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라지고 있는 여성 서사...공연계 변화는 ing[NC기획]

최종수정2020.02.17 08:00 기사입력2020.02.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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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김진선 기자] 작년 공연계에서는 '여성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여성이 극의 중심이고, 여성이 극을 끌고 가는 작품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난설' '테레즈 라캥' '마리 퀴리' 등의 작품이 그렇다. 재작년 미투 영향을 받아, 여성의 목소리에 귀기울였고, 또 바라볼 수 있었다. 덕분에 캐스팅 장벽을 허무는 젠더프리 캐스팅 작품도 적지 않았다.


올해는 어떨까. 약 2개월 정도 흐른 시점이지만, '여성의 목소리'는 여전히 들리고 있다. '마리퀴리'가 다시 관객들을 찾았고, '미스트'라는 작품이 올라왔다. 여성의 시선으로 격동의 역사를 들여다 보는 '화전가'는 개막을 앞두고 있으며, 여성 록 뮤지컬 '리지'는 캐스팅 소식 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뮤지컬 '미스트' 포스터. 사진=더웨이브

뮤지컬 '미스트' 포스터. 사진=더웨이브



'미스트'는 '1910년 8월 29일 제3대 통감 데라우치와 내각 총리 대신 이완용 사이에 이루어진 한일병합조약에는 황제의 비준 절차가 빠져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에 상상을 더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부제인 '안개속, 은밀한 인연'처럼,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네 사람의 은밀한 인연이 그려진다. 동시에 그들의 예기치 못한 운명을 담았다. 일급 조선귀족의 자제로 등장하는 김우영과 나혜인이, 동경 유학을 다녀와 경성의 '마루비루'에서 아키라와 이선을 만나게 되면서 흘러가는 내용이지만,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나혜인이 눈을 뜨고 성장하는 내용이 극의 큰 줄기다. 나혜인 역의 김려원과 최연우가 맡아 서로 다른 색으로 무대를 꾸미고 있다.

도드라지고 있는 여성 서사...공연계 변화는 ing[NC기획]


작년에 이어 다시 관객을 찾은 '마리퀴리'. 라듐을 발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과학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과학자 마리와 안느의 서사가 중심을 이루며, 서사를 끌고 간다. 무대를 수정하고 넘버를 추가 보완해 더 탄탄해진 작품으로 돌아왔다. 김태형 연출은 프레스콜에서 "여성 과학자, 이민자였던 마리 퀴리가 사회의 편견과 차별 속에서 어떻게 극복하고 이겨내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마리 퀴리의 삶을 함께 들여다보고, 연대하는 캐릭터를 통해 두 여성의 성장과 발전을 보여준다"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화전가. 사진=국립극단

화전가. 사진=국립극단



'화전가'는 국립극단 창단 70주년을 맞아 오르는 신작으로 배삼식 작가와 이성열 연출이 의기투합했다. 여인들이 봄놀이를 떠나 꽃잎으로 전을 부쳐 먹으며 즐기는 '화전놀이'에서 부르는 노래인 '화전가'를 통해, 한국전쟁 발발 직전인 1950년대 4월, 경북 안동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작품이다.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김씨의 환갑을 맞아, 고향으로 돌아오고, 치열하고 암울한 현실 속에서 끈끈하게 일상을 이어온 여인들이, 끊이지 않는 수다를 잇는다. 그들의 대화 속에는 지극히 평범할 수 있어도, 일상적이지 않은 이야기가 담긴다. 배삼식 작가는 "화전가'를 통해 역경 속에서 삶을 지탱하는 것은 여인들의 수다로 대표되는 소소한 기억들"이라고 전했다. 예수정, 전국향, 김정은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무대를 채운다. 모두 여성 배우다.

도드라지고 있는 여성 서사...공연계 변화는 ing[NC기획]


4월에 개막하는 '리지' 는1892년 미국에서 일어난 미제 살인사건인 리지 보든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록 뮤지컬이다. 무대를 채우는 건 모두 여성이다. 아버지와 계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장에 서는 리지 보든 역은 유리아와 나하나가 분하며, 리지의 언니 역은 김려원과 홍서영이 분한다. 리지의 친구는 최수진과 제이민, 가정부인은 이영미와 최현선이 분한다. 파워풀한 가창력이 돋보이는 록 뮤지컬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지만, 네 인물이 그려내는 케미스트리 역시 '리지'의 매력으로 보여, 작품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다.


성별의 장벽을 허문 '젠더프리 캐스팅'이 돋보였던 작년이지만, 올해는 또 얼마나 새로운 무대가 펼쳐질지도 눈여겨 볼 만하다. 28일 개막하는 ‘스테이지 콘서트 Vol.2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서는 유다 역에 차지연을 캐스팅해 주목을 받기도. '광화문 연가'에서 젠더프리 캐릭터 월하로 출연해 반향을 일으킨 차지연의 활약에 눈길이 쏠린다. 4월에 3번째로 관객들을 찾는 '언체인'도 젠더프리 캐스팅 소식을 전했다. 안유진과 김유진이 마크 역에 오른다.


무대를 채우는 스태프 역시 여성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무대 스태프들은 남성 뿐이었다. 무거운 것을 드는 등 쉽지 않은 일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점차 여성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여성 스태프들도 많아지고 목소리고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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