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리뷰]'작은아씨들' 그레타 거윅의 매력적인 재해석

최종수정2020.03.03 15:20 기사입력2020.03.0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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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작은아씨들' 리뷰

[NC리뷰]'작은아씨들' 그레타 거윅의 매력적인 재해석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유쾌하고, 군더더기 없다. 무엇보다 상징적인 주제가 아름답게 빛나는 '작은아씨들'이다.


영화 '작은아씨들'은 원작의 제목을 재치 있게 비틀었다. '작은'이라는 표현은 곧 '큰'으로 치환된다. 그레타 거윅의 세계는 광활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영화는 1868년 미국 소설가 루이자 메이 알코트가 쓴 자전적 소설 원작으로, 19세기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작은아씨들'은 소설을 영화로 각색한 만듦새가 훌륭하다. 탁월하고 우아하고 함축, 진보적 각색을 통해 명작이 탄생했다.


그레타 거윅 감독은 초반부, 왜 소설을 새롭게 해석해야 하는지 당위를 부여한다. 영화는 조 마치(시얼샤 로넌)는 자신이 쓴 소설 내용을 줄이려는 편집자에게 "죄인들이 참회하는 부분이 꼭 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한다. 도입부는 중요하다. 이는 이야기가 탄생한 시대적 배경을 고려해야만 한다는 역설을 통해, 영화로 각색되어야만 하는 당위성을 드러낸다.


'작은아씨들'은 현재를 기준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을 깨고 과거와 현재를 나란히 배치한다. 그레타 거윅은 우아하고 세련된 각색을 통해 주제를 더욱 명확히 전했다.


[NC리뷰]'작은아씨들' 그레타 거윅의 매력적인 재해석


각색은 자매의 묘사에서도 빛난다. 영화는 소설과 달리 자매들을 불우하게 그리지 않는다. 소설에서 조를 통통 튀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표현한 것과 대조적으로, 조에 평범한 시선을 덧씌웠다는 점도 괄목할 만하다.


장녀는, 또 차녀는 이래야 한다는 사회 통념의 프레임 안에 역할을 덧씌우고 책임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영화가 끝나고 나면, 누가 첫째인지, 둘째인지 헷갈릴 만큼 기존 고정관념에서 철저히 벗어나려 했다. 4개의 인격으로 구분해 각자 처한 상황을 타당하게 그려내 관객을 이입하게 하는 동시에 4개의 꿈을 늘어놓는다.


결국, 영화는 여성의 연대를 역설한다. 네 여성이 함께하며 행복을 느끼고, 또 힘들 때 힘이 되어 준다. 특히 엄마(로라 던)가 어떤 일을 마주하고 떠날 여비가 없어 고민할 때 조가 선뜻 경비를 건네며 머리카락을 잘라 팔았다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작은아씨들'의 매력이 가장 잘 살아난다.


“테디, 난 평생 결혼은 안 할 거야. 난 지금 이대로의 자유가 좋아.”


‘작은아씨들’은 여성의 사랑과 결혼을 비범하게 그려낸다. 기존의 낡은 미디어에서는 사랑을 기다리는 여성,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다고 믿는 여성을 그려왔다. 하지만 그레타 거윅은 이를 보란듯이 깨부수고, 여성의 사랑을 선택의 대상으로 정의한다는 점에서 진보적이고 남다른 재미를 안긴다.


[NC리뷰]'작은아씨들' 그레타 거윅의 매력적인 재해석

[NC리뷰]'작은아씨들' 그레타 거윅의 매력적인 재해석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건 엔딩. 대고모(메릴 스트립)는 조를 구박하며 "여자는 결혼을 잘해야 한다"며 "능력이 있다면 혼자 살아도 된다"고 하지만, 결국 재산을 조에 남긴다. 조는 대고모가 돌아가신 후 남긴 유산인 대저택에서 자매들과 새로운 사회를 만들며 꿈을 이룬다.


"가족이 투닥대고 웃고 하는 이야기를 누가 읽겠어? 중요할 것도 없는 얘기잖아."

"그런 글을 안 쓰니까 안 중요해 보이는 거지."

"글은 중요성을 반영하지, 부여하지 않아."

"아니, 계속 글을 써야 더 중요해지는 거야."


그레타 거윅은 엔딩에서 소설을 영화로 각색한 이유, 동기, 또 앞으로 '작은아씨들' 같은 작품이 계속해서 나오길 바라는 메시지를 함의하며 영화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전체 관람가. 135분.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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