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탄산 탔나? 코끝 찡해지는 가족 드라마... 연극 '콜라소녀'

최종수정2018.09.30 14:34 기사입력2013.03.19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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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고, 떠나고... 삶은 그렇게 계속된다

 
▲ 연극 [콜라소녀](연출 최용훈)의 공연장면 중 큰 아들의 환갑을 기념하며 고향 집에 모인 가족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 사진=코르코르디움

▲ 연극 [콜라소녀](연출 최용훈)의 공연장면 중 큰 아들의 환갑을 기념하며 고향 집에 모인 가족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 사진=코르코르디움


 
(뉴스컬처=김현진 기자)
연극 [콜라소녀](연출 최용훈)는 가족 드라마다. 그것도 장장 3대의 사연을 담는다. 이야기는 홀로 된 어머니를 모시는 큰형이 환갑을 맞이하며 시작된다. 고향집에 방문한 둘째와 셋째 형제 내외는 반가워하면서도 어딘가 탐탁지 않은 표정을 지어 보인다. 시작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 형제의 사연
 
아니나 다를까. 이들의 사이에는 해묵은 오해가 자리 잡고 있다. 대화에 등장한 갈등의 골은 그 뿌리가 깊다. 야심차게 동업을 시도했지만 빚과 상처만 낸 둘째와 셋째 내외는 만나자마자 상대를 향한 원망을 쏟아낸다. 결국, 경제적으로 내몰린 이들의 희망 사항은 비교적 평온해 보이는 첫째 내외에게로 향한다. 큰형이 사는 고향집 주변의 마을이 레저타운 개발지 후보로 올랐다는 소식에 두 형제는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며 이익을 셈한다.
 
무대는 단출하다. 일상 극답게 잦은 변화 없이 크게 두 가지 버전으로 구성된다. 한 장소는 고향의 마당 집 풍경으로, 또 다른 장소는 강가의 나루터를 배경으로 한다. 마당 집에서는 주로 평상 앞에 둘러앉아 함께 식사하는 등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는 과정을 펼치고, 나루터에서는 갈대밭을 배경으로 돗자리를 펴고 앉아 이야기하는 모습을 담는다.
 
# ‘상실’의 시대
 
장소 변화에 따라 인물 간의 대화 내용도 달라진다. 배경은 서사에 따라 집-나루터-집 순으로 바뀐다. 이야기의 초반에는 주인공들 간 갈등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나루터로 장소를 이동하면서부터는 가족 간에 싹트는 은근한 온정을 담는다. 둘째와 셋째 내외는 큰형의 도움으로 다시 한 번 결의를 다지며 고향 집을 떠난다. 연극은 형제들을 보내고 집에 남은 큰형 내외와 어머니, 그 딸의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극의 핵심 이미지는 ‘상실’이다. 가족 간에는 공공연한 비밀이 있는데, 바로 배다른 형제인 고모의 죽음이다. 큰 형수는 “어머니가 고모의 죽음을 아는 때가 곧 초상날”이라며 가족들을 입단속시킨다.
 
상실의 주인공은 또 있다. 밝기만 한 손녀의 약혼자 역시 생을 달리했다. 살벌한 가족들 틈에서 할머니와 손녀가 유달리 서로를 챙기는 이유다. 상실이라는 공감의 정서를 바탕으로 상대의 눈물을 닦아준다.
 
# 콜라를 마신 듯, 코끝 찡한 드라마
 
제목이 독특하다. 만화 같은 느낌이 강하다. 손녀의 대사에서 제목의 선정 이유를 들을 수 있다. 죽은 고모가 콜라를 마시고 코끝이 찡해 눈물을 흘리는 자신의 코를 잡아줬다는 사연이다. 은근히 관객의 눈시울을 자극하는 이 가족 드라마와 닮았다. 
 
한 차례 영상도 이용한다. 돌연 노랑나비의 날갯짓이 벽면의 한편을 채운다. 나비는 보통 ‘환생’의 의미로 해석되는데 이 작품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마당 어귀의 꽃을 바라보며 조용히 읊조리는 노모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안 보인다고 없는 거 아니다. 겨울이면 죽은 줄 알았던 것들도 이렇게 꽃을 피우는데...”
 
조촐하게 펼쳐지는 환갑잔치에서도 노모의 대사와 궤를 같이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환갑이란 육십갑자를 한 바퀴 돌아 다시 태어나는 때를 일컫는단다. 죽은 약혼자를 향한 상실감을 이겨내고, 오랫동안 자신을 지켜준 남자와 인생의 2막을 계획하는 손녀, 고모의 죽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루터 어귀에서부터 그의 어린 시절 환상을 보며 손을 흔드는 노모의 모습이 새로운 시작을 예고한다.
 
전 배우들이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다. 세대를 아우르는 적격의 캐스팅이다. 할머니 역에는 2006 '서울연극제' 최우수연기상에 빛나는 김용선 배우가 열연한다. 최소한의 대사로도 극의 중심을 잡으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큰아들과 그의 아내로 분하는 장용철, 남기애 배우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비교적 철없고 이기적인 둘째, 셋째 내외를 감싸 안으며 따뜻하고 포용력 있는 모습을 선보인다. 자칫 작위적일 수 있는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극에 현실감을 더했다.
 
***
 
2인극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김숙종 작가와 최용훈 연출의 작품이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에 삶의 진실을 담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드라마와 연출 방식 모두 친근하고, 사실적이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지만 그 감동은 꽤 묵직하다.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 [콜라소녀]
작: 김숙종
연출: 최용훈
공연기간: 2013년 3월 8일 ~ 4월 14일
공연장소: 학전블루 소극장
출연진: 김용선, 남기애, 장용철, 박성준, 김남진, 정세라, 성노진, 황세원, 김승환, 박시영
관람료: 전석 3만원
 
(감성을전하는문화신문=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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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기자 movie@newsculture.tvlt;저작권자 ⓒ 뉴스컬처(http://www.newsculture.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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