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①]문태유와 이승원, 그리고 용석민

최종수정2020.06.01 08:00 기사입력2020.06.01 08:00

글꼴설정

[뉴스컬처 김진선 기자] "병원 가면 저런 의사 꼭 있더라."


배우 문태유가 용석민이 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일 것이다. 떡진 머리와 충혈된 눈, 축 처진 어깨에 어딘가 예민해 보이는 분위기. 피곤함과 힘듦이 양쪽 어깨를 짓누르는 듯한 그 피곤한 의사의 모습으로 용석민이 완성됐다. '용석민 모드'를 켜둘 때 배우의 삶, 그리고 자연인 이승원. 각기 다른 듯 하지만 분명 같은 얼굴, 문태유의 얼굴이 매 순간 달라지는 이유다.


문태유는 인기리에 종영한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에서 신경외과 치프 레지던트 4년차 용석민으로 출연했다. '슬의생'은 '99즈' 익준(조정석 분), 정원(유연석 분), 준완(정경호 분), 석형(김대명 분) 송화(전미도 분)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율제 병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NC인터뷰①]문태유와 이승원, 그리고 용석민


"7개월간의 촬영이 금방 지나간 거 같아요. 얼른 만나고 싶어요. 금세 만날 수 있겠죠."


시즌2를 예고했지만, 시즌1과 함께 한 분들과 함께 한 시간이 너무 좋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는 문태유. 그가 생각한 '슬의생'은 어떤 작품일까.


"힘들 때 힐링할 수 있는 따뜻한 차 같은 작품이요. 송화(전미도 분)가 한 손에 늘 커피잔을 들고 있잖아요. 일주일에 한 번 커피 갈아서 내려 마시는 느낌이랄까요."


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인 만큼 우울하고 슬플 수도 있지만 '슬의생'은 오히려 힐링 작품으로 통했다. 다섯 명의 동기들의 일상 모습과 더불어 삶에 대해 이야기해서다.


"삶은 언제나 팍팍해요. 뉴스를 보면 경제, 사회 등 힘들고 어두운 소식이 많이 들리죠. '살기 좋다'라는 표현도 접하기 쉽지 않고요. 힘든 게 일상이 되고 행복이라는 감정이 특별함이 되잖아요. 관통하는 사건은 없지만, 99즈의 우정에서 작품 속 사건들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거 같아요. 보는 데도 마음 편하고요."


의사 선생님들이 정말 저럴까?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인간적이고 따뜻한 율제 병원 인물들. 문태유는 이 요인을 언급하기도 했다.

[NC인터뷰①]문태유와 이승원, 그리고 용석민


"리얼함을 표방한 판타지 아닐까요. 톤도 과장되지 않았지만, 담백하고요. 다섯 명의 의사들이 보이는 순간, 그리고 보이는 행동과 진심이 자체로 감동이 되는 거죠. 특별한 사건이 아닌데도, 마음이 따듯해지고요. '저런 의사 선생님이 진짜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판타지이자 대리만족인 거 같아요."


때문에 늘 '시청자 모드'로 방송을 즐겼다. 무대와 달리 함께 촬영하지 않는 장면도 많으므로, 늘 궁금했다고.


"특별한 일 없으면 늘 본방 사수를 했어요. 저도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공연은 연습도 하고, 제가 등장하지 않아도 소대에서 볼 수 있지만, 드라마는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시청자 모드가 돼요(웃음). 활자로 본 대본이 방송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어떻게 표현될지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저도 시청자 모드였죠(웃음)."


특히 문태유는 '피곤함'에 덮여있는 용석민을 실감 나게 표현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인물에 중점을 맞춘 부분 역시 '피곤함'이다.


"모두가 느끼는 피곤함을 온몸으로 표현했어요. 식사 후 나른해지기도 하고 하품도 나오잖아요. 커피도 마시고 기지개도 켜면서 졸음을 날려버리려고도 하고요. 용석민이 되면 에너지를 끄고 온몸으로 피곤함을 느꼈던 거 같아요."


'용석민 모드'가 자연스럽게 나올 만큼 문태유는 한 인물이 돼 있었다. 앉는 자세부터, 눈빛, 말투와 목소리 톤 등 완전히 다른 인물이 된 듯했다. 인물을 마주하고, 바라보고, 고민한 문태유의 땀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용석민(슬의생), 토비아스(스위니토드), 올리버(어쩌면 해피엔딩) 등의 인물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인물의 외형적인 것까지 신경쓰게 돼요. 용석민의 경우는 허리를 필까 말까, 늘어지고 피곤하니까 고개를 숙일 것 같더라고요. 명준이(모범생들)는 어깨가 항상 펴져 있고요. 인물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고민하다 보면 평소에 제가 짓는 표정도 조금 달라지는 거 같아요."


다른 인물의 옷을 입고 벗는 과정이 쉽지 않을 터. 문태유는 "뼈, 골수까지 노력해야 하는 인물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오아시스' '박하사탕'에서 설경구 선배님이 맡으신 인물"이라고 했다.


"매 장면에 온감정을 쏟아내야 하는 인물도 있지만 용석민은 대한민국 어디엔가 살고 있을 법한, 우리가 살면서 마주해 본듯한 인물이잖아요. 물론 다른 인물들도 그렇지만요. 인물에 빠져들고 있으면 카메라가 돌 때 순간 올라오는 충동도 표현할 수 있게 돼요. 그래서 좋아요. 용석민으로 존재하게 되거든요. 촬영 전날부터 인물의 톤을 유지하려고 해요"


이런 문태유의 모습은 오해를 받기도 했다. 용석민이 된 문태유를 본 촬영 감독이 문태유가 '원래 피곤에 찌든' 인물인 줄 알았다는 것.


"촬영 감독님이 제게 '걱정이 많아 보이고 피곤해 보인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알고 보니 '용석민'의 모습이었을 때였어요. 문태유일 때를 보시더니 피곤해 보이지 않고 걱정이 많아 보이지도 않는다고 하셨어요. 하하."

배우 문태유. 사진=김태윤 기자

배우 문태유. 사진=김태윤 기자



용석민을 향한 가장 좋아하는 반응 역시 '병원 가면 저런 의사 진짜 많이 봤다'라는 내용이다. 문태유는 "리얼함? 리얼리즘 담당이라고 하는데 진짜 기분 좋았다"라고 말했다.


"집중력을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저 편하자고 하는 발악이죠. 하하."


매화가 인상적이었지만 가장 좋아하는 장면과 대사는 무엇일까. 시즌2에도 문태유, 아니 용석민을 기대해볼 만한 이유가 드러났다.


"논문 에피소드요. 용석민 소개가 완벽하게 되지 않았을 때 나온 이야기인데, 직장인분들이 용석민을 이해 못 한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좋았어요. 인상 깊었던 대사는 '익숙해지면 안 되잖아. 우리는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의사뿐 아니라 사회 활동하시는 많은 분이 '아!'했을 거 같아요. 그런 분에게 배우니까 용석민도 점점 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겠죠? 시즌제로 만나 뵐 거니까 성장도 더 그려지지 않을까요?(웃음)."


용석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문태유에 내재한 용석민인만큼 현실적인 조언이 전해졌다.


"잠을 좀 재우고 싶은데 레지던트 4년 차라서 그럴 수 없네요. 하하. 당신 팔자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주길 바라요. 앞으로 중요한 수술이 많거든요. 평소에 비타민 같은 거 잘 챙겨 먹고요. 용석민에게 권하고 싶은 뮤지컬이요? 석민이는 그 시간에 자야 해요. 뮤지컬은 사치예요(웃음)."


사진=김태윤 기자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좋은번호가 좋은 기운을 나만의 골드넘버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