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캣츠'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다(?), 연극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리뷰] '캣츠'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다(?), 연극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최종수정2018.09.27 20:31 기사입력2014.08.0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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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연출가 이대웅 연출과 배우들의 재기발랄한 호흡 돋보여

 
▲ 연극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연출 이대웅)' 산울림소극장 공연 장면.(뉴스컬처)     © 사진=산울림소극장

▲ 연극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연출 이대웅)' 산울림소극장 공연 장면.(뉴스컬처)     © 사진=산울림소극장



(뉴스컬처=황정은 기자)
"경쟁작 뮤지컬 '캣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여행자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보러 와주신 관객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여기 오셨으니 '캣츠'는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 고양이들을 만나주시죠."
 
본격적이 작품의 막이 오르기 전, 베이지색 페도라를 쓰고 반바지 차림을 한 이대웅 연출이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관객 앞에서 인사를 하는 게 너무 떨려 한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나왔다는 그는 권은혜 배우의 손을 꼭 잡고 연극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소개했다.
 
해외 오리지널 캐스트 팀의 6년 만의 내한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불후의 명작 뮤지컬 '캣츠'. 대극장 무대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조명과 아크로바틱, 다양한 장르의 넘버로 사랑받는 이 대작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민 네 마리의 고양이가 있다. 아니, 엄밀하게 이야기 하자면 오직 한 마리의 고양이다. 고양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이 네 명일뿐이니까.
 
극단 여행자가 일본의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의 등단작 겸 출세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연극 무대로 옮겼다. 대학로에서 새롭게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는 신진 연출가 이대웅 씨의 연출로 만들어진 이번 작품은 소세키의 작품을 여행자만의 코드로 해석하고 풀어내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여행자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선돌극장에서 주최한 '화학작용_선돌 편'의 일환으로, 총 15개 팀 중 6번째로 선보인 작품이다.
 
나쓰세 소세키의 동명 소설은 누구나 한번쯤 접했을 법한 이야기다. 고양이의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철저하게 '고양이 1인칭 시점'을 유지하는 소설로 사랑하고 미워하며 당황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고양이의 시선에 녹임으로써 신선한 시각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의 주인공은 중학교 영어 선생인 구샤미를 주인으로 둔 고양이다. 뮤지컬 '캣츠' 에서는 고양이들이 각자 자신들만의 이름을, 그것도 세 개 씩이나 갖고 있다지만 이 작품의 고양이는 단 하나의 이름도 갖고 있지 않다. 빠끔히 열린 구샤미의 집으로 온 힘을 다해 들어가 마침내 그곳을 자신의 안식처로 삼은 고양이는, 이후 사람들의 동정과 관심을 한 몸에 받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고양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살아가게 된다.
 
주인공 고양이를 통해 작가 본인을 포함한 세상 사람들의 이기주의와 위선을 교묘하게 풍자한 이 작품은 지식인들의 생각과 사고방식, 사건을 바라보는 안이한 시선을 비틀고 있다. 하지만 연극화 된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고양이가 바라본 사람보다 고양이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나쓰메 소세키를 세계적 소설가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 이 소설이 소세키의 새로운 관점과 시선을 접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면, 이를 무대화 한 극단 여행자의 연극은 이대웅 연출과 여행자의 독특한 해석과 표현을 다시 한 번 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이다. 본래 여행자는 작품에 사용되는 음악을 매우 중시 여기는 극단으로 유명한데, 이대웅 연출은 이번 작품을 아예 음악극 형태로 취하며 관객과의 거리감을 한층 좁혔다. 그저 그렇게 만든 음악이 아니었다. 밴드 '고래야'의 리더 옴브레가 직접 만든 곡들로, CD까지 발매해 공연관람이 끝난 관객들이 원한다면 구매도 할 수 있게 했다.
 
장르도 다양하다. 어쿠스틱부터 오페라 아리아를 연상케 하는 듀엣, 일본의 전통음악까지, 이쯤 되니 정말 뮤지컬 '캣츠'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계획적인' 의도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다. 여기에 더해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땅에 두 손만 짚은 채 공중돌기를 하며 오리지널 캐스트 팀 못지않은 아크로바틱(?)까지 선보인다.
 
작은 무대에서 만나는 젊은 예술가들의 재기발랄한 무대. 러닝타임이 다소 긴 느낌은 있으나 톡톡 튀는 그들의 발상만은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작품은 공연기간이 다소 짧았지만 오는 8월 11일부터 24일까지 게릴라 극장에서 재공연 될 예정이다.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원작: 나스메 쏘세키
각색: 김진선
연출: 이대웅
출연: 김호준, 권은혜, 김승일, 황의정
공연기간: 2014년 7월 26일~7월 30일
공연장소: 선돌극장
티켓가격: 전석 2만원
황정은 기자 hju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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