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님이 보고계셔' 김대웅 "편견을 조금씩 걷어내고 있어요"[인터뷰②]

'여신님이 보고계셔' 김대웅 "편견을 조금씩 걷어내고 있어요"[인터뷰②]

최종수정2020.02.01 08:00 기사입력2020.02.01 08:00

글꼴설정

서정준의 원픽
김대웅이 말하는 김대웅

*무대에서 관객을 웃고 울리는 배우들부터 미래의 예비스타까지 서정준 객원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만난 이들을 알아보는 인터뷰 코너 '서정준의 원픽'입니다.


[서정준 객원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이제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조동현이 아닌 배우 김대웅의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배우하길 잘했다. 배우라서 참 좋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고리타분한 대답이긴 한데, 저는 무척 고지식해요. 인간 김대웅은 고리타분하고 틀에 박혀있고 결론 내기 좋아하죠. 그런데 연기하면서 정말 그 순간뿐이라도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저번 '섬'이라는 작품을 하면서 내가 편견이 많은 사람이었구나. 색안경을 많이 쓰고 있었구나 싶었거든요. 그러면서 이전에 했던 공연들을 돌이켜보니 작지만 조금씩 편견과 싸우고 있던 것 같아요. 아직 편견을 모두 걷어냈다고 하기에는 멀었지만, 내가 그런 과정에 있다는 점을 스스로 느낄 수 있다는 게 배우의 큰 장점 같아요.

배우 김대웅.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김대웅.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반대로 배우라서 느끼는 어려운 순간도 있겠죠.

저는 연기술이나 뭐가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늘 진심으로 잘하는 게 후회하지 않는 연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을 의심하는 순간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단순히 진심만이 아니라 그런 모습이 오해 없이 잘 전달될 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게 돼서 주변 동료에게 고민을 털어놨어요.

돌아온 대답이 너 혼자 생각하지 말고 잘 듣고 잘 함께해라. 그런 이야기였죠. 배우가 힘든 게 뭐 있겠어요. 연기가 잘 안 될 때잖아요(웃음). 그런데 그 대답이 무척 기초적인데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좋은 점이기도 하죠. 계속 스스로를 점검하게 되거든요.


배우가 돼야겠다고 처음 생각한 순간은 언제일까요.

돌이켜보면 어느새 배우가 됐더라고요. 처음엔 좋아서, 재미가 있어서 시작했거든요. 지금 와서 기억에 남는 건 대학교 3학년 때 지금은 배우를 그만둔 형인데 연출로 오셨거든요. 그때는 그냥 술 먹고 노는 게 전부여서 재밌게 하자. 잘하자 이러면서 작품에 들어갔는데 형이 말하길 자신의 연출론이 '무대에서 서로 사랑하자'는 거에요. 역할이나 관계와 상관없이 무대 위에서는 서로 사랑하자. 그걸 알게 되며 좀 더 행복해졌던 것 같아요. 배우가 되고 싶었을 때보다 배우가 돼서 행복했던 순간이었어요.

배우 김대웅.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김대웅.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나이먹고 싶다. 혹은 어려지고 싶다. 어느 쪽인가요.

저는 어려지고 싶어요. 얼마 전까지는 빨리 나이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흔이 너무 기대됐거든요. 왜 그랬나 생각해보니 저는 여행. 관광 같은 걸 별로 안 좋아했어요. 정말 집돌이라서 다니는 곳이 극장, 집, 연습실, 헬스장 정도에요. 그런데 문득 주변 분들이 많이 여기저기로 떠나셨어요. 더 늦기 전에 세계여행을 가겠다던가.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나니까 나는 왜 어릴 때 아무 데도 가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떠나지 않은 것에 대한, 안락한 것을 원한 삶에 대한 후회 같아요.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또 다시 배우를 할까요. 혹은 해보고 싶지만 못해본 다른 일이 있을까요.

다시 태어나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을 것 같아요. 저 요리를 좋아해서 요리사를 하고 싶었거든요. 지금과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배우가 하고 싶을 것 같아요. 돈 잘 버는 배우(웃음). 여담이지만, 지금까지 여기 오면서 한 번도 반대에 부딪혀 본 적이 없거든요. 오디션 떨어지거나, 일이 없어서 놀아야 했던 순간들을 제외하면 주변 모두가 응원해주고 격려해줘서 참 복 받은 삶을 산 것 같아요.

배우 김대웅.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김대웅.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최근 겪은 황당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저희가 무릎보호대에 칼을 차요. 연습 초기에 연습실에서 류순호를 잡으러 뛰어가는 장면이 있어요. 멱살을 딱 잡고 얘기를 하는 장면인데 '류순호!' 하면서 무릎을 굽혔는데 차고 있던 칼이 톡 튀어 나가서 하늘로 날아갔죠(웃음).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공연할 때는 정말 공연하는 시간이 좋아요. 8시부터 9시 57분까지(웃음). 공연 날이면 저는 정말 다른 일을 안 하려고 해요. 앞에 뭘 하면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거든요. 평소 패턴과 다른 일을 하거나 하면 좀 들뜨게 돼서요. 그래서 공연이 끝나고 나면 '오늘도 잘 마쳤다' 그런 해방감이 생겨요. 공연이 없는 날엔 넷플릭스를 보곤 해요. 최근에는 다큐멘터리를 자주 보죠(웃음).

배우 김대웅.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김대웅.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내가 생각하는 '배우'란 무엇인가요.

조금 더 어렸을 땐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건 '스타'라는 개념을 배우로 착각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초등학교 때 보이던 투명한 OHP 필름. 그런 게 배우가 아닐까 싶어요. 조명을 받으면 그 순간에는 무언가로 보이지만 그게 아닐 땐 투명하고, 닦으면 지워질 수 있죠. 잘 잊힐 수도 있어야 하고 순간에 빛날 수 있는 게 배우가 아닐까 싶어요.

배우 김대웅.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배우 김대웅.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공연 보러올 관객들에게 마지막 한마디 부탁합니다.

이제 한 달 정도 공연이 남았는데 그냥 보러오셨으면 좋겠어요. 공연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 공연이 좋다'고 자부심 느끼고 말할 수 있는 공연을 하는 건 영광이에요. 그런데 다행히 아직도 그런 자부심을 느끼고 있죠. 정말 이 말에 혹해서 오신다면 100% 책임질 수 있는 작품이니까 보러 오시면 좋겠어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서정준 객원기자
<ⓒ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좋은번호가 좋은 기운을 나만의 골드넘버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