나가는 작업을 시작한 것 같다. 그때부터 연기가 힘들지만 재밌는 거라는 걸 알게 됐다. 그다음부터 '나는 배우가 맞구나'라고 느꼈다"고 깊은 속내를 전했다. 그렇게 배우 인생에서 특별한 전환점이 된 작품이기 때문일까. 조정은은 오는 2020년 2월 개막하는 '드라큘라'를 통해 뮤지컬 무대에 돌아올 예정이다.


"제가 여러 작품을 못하는 이유가 단순하기도 하고, 마음을 여러 개로 쪼개질 못한다. 하나를 하면 집중해서 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기질이 있다. 작품을 할 때 여전히 긴장이 되고 잘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한다. 그건 계속될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좀 누리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항상 작품을 마치고 후회하는 게 '더 잘할걸'이 아니다. '참 좋다'하면서 누릴 걸 왜 순간순간을 못 누렸을까, 왜 이게 전부인 것처럼 빠져서 했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작품을 할 때 열심히 하지만 잠깐이라도 누리는 순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NC인터뷰]"꿈보다 소중한 건…" 조정은이 마주한 시간들

자신이 지나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콘서트인 만큼 조정은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특별했다. 그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묻자 "꿈이 나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꿈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꿈은 꿈이지, 꿈이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꿈이 없어져도 나는 존재해요. 예전에는 꿈이 없어지면 내가 없어지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스스로의 존재가 중요한 것이지 꿈과 내가 동일시 되지 않는다는 말 드리고 싶어요. 저는 늘 꿈이 없어지면 나도 없어진다고 생각했어요. 꿈은 정말 소중하고 좋지만, 나보다 중요하진 않다는 거죠."


평범한 삶에 대한 갈증일까. 조정은은 재차 결혼에 대한 꿈을 이야기해 놀라움을 유발했다. 그는 "결혼을 안 해서 에너지 쓸 데가 없다.(웃음) 에너지가 정해져 있는데 저는 가정에 써야 하는 에너지가 없으니 다른 데에 쓰게 되는 것 같다. 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또 "예전에는 일이 정말 중요했다. 이제는 그것보다 다른 것에 대한 소원이 생기더라. 결혼도 그렇고, 아이도 그렇다. 결혼하신 분들은 아니라고 하지만(웃음) 모교에 특강을 갔을 때 앞으로 뭘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좋은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대답을 하는 저를 보면서 '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라고 생각했다. 일 외에 다른 것에 마음이 움직인다"고 이야기했다.


수많은 관객을 마주하게 되는 이번 콘서트. 오랜 시간 무대에 올랐지만 조정은에게 관객은 여전히 "나를 긴장시키는 존재"다. 그는 "관객을 마주한다는 것은 저에게 굉장히 노력한 일이다. 어떤 캐릭터가 아닌 내 얘기를 하면서 관객과 마주하고 노래를 한다는 건 정말 용기를 낸 일이다. 관객이 나를 긴장시키는 존재가 아니라 그냥 마주 보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 이번 콘서트가 그런 존재로 바뀌게 되는 순간일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인터뷰 내내 겸손한 태도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 조정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물었다.


"조급해하지 않았던 것. 이 작품을 안 하면 어떻게 될 것 같아서 했던 작품은 없어요. 지금 안 하면 큰일 날 것 같고, '해야 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에 작품을 한 적이 없어요. 미련하고 느렸지만 참 잘 걸어왔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사진=김태윤 기자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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