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신선한 마임극 [게르니카]

최종수정2018.10.05 00:15 기사입력2011.10.1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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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다

  
▲ 이미지 마임극 [게르니카](연출 유홍영, 고재경)의 공연 장면     © 뉴스컬쳐DB

▲ 이미지 마임극 [게르니카](연출 유홍영, 고재경)의 공연 장면     © 뉴스컬쳐DB


(뉴스컬쳐=김호경 기자)
‘지금 나를 조롱하고 있는 건가? 슬픈 이야기를 전하려고 하는 건가? 아니면 웃기려고?’ 극이 한참 진행될 때까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중요한건 메시지가 아니었다. 괴기한 형태의 인물들이 잔뜩 등장하는, 700센티미터가 넘는 커다란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를 무대 위에 올려놓았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나아가 편안하고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것 또한 신선한 도전이다. 
 
# 한계를 뛰어넘는
     
▲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의 일부 (크기 349X775cm)     © 뉴스컬쳐DB

▲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의 일부 (크기 349X775cm)     © 뉴스컬쳐DB


피카소의 ‘게르니카’는 다수의 민간인을 희생시킨 나치의 무차별 폭격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정형적이지 않은 괴이한 형상들이 무시무시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이의 시체를 안고 오열하는 여인, 울부짖는 말, 참혹하게 쓰러진 병사들을 그렸다.
 
하지만 무대 위의 게르니카는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 상징적인 피카소의 그림을 ‘입체적’으로 담아내는데 주력했다. 배우들은 검은 옷을 입고 등장해 하나의 ‘덩어리’가 되기도 하고, 개별적인 형체로 변하기도 했다. 그들은 표정과 몸짓만으로 관객의 몸을 무대로 당겼다.
 
무대 옆에 클래식 기타 연주자가 혼자 앉은 모습이 돋보인다. 무대를 바라보며 배우들의 동선에 따라 연주했다. 솔로 악기가 왠지 허전하기도 했지만, 배우들이 내는 소리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상상력을 자극하는
      
▲ 이미지 마임극 [게르니카](연출 유홍영, 고재경) 공연 장면     © 뉴스컬쳐DB

▲ 이미지 마임극 [게르니카](연출 유홍영, 고재경) 공연 장면     © 뉴스컬쳐DB


배우는 더 이상 배우가 아니었다. 하나의 작품이었다. 그러니 대사도 없다. 표정과 몸짓으로 표현한다. 배우들은 각기 다른 크기의 프레임에 갇혀있었다. 빠져나가려 애쓰지만 그럴 수 없었다. 무대를 등지기도 한다. 관객은 그림 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코믹적인 요소도 곳곳에 장치돼 있다. 게임 ‘스트리트파이터’ 속 주인공들로 변해 다양한 효과음을 낸다. “아파~ 아파~”라고 하거나 “생강생강~” 한다. 인상을 쓰고 지켜보던 관객들의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그림 속 폭력을 친근하게 표현했다”는 연출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
 
극이 마치고, 하나의 미술 작품을 아주 오랜 시간 들여다 본 것 같은 느낌이다. 피카소 그림의 ‘폭력’을 고발하지도, 조롱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 자체로 표현하는데 그쳤다. 다양한 오브제와의 만남이 신선하지만 조금은 혼란스럽기도 하다.
 
무대 인사가 끝나고 막 나서려는데, 뒤에 앉은 한 어린이 관객이 말했다. “엄마, 벌써 다 끝난 거예요? 한 20분밖에 안 지난 것 같은데… 재미있다!” 이 정도면 성공이다.
 

[공연정보]
공연명: 이미지 마임극 [게르니카]
연출: 유홍영, 고재경
음악: 최인양
공연기간: 2011년 10월 4일~16일
공연장소: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세모극장
출연진: 이경렬, 한철훈, 윤태영, 최성재, 송윤선, 이해나, 최인양
관람료: 전석 2만원

 
(감성을전하는문화신문=뉴스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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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경 기자 reporter@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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