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괴벨스 극장’ 이은준 연출 “나치 시대, 어긋나버린 천재의 삶으로 오늘을 되비춘다”

[인터뷰] ‘괴벨스 극장’ 이은준 연출 “나치 시대, 어긋나버린 천재의 삶으로 오늘을 되비춘다”

최종수정2018.09.23 17:45 기사입력2016.09.0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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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혁 작가와 힘 합쳐 ‘권리장전2016-검열각하’ 꾸민다

▲ 연극 '괴벨스 극장(연출 이은준)'의 이은준 연출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 연극 '괴벨스 극장(연출 이은준)'의 이은준 연출을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검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무대를 채우고 있다. 연극인들의 저항 페스티벌 ‘권리장전2016-검열각하’를 통해서다. 축제의 막바지에 다가서고 있는 9월 또한 각기 다른 매력의 네 작품이 찾아온다. 시작을 알린 연극은 그 이름만으로도 검열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 독일 나치스 정권의 선전장관을 지냈던 파울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 1897~1945)를 중심으로 한다.
 
올해 연우소극장 무대에 살아난 연극 ‘괴벨스 극장(연출 이은준)’ 속 괴벨스는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던질까. 작품을 지휘한 이은준 연출을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괴벨스의 이야기를 생각한 건 오세혁 작가의 아이디어였다. 이 연출은 직접 글을 쓴다면 극이 마냥 어렵고 무겁게 나올 것 같을 것을 걱정해, 여러 작품을 통해 개인의 자유와 인권에 대해 그려오던 오세혁 작가를 떠올렸다. 이후 오 작가가 기꺼이 참여의 뜻을 밝혔고 “괴벨스라는 인물을 말하고 싶다”는 제안으로 이 연출의 그림을 보다 선명하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괴벨스 특강’이라는 이름의 연극을 구상했다. 괴벨스의 삶과 방향을 강의하는 형식의 공연이었던 것. 그러나 ‘괴벨스 극장’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극은 나치 패망 직전의 괴벨스로 시점이 옮겨갔다. 무대 위 괴벨스는 딸에게 죽음을 강요하고 죽음마저 마음껏 선택할 수 없는 삶을 토로하는 딸에게 제 인생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괴벨스는 실제 히틀러가 망하자 온 가족과 자살하는 것으로 삶을 마감한 바 있다.
 
▲ 이은준 연출은 "처음 계획보다 많은 인물이 등장할 것 같다. 박완규 배우님을 필두로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해서 믿을 수 있다"며 "배우들과 대본을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면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 이은준 연출은 "처음 계획보다 많은 인물이 등장할 것 같다. 박완규 배우님을 필두로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해서 믿을 수 있다"며 "배우들과 대본을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면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괴벨스 극장’ 작업에 임하며 이 연출은 대본의 모든 것을 오 작가에게 일임했다. 그가 그려낼 이야기에 대한 단단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완성된 작품 안에서 두 연극인이 관객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 연출은 “오래전 독일에서 있었던 일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을 수 있다”고 설명을 이었다.
 
“히틀러와 처음 만나는 과정부터 괴벨스의 삶 순간순간이 풍자적으로 그려질 예정입니다. 어떻게 나치의 사상을 만들어갔는지, 사람들을 어떻게 세뇌했는지. 그의 삶을 좀 더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요. 아울러 괴테나 브레히트가 될 수도 있었던 천재가 콤플렉스로 인해 어떻게 변해가는 지도 만나볼 수 있죠. 똑똑한 사람에게 칼자루가 쥐어졌을 때 사상이나 세상을 보는 시점에 따라 어떤 결과가 일어나게 되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 거예요.”
 
이번 9월 ‘권리장전2016-검열각하’ 무대에는 현대 사회를 풍자하는 작품이 주를 이룰 예정이다. 이 연출 또한 “대놓고 우리 사회에 대해 논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히틀러와 괴벨스 대사를 듣다 보면 현재 우리나라가 앓고 있는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 같다”며 극 전반에 녹아 있는 풍자를 강조했다.
 
극 중 배경을 고물상으로 정한 것 또한 “독일이라는 한정된 배경을 벗어나 낡고 너덜거리는 종말의 느낌 속에 오늘을 비춰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모든 게 빛이 바래버린 공간 속에서 찬란했던 한 사람의 삶을 보고, 또 그 안의 이면들을 논하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 이은준 연출은 "첫 공연이 올라가는 날 제일 떨리고 긴장되고 즐겁다"며 "관객과 처음 함께하는 날이다. 관객 앞에 섰을 때 공연은 완성되는 것 같다. 첫 공연 때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아이디어가 생기기도 하고, 내 연출에 대해 돌아보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 이은준 연출은 "첫 공연이 올라가는 날 제일 떨리고 긴장되고 즐겁다"며 "관객과 처음 함께하는 날이다. 관객 앞에 섰을 때 공연은 완성되는 것 같다. 첫 공연 때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아이디어가 생기기도 하고, 내 연출에 대해 돌아보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뉴스컬처)    ©박남희 기자



이 연출은 2001년 국립극단 연출부 연수 단원으로 연극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성적에 맞춰 진학한 학교에서 연극을 진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거기에 전염됐다. 이후 박근형 연출의 극단 골목길에서 연극과 함께했고, 현재는 2014년 창단된 극단 파수꾼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단 한 번도 다른 일을 해본 적이 없고, 오로지 연극만이 자신의 길이라고 생각했던 그에게 지난해 연극 검열 사태는 한 편의 코미디같은 일이었다. 가까운 박근형 연출의 검열 사태가 있었고 팝업 씨어터 논란까지 연이어 벌어졌다. 이 연출은 모든 일을 마주하며 웃음을 참지 못했고 “정말? 지금 2015년인데?”라고 되물었다. 연극인으로서 시대를 비추며 공연을 해왔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을 따라갈 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게 정말 코미디 같지 않나요?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게 먼저 신기했던 거 같아요. 그 다음에는 정말 후진국이라고 생각했죠. 우리나라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 시간이었달까요? 개인적으로는 속상하고 반성도 됐어요. 일반 시민이 연극에 크게 관심이 없다는 걸 새삼 깨닫기도 했고, 예술이 사회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을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하는 건데 그동안 안일했다는 생각도 했어요.”
 
때문에 이 연출은 ‘권리장전2016-검열각하’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에게는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공연이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고, 많은 이들, 나아가 관객과도 함께해야 의미가 있는 일이기에 “이렇게 많은 이들이 무언가를 지키고 싶은 염원 하나로 한 극장에 모인다는 것” 자체로 뜻 깊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어떤 거대한 힘에도 연극인들의 연극에 대한 진심과 사랑은 굴하지 않는다는 것,무릎 꿇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하고 싶은 연극은 관객들 피부에 가 닿은 이야기, 질문을 던질 수 있고 함께 논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함께해주는 관객분들께도 이 마음을 좋은 공연으로 보여드리고 싶다”라는 포부를 다졌다.


[프로필]

이름: 이은준
직업: 연출가
소속: 극단 파수꾼
연출작: ‘페드라의 사랑’ ‘레지스탕스’ ‘마라,사드’ ‘아침 드라마’ ‘속살’ ‘하늘은 위에둥둥 태양을 들고’ ‘돌고돌고’ ‘화학작용2 오르다편 4주차’ ‘새마을 만세’ ‘택배왔어요’ ‘도장 찍으세요’ ‘괴벨스 극장’ 외
 
(뉴스컬처=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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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is@newsculture.tv<저작권자ⓒ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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