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②]조형균X장지후가 말하는 찰떡 호흡·'관념캐'·행복의 순간

[NC인터뷰②]조형균X장지후가 말하는 찰떡 호흡·'관념캐'·행복의 순간

최종수정2019.05.04 14:47 기사입력2019.05.04 14:30

글꼴설정
뮤지컬 '호프'에 출연 중인 배우 조형균과 장지후를 만났다. 사진=윤현지 기자

뮤지컬 '호프'에 출연 중인 배우 조형균과 장지후를 만났다. 사진=윤현지 기자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2018년 뮤지컬 '마마돈크라이'로 처음 만난 조형균과 장지후는 이어 '더 데빌', '호프'를 통해 세 작품을 연달아 함께 했다. 돈독한 우애를 입증하듯 두 사람은 인터뷰 장소에 들어설 때부터 인터뷰를 마칠 때까지 웃음을 멈추지 않았고, 함께한 시간이 길었던만큼 서로의 에피소드도 끝없이 풀어놨다.


조형균에 대해 묻자 장지후는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형균이 형을 좋아한다. 형 팬카페에도 들어가봤다"며 수줍게 웃었다. 조형균 역시 "지후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는 배우였다"며 극찬했다. 두 사람은 인터뷰 내내 자신을 낮추고 서로를 치켜세웠다.


두 사람의 웃음이 멈출 때는 자신의 꿈과 목표를 이야기할 때였다. 진지한 얼굴에는 열정이 깃들어 있었다.


-1년 만에 세 작품이나 함께 했는데, 호흡이 남다를 것 같다. 연기 파트너로서 서로는 어떤 존재인가.


(조)이제 척하면 척, 딱하면 딱이다.(웃음) 지후는 열린 배우다. 동생인데도 지후한테 많이 배운다. 완전 학구파다. 배우들끼리 작품에 대한 얘기를 할 때 조금 민감할 수도 있고, 미묘한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지후는 다 열려있다. 다 받아 들여준다.


'마마돈크라이'는 두 역할이 거의 따로 하지 않나. '더 데빌'에서도 나는 보통 X-black과 맞추는 부분이 많고. 그래서 오히려 '호프' 하면서 지후한테 정말 많이 배웠다.


(장)배우한테 제일 중요한 게 상상력이라면 형균이 형은 상상력을 잘 끌어내주고 자극 시켜주는 사람이다. 형이 말했듯이 '더 데빌'이나 '마마돈크라이'에서는 같은 주제로 대화를 나눌 일이 없었다. '호프'에서는 같은 역할, 같은 주제로 얘기를 나누니까 정말 좋았다. 형이랑 얘기를 하고 있으면 정말 상상이 끝도 없이 나온다. 상상을 한다는 것은 이것저것 만들어 낼 수 있는 부품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형을 아는 사람들은 다 공감하겠지만 형균이 형은 연습실을 밝혀주는 사람이다. 형이 등장하면 형광등 켠 느낌.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본인도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나쁜 사람들은 쉽게 볼 수도 있고 우스운 사람으로 볼 수도 있는데 형은 그런 중심을 확실하게 잡는다.


그래서 '저 형은 어디서 에너지가 생기는 걸까?' 생각했었다. 어느날 형 차를 타고 집에 가는데 형이 차에서 잔잔한 뉴에이지를 듣더라. 그걸 보고 '이 형도 이런 시간이 필요하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조)퇴근 할 때는 편안한 음악을 듣는다. 사실 지후한테 들킨 거다. 그때 들은 것도 아니고 재생했던 목록이 떠서. 저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 항상 밝은 형이고 싶었는데.(웃음)


-실제로 에너지의 원천이 뭔가.


(조)예전에 뮤지컬을 관두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그 때 좋은 선배들을 만난 게 계속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공연을 하면서 팀워크가 무조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무대에서 배우가 배우를 믿는다. 그러면서 경험이 없는 배우들도 성장을 하는 거고, 그렇게 좋은 배우들이 계속 생겨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출근 하는 게 너무 재밌다. 얼른 연습하러 가고 싶어서 일찍 일어나게 된다. 그렇게 재미있게 연습 하다보면 팀워크와 시너지가 생기고, 우리가 할 수 있는게 100이라면 공연에서는 100 이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공연이 아무리 잘 돼도 나중에 그 공연에 참여한 배우가 '너무 힘들었어'라고 얘기하면 너무 슬플 것 같다. 자기가 했던 공연에 대해 '너무 재밌었다. 너무 행복했지'라고 회상할 수 있는 게 더 좋지 않을까. 나도 '형균이 잘하는 배우지'라는 말보다는 '형균이랑 하면 재밌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뮤지컬 '호프'에 출연 중인 배우 조형균과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윤현지 기자

뮤지컬 '호프'에 출연 중인 배우 조형균과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윤현지 기자


-조형균 배우는 질투부터 외계인, 선, 원고지까지 인간이 아닌 캐릭터를 연이어 연기하고 있다. 캐릭터를 해석하는 방법이 다를 것 같은데.


(조)흔히 '관념캐'(관념 캐릭터. 실제 인물이 아닌 추상적 개념을 하나의 캐릭터로 만든 것)라고 얘기 하시는데, 처음에는 진짜 힘들었다. 사람이면 나의 성향에서 출발해서 계속 연구를 할텐데. 그런데 작품 속에는 그 관념을 시작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다. 그 캐릭터에서 출발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러면서 제 스타일대로 푸는 거다. 정답을 알 수 없는 것이다 보니 우선 아이디어를 막 던져본다. 요즘은 그게 더 재밌다. 배우로서 공부도 많이 되는 것 같다. 이런 캐릭터들은 포지션이 진짜 중요하다. 어디에서 누구를 바라보고, 어디에 위치해 있냐에 따라 드라마가 굉장히 많이 바뀐다. 그런 부분을 많이 연구한다.


'호프' 연습할 때 연습실에는 세트가 없으니까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더라. 실질적인 연습은 무대 들어와서 했다. 3인칭일 때의 K와 1인칭일 때의 K가 줄 수 있는 효과를 무대에서 계속해서 확인했다. 위치를 잡기 위해 한 장면 당 20번 씩은 움직인 것 같다.


근데 이제 사람 하고 싶다. 사람으로 돌아올테니 기대 많이 해달라.(웃음)


-그럼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가 있나.


(조)살인자.(웃음) '쟤 진짜 최악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보통 따뜻하고 인간적인 역할을 많이 해왔다.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찾기 위해서 이런 모습을 탈피하고 싶기도 하다. 이룰 수 없는 거를 정해놔야 꿈이니까. 만약에 다음에 그런 역할을 해버리면 바로 꿈을 이뤄버리는 것 아닌가.(웃음) 새로운 작품에 대한 갈증도 늘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배부른 소리다. 이미 제가 했던 공연을 다시 올릴 때 저를 써주신다는 건 저를 믿어주신다는 거니까.


-그렇다면 배우 조형균이 아닌 인간 조형균의 목표는 뭘까.


(조)지금처럼 살았으면 좋겠다. 현재에 만족한다. 말로는 '사람 역할 하고 싶다'고 하지만 그냥 지금 공연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그 과정이 좋다. 일을 하고 있다는 증거 아닌가. 일이 없으면 배우들도 힘들다. 그러니까 너무 행복하다. 일이 있다는 게. 놓치지 않을 거다.(웃음)


뮤지컬 '호프'에 출연 중인 배우 장지후와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윤현지 기자

뮤지컬 '호프'에 출연 중인 배우 장지후와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윤현지 기자


-장지후 배우는 '마마돈크라이'로 얼굴을 알린 뒤 쉬지 않고 작품을 하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장)고마운 날들의 연속이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체력적으로 힘든 게 중요하지 않을 만큼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 지금도 행복하게 하고 있다. 특히 뮤지컬 '킹아더'가 물이 올랐다. 열매로 치면 가장 잘 익은 단계다. 많이 보러와 달라.(웃음)


-일 년 새에 여섯 작품이나 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순간을 꼽자면.


(장)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아무래도 '마마돈크라이'다. 첫 번째로 한 회사 작품이었고, 형균이 형도 거기서 처음 만났다. 백작이라는 캐릭터도 처음 만났고, 소극장도 처음이었고 관객을 그렇게 가까이에서 만난 것도 처음이었다. 모든 것이 처음인 작품이었다.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순간은 '호프'. K로서 무대 위에 있는 그 순간. 나무 사이로 비치는 주황색 조명들이 너무 좋다. 어릴 때부터 노을의 색깔을 제일 좋아했다. 어쩔 땐 분홍색이기도, 주황색이기도, 보라색이기도 한. 나한텐 '호프'가 그런 작품이다. '호프'는 정말 못 잊을 것 같다.


호프가 처음으로 과거를 상상하는 장면에서 K는 뒤에 앉아있는데, 그때 나무에서 나오는 조명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냥 작품에 빨려 들어가게 된다.


-백작부터 클로팽, 존 파우스트까지 확실한 캐릭터를 지닌 인물을 주로 연기하고 있다. 캐릭터를 구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나.


(장)나에게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부분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캐릭터 구축이라는 게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건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주변에서 어떻게 해주는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만의 계획으로는 안 된다. 그래서 내가 구축한 캐릭터가 장면에 잘 어울리는지, 이로 인해 다른 인물들이 불편하지는 않은지 많이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어쨌든 다 나다. 나에게 있는 걸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저도 거칠고 악한 캐릭터를 많이 해보고 싶다. 어쩌다 보니 잘생긴 캐릭터를 하고 있는데 죄송한 마음이다.(웃음) 더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쉬지 않고 달려온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을까.


(장)개인적으로 연극을 너무 해보고 싶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아직도 많이 있다. 더 큰 퍼즐을 맞춰 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물론 지금도 쉬운 건 아니지만 더 촘촘하고 디테일한 이야기들을 상상해보고 싶고, 내가 상상한 이야기들을 관객들에게 소개해주고 싶다. 몸은 크지만 조금 더 작은 단위의 연기를 해보고 싶다.(웃음)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좋은번호가 좋은 기운을 나만의 골드넘버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