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프랭크 와일드혼 "'엑스칼리버', 20년간 준비…카이·준수·도겸 각각 달라"

bar_progress

[NC인터뷰]프랭크 와일드혼 "'엑스칼리버', 20년간 준비…카이·준수·도겸 각각 달라"

최종수정2019.06.15 12:00 기사입력2019.06.15 12:00

글꼴설정
[NC인터뷰]프랭크 와일드혼 "'엑스칼리버', 20년간 준비…카이·준수·도겸 각각 달라"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지킬앤하이드', '드라큘라', '웃는 남자'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로 손꼽히는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이 다시 한 번 한국 관객의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을 맡은 뮤지컬 '엑스칼리버'(연출 스티븐 레인, 제작 EMK뮤지컬컴퍼니)가 개막을 앞둔 것. '엑스칼리버'는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혼란스러운 고대 영국을 지켜낸 신화 속 영웅 아더왕의 전설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타이틀롤 아더 역은 카이, 김준수, 세븐틴 도겸이 연기한다.


'엑스칼리버'의 작업 과정부터 배우들을 향한 애정까지, 프랭크 와일드혼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엑스칼리버'의 넘버를 어떻게 작업했나.

일상적인 사람들이 일상적인 것보다 조금 더 대단한 상황에 처하는 것을 좋아한다. '엑스칼리버'가 그 예가 될 것이다. 이번 캐릭터들은 문학 작품 속에서 수백년간 등장했던 인물들이다. 세상이 바뀌어 가는데 캐릭터들은 되돌아온다. 그런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예술가로서 그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한국에서 좋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 관객을 관찰하는 입장으로서 관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알게 됐다. 스펙타클한 것을 좋아하고, 극장에서 훌륭한 것을 보고 왔다는 느낌을 가져가고 싶어한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캐릭터의 진실과 마음이다. 그래서 나는 내 음악을 통해서 관객분들이 캐릭터의 영혼과 마음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내 음악은 감정을 충실하게 표현하는 음악이다. 그런데 공연장이 굉장히 크다. 그게 큰 도전 과제였다. 큰 장소에서 관객과의 감정선을 연결하는 게 어려웠다. 음악의 힘이 전달됐으면 좋겠다.

캐릭터마다 개성이 강한데. 캐릭터 마다 특정 주제를 가지고 곡을 쓰나.

모든 뮤지컬에서 가장 먼저 하려고 하는 것은 음악적인 정체성을 캐릭터에 주려고 하는 것이다. 아더를 예로 들면, 젊고 무모하다. 그러다 갑자기 자신이 누군지에 대해 깨닫는다. 작곡가로서 그걸 음악으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생각했다. 공연 끝 무렵에서 아더는 조금 더 지혜로워지고 상처도 받으면서 성장한다. 뮤지컬 캐릭터를 만들 때는 그런 것이 재미있다. 단순히 음악적 정체성을 주고 끝내는 것이 아닌 캐릭터가 진행되면서 정체성을 바꿔나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새롭게 11곡이 추가됐다고. 어떤 과정으로 만들었나.

이 공연을 위해 100곡은 쓴 것 같다. 큰 도전이었다. 스토리가 완성돼가면서 곡을 쓰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각 곡마다 생명력을 가지고 가는 것 같다. 내가 만든 노래에 대해 너무 애정을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내 역할은 스토리와 캐릭터에 충실하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좋아했던 곡을 사용하지 못 하기도 한다. 이번 버전은 한국 관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만든 것이다.

[NC인터뷰]프랭크 와일드혼 "'엑스칼리버', 20년간 준비…카이·준수·도겸 각각 달라"


창작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있나.

'난 나의 것'이라는 곡이 있다. 멀린이 아더에게 넌 왕의 아들이야 라고 말한다. 그 시점까지 아더가 자신에 대해 알고 있던 게 잘못됐다는 것이다. 거기에 어떤 반응을 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썼다. 25번을 수정했다. 아더가 분노하게끔 만들었다. 화내면서 부를 수 있는 곡이다. 카이가 화내게 하는 게, 그런 부분을 끄집어 내는 게 재밌다.

한국 프로덕션에서는 더블, 트리플 캐스팅을 하지 않나. 한국 외에서는 이뤄지지 않는다. 익숙해지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그 형식 때문에 한국 배우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세 사람 다 각각 다른 방식으로 연기한다.

카이는 성악을 전공했다. 아름다운 뮤지컬 스타일의 노래를 하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목을 쓰고 성악 전공한 티가 덜 나도록 해보라고 했다. 아마 이번 작품을 통해 예술가로 더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도겸은 어리고 순수하다. 무대가 처음인데 완전히 뛰어 들어서 모든 것을 포용하고 있다. 배우고 있으면서도 더 배우고 싶다는 게 너무 보기 좋다. 목소리도 아름답다. 노래도 자연스럽게 잘 부른다.

준수는 저한테 큰 영향을 끼친 배우다. 특별한 관계고, 재능이 많은 배우다. '드라큘라'라는 작품을 준수가 연기하기 전까지 전세계적으로 40~50대 배우들이 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준수가 20대 초반에 뱀파이어가 된 캐릭터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서 모든 스토리가 바뀌었다. 이전의 캐릭터와 다르게 표현된 것이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평균 연령이 내려가고, 스토리도 다르게 해석했다. 결국 '드라큘라'가 준수의 아이디어로 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어로 공연이 될 때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은 없나.

음악은 사랑 같다. 경계선이 없다. 전세계 어디를 가도 배우들이 제가 담은 열정과 마음을 똑같이 담아서 노래를 불러주시면 관객과 소통이 되는 것이다. 음악이 좋으면 전세계 어디에서도 잘 될 것이다.

[NC인터뷰]프랭크 와일드혼 "'엑스칼리버', 20년간 준비…카이·준수·도겸 각각 달라"

'엑스칼리버'를 준비하는 데에 얼마나 걸렸나.

90년대부터 해온 것 같다. 90년대 중반에 한 음반사의 뮤지컬 파트를 운영했다. 그때 '엑스칼리버'라는 작품이 어떤 음악이 될지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난 언제나 아더 캐릭터를 좋아했다. 언젠가 이 캐릭터에 대한 뮤지컬을 쓰겠구나 싶었다.

'엑스칼리버'를 작업하는 것은 힘들었다. 기존의 문학 작품이 굉장히 거대하다. 그런데 처음 중간 끝이 정확하게 있는 스토리가 아니다. 챕터가 많이 있고 에피소드가 여러가지 있는 구조다. 그래서 아더를 다룬 작품들은 내용이 다 다르다. 스토리와 캐릭터를 예술가만의 개성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여성 캐릭터를 재해석 할 때 기존의 이미지와 다르게 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나.

몇 년 전까지는 여성 캐릭터를 한 방식으로 봤다면, 오늘날에는 여성 캐릭터를 다르게 본다. 예전처럼 여성 캐릭터를 원래 방식대로 만들 수 없는 시대다. 여성 캐릭터를 왕자가 하는 것에 대한 반응을 하는 캐릭터로 만들 수 없다. 예로 들자면, 극 중 기네비어가 활을 쏘는 캐릭터다. 그래서 그 마을의 다른 여자들에게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화끈하고 건방진 태도도 보이고, 어떤 남자랑도 싸울 수 있는 캐릭터다. 이 공연에서 기네비어는 조금 다른 버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모르가나는 작업하기에 가장 쿨한 캐릭터였다. 비극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고, 태어날 때부터 선물로 받은 능력이 있었다. 중세시대에서 마녀라는 것은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 그가 한 번도 몰랐던 동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 동생이 왕이 됐다. 어떤 기분일까. 그래서 그는 흥미로운 캐릭터다. 모르가나를 연기하는 배우도 흥미로울 것이다.

아더 왕을 소재로 한 많은 작품이 있었다. 관객들이 '엑스칼리버'에게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을까.

스토리 자체는 오리지널 버전으로 하고 있다. 그 안에 우리 버전 만의 콘셉트나 철학이 있다. 이런 작품을 하나 만드는 것은 굉장히 오래 걸리고 힘든 과정이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걱정하면 잠에 들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지킬앤하이드'를 처음 했을 때에도 지킬에 관한 다양한 공연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하나 밖에 안 남았다.


한편 '엑스칼리버'는 15일부터 오는 8월 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김희아 기자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좋은번호가 좋은 기운을 나만의 골드넘버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