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①] '호프' 이승헌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공감될 거라 믿어요"

[NC인터뷰①] '호프' 이승헌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공감될 거라 믿어요"

최종수정2019.01.30 01:51 기사입력2019.01.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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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헌이 말하는 뮤지컬 '호프'

[NC인터뷰①] '호프' 이승헌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공감될 거라 믿어요"

*뉴스컬처에서 새롭게 인터뷰 코너 '서정준의 원픽'을 진행합니다. 무대에서 관객을 웃고 울리는 배우들부터 미래의 예비스타까지 서정준 객원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만난 이들을 알아보는 인터뷰입니다.


[서정준의 원픽] 2019년. 새로운 대세가 될 수 있을까? 그를 주목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지난 17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뮤지컬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하 호프)'에 출연한 배우 이승헌을 만났다. 20일 막공을 마친 뮤지컬 '호프'는 3월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을 예정한 작품이다. 카프카의 미발표 원고에 관한 소송 실화를 바탕으로 전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원고 'K'와 함께 살아온 여주인공 '에바 호프'의 삶을 다뤘다. 김선영, 차지연, 고훈정 등 화려한 캐스팅과 함께 탄탄한 완성도, 뚜렷한 메시지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승헌은 젊은 호프가 전쟁 중에 만난 '카델' 역으로 관객과 만났다. 호프에게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안겨주는 인물로 작품의 거의 유일한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 '마마돈크라이'로 데뷔 후 '록키호러쇼'를 거쳐 '6시퇴근'과 '호프'까지 연이어 출연한 이승헌은 '호프'에서도 그만이 가진 청년미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다소 늦은 데뷔지만, 그만큼 열심히 하려는 마음으로 가득하다'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에게서 큰 키만큼이나 큰 열정이 느껴졌다.

[NC인터뷰①] '호프' 이승헌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공감될 거라 믿어요"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뮤지컬 배우 중 최장신인 이승헌이라고 합니다. 신성록 선배님보다 제가 더 큰 걸로 알고있어요(웃음). 배우 중에 저렇게 큰 배우가 있었나? 하실 것도 같아요. 별명도 있어요. 라마라고(웃음). 키에 대한 이야기나 관심도 좋아요. 여러분이 우연히 키 큰 배우들을 생각해보면 '역시 이승헌 아닌가'라고 한 번이라도 더 봐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재미있는 자기소개네요(웃음). 그렇다면 최근 근황을 한 번 이야기해볼까요.

최근에는 작품을 두 가지 하고 있어요. 드림아트센터에서 '6시퇴근', 아르코예술극장에선 '호프'. '6시퇴근'에선 비정규직 사원 '장보고' 역을 맡고 있는데 '호프'의 '카델'과는 상반된 캐릭터죠. '6시퇴근'에서 느낄 수 있는 배역의 재미와 '호프'에서의 재미가 너무 달라서 몇몇 분들은 동시에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힘들지 않냐고 걱정해주시기도 해요. 물론 배우들에겐 동시에 두 캐릭터를 소화한다는 게, 겹치기라는 게 힘들지 않냐는 질문이 많은 편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는 이럴 때 더 집중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 같아요.

공연 외의 근황이라면 헬스를 하고 있어요. 전작 '록키호러쇼' 때문에 취미처럼 시작했다가 요즘엔 잠깐 쉬고 있어요. 그래도 맨손운동으로 체형만 유지하고 있는 정도에요. 집돌이에 가까워서 집, 공연, 집, 공연을 반복 중입니다.

[NC인터뷰①] '호프' 이승헌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공감될 거라 믿어요"

뮤지컬 '호프'에 출연하고 있어요. 물론 좋은 완성도로 관객들의 환호를 받고 있는 작품이지만, 제가 보기에는 한국 사람이 쓴 창작 뮤지컬에서 과연 홀로코스트 같은 이야기가 진정성 있게 다가올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어요.

우선 이승헌이라는 배우가 '호프'라는 작품을 접했을 때, 지금과는 시대도 배경도 다른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실존인물인 에바 호프에 관해서도 찾아보고 그의 일대기나 시대적인 이야기를 찾아봤어요.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각색된 내용도 있어요. 그래도 그렇게 공부하면서 이야기 속에서 카델, 호프, 베르트를 찾아내 공감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처음에 대본만 봐선 이해가 안 됐어요. 사랑한다면서 왜 돈때문에 그렇게 갑자기 배신할까 싶었죠. 그래서 씬을 진행하며 직접 느껴봐야겠다 했죠.

'호프'는 런스루를 다른 작품보다 2주정도 빨리 했어요. 여러 캐릭터들이 나오는데 각자의 배경, 사정을 보여주는 씬이 짧거든요. 그래서 연출님이 배우들이 그 상황을 직접 느껴보자 해서 런스루를 빨리 당겼죠. 호프의 전체 전사를 접하고 나니 카델이나 베르트 같은 인물이 들어갈 구간이 있더군요. 카델은 물론 나쁜 놈이지만 전쟁을 겪은 젊은 청년이 과연 제정신이었을까 싶기도 해요. 호프를 보고 호프가 아니라 돈을 발견한 거죠.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었다면 사람보다는 물질에 병적으로 집착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는 '호프'가 각 인물의 타당성이 보이는 작품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요.

관객분들 말씀도 처음 봤을 때는 '아니 여기서 왜?'가 있는데 두 번 보면 거기가 이해되면서 다른 '왜'가 생기셨대요. 배우들도 작품을 만들면서 점점 풀렸고 지금도 공연 올리면서 점점 더 풀리고 있어요. 그런 작품인 것 같아요. 또 한국에서 살고 있는 관객이 다른 시대, 다른 배경의 아픔을 접근하긴 어려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6.25 같은 전쟁상황이 있었잖아요. 서로 다른 나라와 상황이지만 여기에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건 마찬가지니까 공감이 되실 거라고 믿어요.

[NC인터뷰①] '호프' 이승헌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공감될 거라 믿어요"

그렇다면 그렇게 힘들게 연습하고 만든 '호프'를 관객 앞에서 공연한 소감도 궁금하네요. 반응이 무척 좋아요.

연습실에서 씬을 다 돌 때도 관객이 안 계시니까 각 장면마다의 반응을 알 순 없잖아요. 장면마다 박수가 나올 수도 웃음포인트나 눈물이 나올 수도 있죠. 하지만 '호프'는 그 포인트에 대한 감이 없었어요. 어떤 장면일까 싶었죠. 예를 들면 라이선스 작품이라면 이 씬 끝나면 박수 나와요. 이런 게 있는데 창작이라서 그런 가이드도 없고요. 인터미션도 없는 작품이라서 배우로서 과연 어떤 반응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죠.

그런데 첫공 끝났는데 커튼콜 때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리시는 걸 봤어요. 공연 끝날 때까지는 객석을 못 보니까, 훌쩍이는 소리는 들렸거든요. 그런데 다 끝나고 암전. 커튼콜을 하는데 정말 다들 일어나서 눈물을 닦으시며 박수치시는 거에요. 무척 감격스러웠어요. 관객에게 '호프'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그 메시지가 잘 전달된 기분이라서 너무 좋았어요. 배우로서 뿌듯했어요. 우리가 관객과 잘 소통했구나 싶었죠.

그렇다면 이번 작품을 출연하며 배우로서 성장한 지점도 있겠어요.

물론이에요. 저는 같이 하시는 선배님들이 저랑 정말 비교되지 않는 경력을 지닌 분들이 많으시잖아요. 저는 신인이고요. 작품마다마다 성장해야하는 신인이죠. 사실 이번엔 작품 들어가며 그래도 무대에서 배우라고 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좀 들었었어요. 네 작품째 연속으로 공연하는 중이고, 그동안 관객들에게 박수를 받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엔 이렇게까지 많은 인원과 함께 정극을 하는 건 처음이에요. 집중력이란 걸 좀 더 배웠어요. 105분이란 시간을 끌고 가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집중하고 쌓아가는 게 이런 거구나 느꼈죠. 이전까지의 제 작품은 극의 전체를 나오지 않고 중간중간 집중력을 발휘해서 끼어드는 역할이었거든요. 호프는 전체 배우가 모두 극 내내 집중력을 갖고가야만 하는 극이라서 그런 점을 크게 배웠어요. 아직 부족하구나 싶고 반성하고 있어요. '호프'를 하며 이런 고민이 가장 커졌죠. 내가 어떤 배우가 돼야하고 어떤 걸 채워야할까 싶어서 고민 끝에 그동안 써왔던 노트도 이번에 가장 길어졌어요.

[NC인터뷰①] '호프' 이승헌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공감될 거라 믿어요"

연강홀까지 가야하는 작품입니다. 공연을 더 오랫동안 할 수 있으니 아무래도 기쁘겠어요.

저는 이승헌이란 배우로서 '호프'가 아르코예술극장에서 끝났으면 정말 아쉬웠을 것 같아요. 배우는 욕심이 있잖아요. 내가 작품을 하면 그걸 통해 얻어갈 수 있는 게 분명히 있잖아요. 저도 그게 무척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연강홀에 가서도 더 많은 걸 배우고 찾을 것 같아요. 공연이란 게 큰 틀은 변하지 않아도 하면 할수록 매회 다른 게 있잖아요. 연강홀에선 또 무엇을 배울까 찾을 수 있을까 기대감이 생겨요.

막연히 좋았다. 나빴다. 그런 이야기보다는 배우로서의 성장에 집중하고 있네요. 보통은 쉽게 하기 어려운 이야기인데 반성도 확실히 하고 있고요.

앞으론 어떻게 될까.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계속 걸어가고 있긴 해요. 하지만, 사람들은 주어진 길을 가면서도 서로 생각이 다르잖아요. 어떤 배우가 될까. 어떻게 해야할까 하루도 빼놓지 않고 생각했어요.

저는 아직 한 번도 완전히 개운하게 공연을 마친 적이 없어요. 늘 고민이 앞섰죠. 다음 번엔 어떻게 개선할까 어떻게 찾아낼까 하고요. 어떤 날은 제가 좋아하는 선배님이 그 고민이 널 발전시킬 거니까 앞으로도 계속 그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앞으로도 스스로 피드백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다보면 보고 싶은 배우가 되지 않을까 좀 기대하고 있어요. 그래서 빨리 서른 다섯 정도 되고 싶어요(웃음).


[뉴스컬처 서정준 객원기자]



서정준 객원기자 newsculture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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