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외쳐, 조선!' 양희준 "경영학도에서 배우로…잘해야 한다는 부담 떨쳐냈어요"

[NC인터뷰]'외쳐, 조선!' 양희준 "경영학도에서 배우로…잘해야 한다는 부담 떨쳐냈어요"

최종수정2019.08.01 18:51 기사입력2019.08.0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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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외쳐, 조선!' 양희준 "경영학도에서 배우로…잘해야 한다는 부담 떨쳐냈어요"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무한한 매력을 지닌 신인이 나타났다.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탁월한 가창력과 능청스러운 연기, 또렷한 발음과 섬세한 감정 표현까지.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연출 우진하, 제작 PL엔터테인먼트·럭키제인타이틀/이하 '외쳐, 조선!')을 통해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양희준은 전무후무한 매력으로 단숨에 관객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경영학도에서 배우로, 늦깎이 신입생에서 무대 위 당당한 주인공으로 거듭난 양희준. 흔히 찾아보기 힘든 '승승장구' 행보에 "연기가 타고났나 보다"며 장난스럽게 칭찬하자 양희준은 빠르게 손사래 치며 "운이 타고났다"고 수줍어했다. 이처럼 양희준은 인터뷰 장소를 겸손과 웃음으로 가득 채우며 앞으로 계속될 그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외쳐, 조선!'은 시조가 국가 이념인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시조 활동이 금지된 상황에서 조선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비밀시조단 골빈당의 이야기를 그린다. 양희준은 골빈당의 일원이자 타고난 시조 창작 능력을 지닌 단 역을 맡았다.


양희준은 학교 공연부터 쇼케이스, 본 공연까지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외쳐, 조선!'과 함께 하고 있다. 그런 그가 처음 '외쳐, 조선!'을 보고 느낀 점은 "물음표가 생기는 작품"이었다.


그는 "보통 텍스트를 읽고 그려지는 그림이 있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텍스트만으로는 상상할 수가 없었다. 물음표가 많았다. 그런 부분이 더 호기심이 생기게끔 했다. 연습에 들어갔을 때에서야 이 텍스트가 이 장면을 위한 거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그림이 그려졌다"고 말했다.


[NC인터뷰]'외쳐, 조선!' 양희준 "경영학도에서 배우로…잘해야 한다는 부담 떨쳐냈어요"

단이라는 인물을 만들어오며 고민도 깊었다고. 양희준은 "연출님은 단이라는 캐릭터와 제가 많이 닮아 있으니 제 모습을 많이 꺼내면 좋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처음에는 편하게 구축했다. 근데 학교 공연에서 쇼케이스로, 본 공연으로 발전되는 단이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다 보니 제 성격 이상으로 캐릭터에 맞는 고민을 하게 됐다. 조금 더 입체적인 단이를 고민했다. 단순히 한 면이 아닌, 단이가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으면서 어두운 면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외쳐, 조선!'은 지난 6월 개막했다. 양희준에게 첫 공연을 올린 후의 소감을 묻자 "오히려 덤덤했다"고 대답했다. 그는 "본 공연에 오기까지 긴 시간이 흘러서 그런가 홀가분했다. 회차를 거듭해나가면서, 그래도 '어제보다 더 나은 공연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매일 반복 되는 것 같다. 지금의 수준에 머물러 유지한다기보단 계속 더 발전된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연습하는 과정이다 보니 아무래도 배우들의 에너지만으로 진행이 됐었어요. 그런데 무대에 오르니 관객분들이 있으시고, 조명도 있고 도구도 있죠. 그래서 연습할 때 이상의 에너지가 와요. 배우들도 그 에너지를 받고 또 다른 호흡이 나와요. 저도 연습 때와는 다른 에너지를 받으면서 감정이 더 증폭되는 것 같습니다."


양희준은 자신이 연기하는 단을 "천진난만하고 개구쟁이에 남의 눈치 보지 않는, 좋게 보면 당당할 수 있겠지만 나쁘게 보면 되게 혼자 사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게 초반에 제가 구축했던 캐릭터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더 심층적으로 분석했을 때, 단이는 겉으로만 그런 거지 사실 상처도 많고 외로움도 있고 콤플렉스도 많은 친구다. 그렇게 행동하는 게 관심을 받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 같다. 단이는 혼자 있는 게 익숙하고 당연했다. 유일한 친구가 자모였다. 그래서 시조를 놀이 삼아서 자모의 무덤 앞에서 논 것"이라고 캐릭터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드러냈다.


단으로 살아가는 시간이 계속되며 성장해가는 양희준과 작품 속에 멈춰있는 단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양희준의 목표였다. 그는 "오랫동안 단이를 연기하다 보니 단이의 시간은 멈춰 있는데 양희준의 시간은 계속 지나더라. 시간이 지나면서 양희준이라는 사람은 변화하지 않나. 그런 부분이 단이에게서 보여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나는 점점 무게가 생기는데 단이는 깃털처럼 가벼운 친구다 보니 그걸 유지하기 위해 계속 철없이 있었다. 단이가 곧 저다. 제 성격을 많이 담은 인물이다"라고 웃었다.


[NC인터뷰]'외쳐, 조선!' 양희준 "경영학도에서 배우로…잘해야 한다는 부담 떨쳐냈어요"

'외쳐, 조선!'은 국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춤, 랩과 시조를 접목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만큼 배우들의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다. 양희준에게 연습 과정에서의 고충을 물었다.


그는 "다 잘하려다 보니 오히려 그 부족함이 절실히 드러났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더 어려웠는데, 나중에는 그런 부담들을 떨쳐내고 잘하려고 한다기보단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다가갔다. '랩을 잘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리듬 있는 말들을 더 능숙하게, 나만의 방법으로 표현을 해야지'라고 하다 보니 더 자연스러워졌다"고 속내를 전했다.


단 역에는 양희준과 함께 이휘종, 이준영(유키스 준)이 캐스팅됐다. 양희준은 "각자의 생각과 장점을 공유해서 캐치할 수 있는 부분을 캐치했다. 준영이는 춤을 오래 하던 친구라 확실히 다르다. 그건 공유를 한다고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래도 준영이가 팁을 많이 준다. 휘종이는 저희보다 오랫동안 작품을 해왔어서 연기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준다. 저와 준영이의 모니터링을 많이 해준다. 그게 정말 고맙다"고 두 사람을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준영이는 섹시한 반항아의 느낌이 있다. 그 피지컬에서만 나올 수 있는 멋이 있다. 휘종이는 워낙 꾸밈없고 순수한 친구라 그 모습이 무대에서 단이로서 나온다. 그래서 쉽게 상처를 받고, 그 상처로 인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단이가 나오더라"고 각자의 단을 이야기했다.


"저랑 휘종이가 동갑이에요. 준영이는 막내고. 그런데 셋이 있으면 준영이가 가장 어른스러워요. 저와 휘종이가 애 같으면, 그걸 준영이가 잡아주죠. 휘종이도 한 번씩 형의 면모를 보여줄 때가 있어요. 저는 그 둘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세 사람 중 제 포지션이 막내예요."(웃음)


양희준은 이휘종과 이준영은 물론, '외쳐, 조선!'을 함께 하는 모든 배우의 '합'을 강조했다. 그는 "합이 너무 좋다. 무대에서 그게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좋은 합들로 인해 생기는 케미가 잘 나타나서 좋다. 신인 배우도 많고 베테랑 선배님들도 많은데 각자 위치한 곳에서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신인은 신인다운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늘 화기애애하다. 선배님들은 중심축을 잡는 역할을 너무 잘해주신다. 특히 무대 위에서. 근데 연습할 때는 그냥 친한 형 같다. 장난도 많이 치고 편한 분위기를 조성 시켜 주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NC인터뷰]'외쳐, 조선!' 양희준 "경영학도에서 배우로…잘해야 한다는 부담 떨쳐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그는 "너무 많다"고 미소지었다. 그러면서 "승용이 형도 그렇고, 민철이 형도 분위기 메이커다. 경수 형은 너무 재밌다. 귀여운 '아재미'가 있다. 경수 형이랑 있으면 해바라기가 된다. 형을 바라보면서 저도 모르게 웃고 있다. 개그 코드가 잘 맞는다. 형은 가만히 있어도 웃기다. 창용이 형도 너무 웃기시지만 선배님들 사이에서는 당해내지를 못하신다.(웃음) 오히려 젠틀하고 따뜻한 형이다. 공연 안 하는 날에도 너무 보고 싶고 생각난다"며 쉴 새 없이 함께 하는 배우들의 칭찬을 이어갔다.


극 중 단은 자신에게 얽힌 비밀을 알고 여러 사건을 겪으며 성장해 나간다. 양희준을 성장하게 해준 것에 대해 물었다. 그는 단숨에 "연출님"이라고 대답했다. 우진하 연출은 양희준에게 친구이자 선배, 그리고 스승이었다.


양희준은 "인터뷰할 때 자기 얘기 많이 하라고 해서 말하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장난스럽게 웃었지만 이내 진지한 눈빛으로 답변을 시작했다. 그는 "정말로 제 연기 가치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게끔 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일단 신입생 때부터 연출님을 만났다. 처음에는 본능적으로 연기를 할 때가 많았다. 장단이 될 수 있지만, 단점으로 주변에 대한 배려가 없어질 수가 있다. 연출님이 그런 부분을 잘 잡아준다. 스스로의 틀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시기도 한다. 그 틀 안에서는 자유롭게 해도 괜찮은데, 틀을 벗어나면 나만 돋보이려고 하기 십상이다. 지금까지도 연기는 물론 연기 외적으로도 조언 많이 해주시곤 한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이 정도면 좋아하시겠죠?"라며 다시 호탕하게 웃었다.


"다 같이 잘 돼서 너무 행복해요. 원래 연습실도 없어서 학교 복도에서 모기 물리면서 연습했어요. 시멘트 바닥에서 구르기도 하고. 지금은 연습실에 에어컨도 있고 앰프도 있어요. 쾌적합니다."(웃음)


[NC인터뷰]'외쳐, 조선!' 양희준 "경영학도에서 배우로…잘해야 한다는 부담 떨쳐냈어요"

29살. 신인이라기엔 적지 않은 나이다. 경영학도였던 양희준은 군대를 다녀온 뒤 본격적으로 오랜 꿈이었던 연기를 시작했고, 24살의 나이에 서울예술대학교 연기과의 신입생이 됐다.


그는 "예전에는 막연하게 꿈꿨었던 연기가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과 부딪히게 되니 정말 절실해지더라. 원래부터 연기에 꿈이 있었지만 연기를 시작하기엔 겁이 났다. 아무래도 보통 다들 취업을 생각하지 않나. 그래서 학교를 간 건데, 경영학과에서 수업을 듣다 보니 나는 취업은 진짜 안 되겠다 싶었다. 정말 열정을 쏟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하다가 과거의 꿈을 구체화해보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대학 입시부터 배우 데뷔까지. 막힘없는 상승세에 자만할 법도 했지만 그는 "제가 운이 되게 좋다. 이례적인 일들을 경험하고 있다. 신인이 이렇게 주인공을 맡게 되는 것도 이례적이고, 지금 나이에 신인으로 눈에 띄는 것도 흔치 않다고 들었다. 학교 작품이 밖으로 나온 것도 이례적이다. 운도 좋고 인복도 타고났다. 주변에 좋은 분들이 정말 많다"고 모든 공을 운에 돌리며 수줍어했다.


뮤지컬 무대 데뷔와 동시에 호평을 받고 있는 소감을 묻자 역시나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일단 공연을 하는 재미에 빠졌다. 사실 '오디션이 많아졌다' 혹은 '팬분들이 생겼다' 정도로 체감하고 있다. 그런 체감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더 많이 준비하고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조심스럽게 책임감도 든다"고 이야기했다.


"관객분들의 좋은 평가를 받아서 제가 빛나는 것도 정말 감사한 부분이지만, 양희준이라는 배우로 인해 작품의 본질과 색이 짙어지고, 빛나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어느 작품에서든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사진=김희아 기자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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