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공연결산②]논란, 또 논란…무대 먹칠한 사건·사고

최종수정2019.12.27 08:00 기사입력2019.12.27 08:00

글꼴설정
[2019공연결산②]논란, 또 논란…무대 먹칠한 사건·사고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작품이 연극·뮤지컬 무대를 채웠다. 신선한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창작 작품은 물론, '믿고 보는' 대형 뮤지컬, 색다른 매력을 안긴 내한 뮤지컬까지 볼거리 풍성한 2019년이었다. 여성 서사를 다룬 작품의 증가와 젠더 프리 캐스팅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작품 외적인 부분의 소음도 끊이지 않았던 한 해였다. 음주운전, 성폭행 등 각종 논란으로 배우들이 끊임없이 구설에 올랐다. 또 공연계 불황과 겹친 제작비 문제 등은 결국 공연을 조기 폐막으로 이끌기도 했다.


▲ 음주운전, 성폭행, 언행 논란…끝없는 구설에 몸살


지난해 연말, 손승원의 '무면허 음주 운전'은 조용했던 공연계를 헤집어놨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다른 차량과 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이었지만, 그가 이미 앞선 음주운전으로 인해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고 심지어는 음주운전 혐의를 차에 동승했던 동료 배우에게 뒤집어씌우려고 했다는 사실까지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지난 8월, 손승원은 항소 끝에 결국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입대를 앞두고 있던 그는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의 실형을 받은 사람은 5급 전시근로역 대상자가 된다'는 병역법에 따라 사실상 군대도 면제받게 됐다. 다만 손승원은 지난 1월 구속됐기에 오는 2020년 6월 석방될 예정이다.


손승원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2월 안재욱도 음주운전으로 논란을 빚었다. 당시 그는 지방 스케줄을 소화한 뒤 술을 마신 후 다음 날 오전 서울로 향하던 중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그는 "참회와 자숙의 의미로 모든 공연에서 하차한다"며 출연 중인 뮤지컬 '광화문연가'와 출연 예정이었던 뮤지컬 '영웅'에서 하차했다. 하지만 불과 2개월 만에 일본에서 팬미팅을 개최했고, 이후 7월에는 연극 '미저리'에 출연하며 무대에 복귀했다.


안재욱과 비슷한 시기 김보강 역시 앞선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 상태에서 운전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그도 출연 예정이던 연극 '세상친구'에서 하차했다.


강성욱과 강은일은 성추문으로 인해 무대에서 사라졌다. 강성욱은 지난 2017년 8월 부산의 한 술집에서 종업원 2명과 술을 마신 후 성범죄를 저질렀고, 이에 지난 7월 강간 등 치상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당시 그는 자신의 얼굴을 대중에게 알린 '하트시그널' 촬영 중이었을 뿐만 아니라 사건 이후 뮤지컬 무대에 올라 관객을 만나기도 했다.


강은일은 지난 9월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정글라이프', '랭보', '432Hz' 등 모든 작품에서 하차했다. 설마 했지만 역시나 범죄 때문이었다. 그는 여성을 강제 추행해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외에도 강타는 양다리 등 스캔들로 출연 예정이던 뮤지컬 '헤드윅'에서 하차했다. 이주빈, 조창희, 김예찬은 SNS 라이브 방송 중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출연 중이던 연극 '히스토리보이즈'에서 하차했다.


이처럼 한 해 동안 끊임없이 연극·뮤지컬계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하자 한 공연 관계자는 "연극·뮤지컬 무대에 논란이 되는 배우들이 모였다는 오해를 받을까 걱정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런 논란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럴 때마다 경각심을 가진다. 배우들 사이에서도 경각심이 생겨야 한다. 대중적으로 인정받는 만큼 책임도 따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2019공연결산②]논란, 또 논란…무대 먹칠한 사건·사고

▲ 공연계 불황→조기 폐막…같은 문제, 다른 대응


공연시장의 규모가 점차 확장되고 있다고 하지만 공연계의 고질병인 자금 문제는 여전했다. 하지만 불황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 이를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따라 관객에게 씁쓸함을 안기기도, 한 줄기 희망을 엿볼 수 있게 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수십 억 원의 투자 사기를 딛고 관객을 만났다. 개막을 3주가량 늦추기는 했지만, 주연 배우들의 출연료를 감액하고 제작비를 절감하는 등 모두가 의기투합하며 결국 공연을 올렸다. 무대 설치 비용을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무대 위에 설치한 객석은 오히려 더욱 생생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의 호응을 이끌었고, 이는 전화위복의 발판이 됐다. 이에 '여명의 눈동자'는 오는 2020년 1월 재연을 앞두고 있다.


반면 지난 10월 연극 '친정엄마'의 제작사 쇼21의 대표 A씨는 여러 작품을 올리며 빚을 지는 등 어려움을 겪자 전국 투어 공연의 판권료를 받은 뒤 잠적했다. 이로 인해 전국 투어 공연이 무산됐을 뿐만 아니라 배우, 스태프들도 임금을 정상적으로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시기 연극 '생쥐와 인간'도 조기 폐막했다. 당시 '생쥐와 인간' 측은 "장기간 이어진 공연계의 불황과 제작사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약속한 공연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예정보다 앞당겨 폐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우를 포함한 모든 스태프에게 정상적인 임금을 지급하고 양해를 구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공연제작사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약속, 책임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모든 업무도 그렇지만, 출연료 지급을 정상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공연을 이어가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공연은 서로의 약속과 신뢰로 이어진다. 세상이 바뀌었고 뮤지컬 시장도 커졌다. 시장이 커지면서 책임감도 커져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좋은번호가 좋은 기운을 나만의 골드넘버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