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②]양준모가 생각하는 줄리안 마쉬

최종수정2020.06.07 08:00 기사입력2020.06.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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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김진선 기자]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쇼 뮤지컬이다. 반짝이고 화려한 무대와 현란한 탭댄스, 그리고 넘버. 거기에 앙상블들과 배우들이 펼쳐내는 장면 장면은 공연을 '제대로' 본 것 같은 만족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인물들의 관계, 그리고 드라마가 확실한 작품이다. 화려함 속에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시대를 관통하는 힘을 지닌 작품이다.

뮤지컬배우 양준모.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배우 양준모. 사진=김태윤 기자



양준모가 줄리안 마쉬가 된다. 스타 연출가로 변신한 그는 "연출이나 제작을 하지 않았으면 본 경험으로 하겠지만, 그런 과정이 충분히 겪고 나디 더 와닿는다. 인물 대하는 마음이 달라진다"라고 말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무명의 코러스 걸 페기 소여가 스타가 되는 과정을 화려한 탭댄스 군무와 함께 담은 작품이다. 양준모 만의 고민과 설정이 더해져 양준모만의 줄리안 마쉬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줄리안 마쉬라는 인물은 스타 연출이에요. 저는 그 한창 날렸던 뮤지컬 배우라고 생각해요. 페기 소여의 노란색 스카프를 보면서 '나에게도 이런 존재가 있었지'라고 떠올리는 거죠. '넌 먼지야'라고 페기소여한테 얘기하는데 페기소여는 '먼지가 없으면 어떻게 공연이 올라가고 감동을 주는지. 먼지가 스타가 되는 꿈을 포기하지 않을 거다'라고 해요. 제가 나가면서 안무가한테 '야 우리도 꿈이 있었지. 브로드웨이에서'라고 과거를 회상해요. 마지막 장면으로 가면 울컥하기도 해요."


장면 하나하나를 떠올리면서, 대사까지 읊조리면서 다시 감정을 되짚는 모습을 보인 양준모. 그는 "아마 더 빨리 줄리안 마쉬가 됐다면 그를 이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뮤지컬배우 양준모.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배우 양준모. 사진=김태윤 기자



한 작품 씩 거치면서 쌓은 경험과 내공이, 줄리안 마쉬가 되는 데 밑거름이 된 셈이다.


"'레미제라블' 오디션이 2007년인가 있었는데 그때 제가 20대 중반이었어요. 최종까지 갔는데 안 됐죠. 그때 제가 '레미제라블'을 했다면 감당할 수 없었을 거예요. 장발장이라는 인물을 표현하는 과정에 필요한 요소들을 작품에서 다졌어요. 많이 경험했더라고요. 혈기 왕성한 에너지와 드라마를 인물에게 녹일 수 있었어요. 매 시즌이 너무 재밌고 좋아요."


때문에 지금까지 밟아온 길이 너무나 소중하다. 양준모는 "조정석이랑 같이 데뷔했는데 고등학생 역할 할 때 난 훨씬 나이가 든 인물만 됐다. 그때 전 제 나이대 인물을 못 할 거로 생각했는데 그게 제 무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제가 했던 인물은 10년이 지나도 다시 할 수 있어요. 14년 지나도 어린 나이예요. 할 수 있어요. '영웅' 처음 했을 때 안중근이 투옥하신 나이고 돌아가신 날에 첫 공연을 했어요. 인물과 같은 나이에 그 인물이 된다는 건 묘한 감정이 동반돼요. 그 누구도 경험할 수 없는, 설명할 수 없는 교감이요. 안중근을 가슴으로 이해하는 거죠. 어머니도 동갑이시고 해서 더 와닿았어요. 그때 해석의 바탕으로 지금도 인물을 바라보고 있어요."


페기 소여를 보면서 양준모 역시 뮤지컬을 처음 시작할 때를 떠올릴 수 있었다. 그는 "평양에서 '금강'했을 때인데, 그때 마음먹은 게 '사람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배우가 되어야지' 였다. 정말 아무런 정보도 없었을 때예요. 오디션을 보려면 OTR에 들어갔죠. 정장에 맨발로 춤을 추기도 했다"라고 했다.


그때의 양준모에게 해주고 말은 "부딪혀 봐라"라고. 그러면서 내공을 다진 기간을 떠올리기도 했다.


"'스위니 토드'(2007)끝나고 연기 공부를 하고 싶어서 극장을 1년 동안 2인극 등으로 300회 정도 무대에 올랐어요. 돌아온 무대가 '팬텀'이었는데 무대를 통해 공부를 많이 했고 훈련도 했어요. 오페라를 했듯이 소극장 무대에도 서고 싶어요."


양준모는 롤모델을 떠올리면서 동시에 후배들을 향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페기소여처럼 한방에 주연이 되지 않아서 많은 분이 궁금해해요. 제 경험도 얘기해 준다"라고 털어놓았다.


"제 롤모델을 선영 누나(김선영)였어요. 남자 김선영이 꿈이었죠. 누나가 데뷔 10년 때 한 고민을 제가 똑같은 시기에 하고 있더라고요. 요새 후배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건 자꾸 누군가를 '모방'한다는 거예요. 각자가 본인의 목소리를 갖고 있는데 다 같은 목소리를 내려고 해요. 본인의 매력을 알고 발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뮤지컬배우 양준모.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배우 양준모. 사진=김태윤 기자



함께 공연하면서 놀란 후배들을 떠올리면서 최재림과 박강현을 떠올렸다. 양준모는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줄리안 마쉬가 된 듯.


"최재림이요. 가진 탤런트가 특별 하더라고요. 노래, 연기 모두요. 정말 뛰어난 부분이 많은 친구예요. 연기를 더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도 갔잖아요. 그리고 또 박강현이요. 마인드도 너무 좋고 소리도 너무 좋아요. 요즘 잘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요. 진짜 감탄해요. 그런 분들 보면 기분이 너무 좋아요."


자신 만의 깊은 해석으로 남다른 인물을 완성하는 양준모. 그가 무대에서 희열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관객들이나 팬들이 저의 의도를 알아챘을 때요. 첫 공연을 아내가 보는데 제가 꼭 물어봐요. 의도를 느낄 수 있냐고요. 그 의도를 점점 완성해 나가는데, 그걸 관객분들이 알아봐 주시는 게 제일 보람차요. 긍정적인 결과로 나오는 거니까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샤롯데씨어터에서 6월 20일 개막한다. 사진=김태윤 기자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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