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②] "완벽주의자? 좋은 사람 되고파", 뮤지컬 배우 이석훈의 바람

[NC인터뷰②] "완벽주의자? 좋은 사람 되고파", 뮤지컬 배우 이석훈의 바람

최종수정2020.01.22 07:30 기사입력2020.01.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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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되고픈, 뮤지컬 배우 이석훈
'웃는남자' 통해 관객들 색안경 벗기고파

[뉴스컬처 김진선 기자] "이석훈을 향한 색안경, 빨리 벗겨드리고 싶어요"


가수 이석훈이 '뮤지컬 배우 이석훈'으로 관객들 앞에 섰다. 이석훈은 지난 15일 동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같이 각오를 밝혔다. '가수가 뮤지컬을?'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실력으로 맞붙고자 한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석훈이 출연하는 '웃는 남자'는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를 배경으로 한다. 끔찍한 괴물을 하고 있지만, 마음만큼은 순수한 그윈플렌을 통해 정의와 인간성이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는 작품이다. 이석훈은 그윈플렌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사실, 분장이며 노래며 다 어려워요. 모든 남자들이 그렇겠지만, 숍에 오래 앉아 있는 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한 시간 동안 벽보고 있기 쉽지 않잖아요. 하지만 '웃는 남자'는 달라요. 제가 평범하게 일상생활 할 때는 안경을 벗고, 가수일 때는 안경을 쓰거든요. 분장을 하면 그윈플렌이 되는 거예요. 특수 분장 하는 순간 확 바뀌는 거죠. 희열이 막 느껴지고, 뭔가가 막 올라와요."

뮤지컬 '웃는 남자'에 출연중인 가수 이석훈. 사진= 김태윤 기자.

뮤지컬 '웃는 남자'에 출연중인 가수 이석훈. 사진= 김태윤 기자.



평소에는 너무나도 싫어하는 숍이지만, 그윈플렌이 되는 과정은 싫지 않다. 오히려 그 순간이 '희열'로 다가온다. 작품을 향한 이석훈의 애정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제가 어머니한테 그. 안경 벗으면 아들, 분장하면 그윈플렌, 안경 끼면 가수 이석훈이라고 해요. 요즘에는 안경을 끼는 게 더 어색해요. 그윈플렌으로 살다보니, 최근 방송 녹화를 하는데 안경 끼는 게 어색하더라고요."


안경이 일상 속 평범한 이석훈, 가수 이석훈, 뮤지컬 배우로서의 이석훈을 불러내는 매개체인 셈이다. 그는 작품 속에 '이석훈' 자신을 투영시키며, 감정을 더하고 있다. 일상에서 느꼈던 사소한 감정까지 떠올릴 정도로 작품에 몰입 중이다.


"마지막 공연 끝나면, 기분이 묘할 거 같아요. 이렇게 한 작품에 애착 갖은 게 있나 싶을 정도로 좋아하고 있어서요. 대중이 생각하는 감미롭고 편안한 노래를 부르는 이석훈이 있고, 그윈플렌을 통해 이석훈 '안의' 인물이 나오고 있어요. 제 성격 등 모든 것들을 무대에서 보일 수 있으니까, 그동안 제가 만났던 자아를 계속 이끌어 내고 있죠. 생활을 하면서 부대낄 때도 있었던 작은 감정조차도 무대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뮤지컬이 너무 재밌어요."


안경을 벗고 일상생활을 하는 이석훈이 마주하는 일상은 '가수' 이석훈이 느끼는 감정과 달랐다. 이는 '웃는 남자'를 임하는 그의 마음과도 맞닿아 있었다.


"신인 때의 저와, 지금 저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너무나도 달라요. 사실 똑같은 사람이잖아요. 그냥 이석훈일 뿐이에요. 안경을 쓰고 벗었을 때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예요. 안경을 벗으면 달라지는 것을 느끼죠. 그윈플렌도 하층민이었다가 귀족이 돼요. 작품을 하면서 '위아래 없다'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돼요. 주연, 조연, 앙상블, 대표, 직원 등 누구를 막 대할 수 없는 가치라는 것을 다시 느끼고 있어요."

뮤지컬 '웃는 남자'에 출연중인 가수 이석훈. 사진= 김태윤 기자.

뮤지컬 '웃는 남자'에 출연중인 가수 이석훈. 사진= 김태윤 기자.



이석훈이 작품에 임하면서 달라진 점도 있을까. 그는 "일상의 본인보다 미쳐있는 내가 매력적으로 보일 때 있지 않나. 속이 너무 신기하다"라고 털어놓았다.


"'웃는 남자'를 보고 지금의 우리 사회의 분위기와 닮아있다고들 해요. 사람 이석훈으로 30대 후반의 남자로서, 책임감 많이 드는 요즘이죠. 선한 영향력까지는 아니더라도 바르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해요."


그러면서 이석훈은 관객들의 '선입견'을 깨고 더 꽉 찬 무대를 꾸미고 싶은 포부를 드러냈다. 때문에 레슨도 꾸준히 받고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 펼칠 ‘뮤지컬 배우 이석훈'이 내보일 무대에 기대가 실리는 이유다.


"하고 싶은 작품도 많고, 많이 배워야 한다는 생각도 해요. 레슨도 꾸준히 받고 있어요. 제가 스스로를 인정하는 선까지. 계속 하고 싶어요. 믿고 듣는 배우는 누구나 배우는 될 수 있지만 잘하는 배우는 되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제게 색안경이 있을 수도 있고요. 잘해도 반신반의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선입견을 빨리 깨는 게 제 목표예요. 그래서 팬들의 피드백도 잘 안보고, 댓글도 잘 안 봐요. 스스로 그 평가에 빠져들까 봐요. 팬들의 응원이 제가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이유긴 하지만, 우선은 색안경을 빨리 벗기고 싶어요."


이석훈 뮤지컬 무대란 어떤 곳일까. 이미 가수로 많은 무대에 섰고, 뮤지컬 역시 세 번째다. 결코 적지 않은 무대이고, 기회인 셈이다.


"저를 혹사 시키는 것을 좋아해요. 일부러 힘듦을 즐기기도 하죠. 목표를 세우지 않고 '어디까지 가보자!'하고 극한으로 치닫는 스포츠를 좋아한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시작이었죠. 그런데에 희열이 있어요.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스스로가 행복한지에 대해 곱씹어 보면 행복해요. 사실 제가 완벽주의자예요. 사소한 것 하나도 그냥 넘어가지지 않아요. 예민할 수밖에 없지만, 그마저도 너무 재밌어요."

뮤지컬 '웃는 남자'에 출연중인 가수 이석훈. 사진= 김태윤 기자.

뮤지컬 '웃는 남자'에 출연중인 가수 이석훈. 사진= 김태윤 기자.



이석훈은 '웃는 남자'를 캐스팅순간부터, 준비 기간, 오르는 시간까지 모두 '즐겁다'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작품에 푹 빠져있기에 가능한 모습이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이석훈에게 물었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관객들이 작품 캐스팅 보고 고민하지 않게요. 오래 걸릴 거 같지만, 빨리 줄이고 싶어요. 작품보다 '이 배우가 한다고? 재밌겠네'라는 생각이 들게요. 고개 갸우뚱은 이제 그만이요. 제가 먼저 만족해야 돼요. 스스로도 내년, 후년...시간이 흐를수록 멋진 배우가 되는 것이요."


하지만 이석훈의 바람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의 진정한 바람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좋은 배우'가 되는 것임을 이미 알고 있는 이석훈의 뜨거운 바람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개인적인 꿈인데 항상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죠. 제 기준에 바보는 후회할 짓을 많이 하는 사람이에요. 전 아직도 바보죠. 바른 사람이 되고, 가정의 한 아이의 아빠로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늘 감사할 줄 알고, 배려할 줄 알고, 가족이 우선이고, 귀한 줄 아는 사람.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사람이 제 기준에 '좋은 사람'이죠."


'웃는 남자'는 3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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