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①]'굿캐스팅' 이준영, 잘 맞는 옷이 아닐지라도

최종수정2020.06.20 12:00 기사입력2020.06.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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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예의 없고 거만한 라이징 스타 강우원. 이준영은 '굿캐스팅' 속 강우원이 "잘 맞는 옷은 아니었다"고 표현했다. 본인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결을 지닌 인물이었기에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막막할 정도로 거리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이준영은 안 맞는 줄 알았던 강우원이라는 옷을 자신에게 대보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수선하고, 노력이라는 액세서리를 더해 자신만의 옷으로 재탄생시켰다. 그렇게 그는 그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굿캐스팅'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내비쳤다.


SBS '굿캐스팅'(연출 최영훈, 극본 박지하)은 국정원 현직에서 밀려나 근근이 책상을 지키던 여성들이 어쩌다 현장 요원으로 차출된 후 초유의 '위장 잠입 작전'을 펼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준영은 만년 기대주에서 초대박 드라마 주조연을 맡은 후 일약 톱스타로 발돋움하게 된 라이징 핫스타 강우원 역을 맡아 활약했다. 그간 '부암동 복수자들', '이별이 떠났다', '미스터 기간제' 등 다양한 작품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하며 시청자에게 얼굴을 알린 그는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이미지에 도전하며 또 한 번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NC인터뷰①]'굿캐스팅' 이준영, 잘 맞는 옷이 아닐지라도


'굿캐스팅'은 사전 제작으로 진행됐다. 모든 촬영을 마치고 방송이 시작된 것. 시청자의 입장에서 방송을 본 소감을 묻자 이준영은 "이질감이 들었다"며 웃었다. 이어 "제가 나오는 장면이 국정원 장면과는 큰 관련이 없었다. 그래서 누나, 형들 고생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드라마가 이런 드라마였나 싶었다. 다른 작품을 보는 신기한 느낌이었다"고 유쾌하게 이야기했다.


매 작품 자연스러운 연기로 캐릭터를 그려온 이준영은 '굿캐스팅'에서도 능청스럽고 코믹하게 인물을 표현해 호평받았다. 하지만 그는 "연기에 만족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처음 도전한 장르지 않나. 처음에 '잘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있었다. 생각보다 어려운 연기라서 걱정도 되고 부담도 됐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물론 이걸 통해서 배운 것도 많고 느낀 것도 많지만 연기에 대해서는 아니다"라고 자신을 되돌아봤다.


"저 자신조차 확신이 없었던 시기였는데 너무 좋은 선장을 만났어요. 감독님이 배우가 편하게 도전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 주셔서 조금 더 확신을 가지고 하려고 했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신 분이에요."


주로 호흡을 맞춘 유인영에 대해서는 "파트너였던 인영 누나에게는 미안하고 감사하다.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고민했는데, 먼저 다가와 주시고 챙겨주셔서 고마웠다. 친누나를 얻은 느낌이다. 너무 멋진 파트너이자 선배다. 제가 고민을 하면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방향 제시도 많이 해주셨다. 촬영이 없을 때도 만나서 대사를 맞춰보고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천사였다"고 웃었다.


이준영이 '미스터 기간제'를 촬영하고 있을 때 '굿캐스팅'의 대본을 받았다. 당시 맡은 역할의 특성으로 인해 힘들어하던 이준영은 유쾌한 내용과 액션을 다룬 작품이라는 점에 끌려 이 작품을 선택했다. 그는 "원래 몸 쓰는 게 편하고, 내가 리프레쉬 될 수 있는 작품이라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제가 하는 액션은 소파에 누워있는 것밖에 없더라.(웃음) 그래도 제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NC인터뷰①]'굿캐스팅' 이준영, 잘 맞는 옷이 아닐지라도


하지만 강우원은 이준영과 정반대의 인물이었기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그는 "제가 정말 싫어하는 느낌의 사람이다. 예의도 없고. 그래서 정인 안 가더라.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연기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촬영할 때마다 '괜찮았나요' 하고 물어봤다. 그 과정에서 감독님이 날 믿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 주셨다"고 이야기했다.


"제 마음과 대사가 많이 싸웠어요. '일이니까 해야지'라는 마음을 계속 가지고 있었죠. 다시 한 번 정확하게 느낀 건 아무리 인기가 많아져도 그 친구처럼 살지는 않겠다는 거예요. 인기를 떠나 그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메시지를 입력해준 작품이죠."


그러면서도 유일한 공통점으로는 '자기관리'를 꼽았다. 이준영은 "남들에게 책 잡히는 거 싫어하고, 안 좋은 얘기 나오는 걸 싫어해서 평소에도 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코믹 연기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이준영은 "작정하고 웃기는 것보다 툭툭 던지는 게 웃길 때가 많지 않나.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사실 이준영은 재미가 없는 사람이다. 별명도 '노잼'이다. 생각 많고 조용하고 진지하다. 남을 웃기려는 이야기를 해본 적도 없는데 그 와중에 캐릭터 분석을 해야 하니 미치겠더라"고 털어놨다.


고민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는 "옷으로 비유하자면 엄청나게 큰, 빅사이즈의 옷 같았다. 겉으로 봤을 때는 안 맞는 옷이었는데, 준비를 하다 보니 '막상 입으니까 괜찮네', '이런 스타일도 어울리는구나'라는 느낌이었다. 그때부터 가능성이 보였던 것 같다"고 비유했다.


여러 작품을 하면서 처음으로 제 나이보다 많은, 학생을 벗어난 역할이었다. 이준영은 "이제야 맞는 옷을 입었구나"라며 웃었다. 그는 "원래도 주변에서 이십 대 후반으로 보신다. 말로만 들었던 나이를 연기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어릴 때부터 어른스럽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살았고, 이번에 지영 누나도 '얘 20대 아니야'라는 말을 하실 정도였다. 그래서 '내가 진짜 어른스러운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전 아직 어린 것 같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이 어린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더라"고 말했다.


로맨스를 본격적으로 그려내는 것도 힘들었다고. 이준영은 "먼저 좋다고 고백해본 적도 없고, 모든 게 처음인 아이다. 그래서 서툴고 미흡해 보이는 부분을 생각하면서 준비했다"고 연기하는 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저는 우원이보다 더 둔하다. 묘한 기류를 눈치를 못 챈다. 사실 애초에 새로운 사람이 있는 자리를 잘 안 간다. 사람을 오래 봐야 하는 성향이다"라고 덧붙였다.


[NC인터뷰①]'굿캐스팅' 이준영, 잘 맞는 옷이 아닐지라도


이준영은 '굿캐스팅'을 "공부가 됐던 작품"이라고 떠올렸다. 그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연기 공부를 차분하게 할 수 있었다.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포인트였던 것 같다. 다만 강희 누나나 지영 누나 등 다른 선배님들과 같이 호흡을 많이 맞추지 못해 아쉽다. 저는 현장에서 많이 배우는 스타일인데 호흡을 맞추는 상대방이 한정적이다 보니 그게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을 뛰어넘을 만큼 좋았던 작품이다"라고 회상했다.


배우로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곁에 스며든 이준영을 보고 있자면 처음부터 연기를 꿈꿨을 것 같지만, 사실 그는 춤을 사랑해 댄서로 활동을 시작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댄서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계속되는 캐스팅 제안도 거듭해서 거절했지만, 고심 끝에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고 오랜 노력 끝에 유키스로 데뷔했다.


연기를 시작한 건 그 이후였다.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다가 연기에 재미를 느낀 그는 본격적으로 연기를 연습하고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만난 작품이 '부암동 복수자들'이다. 그렇게 이준영의 배우 인생이 시작됐다.


배우로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이준영. 하지만 춤과 노래를 향한 애정도 여전하다. 그는 "앨범 작업도 열심히 하고 있다. 작사 작곡도 다 제가 한다. 작업을 하면서 느낀 부분은, 이 노래들이 나를 대표하고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곡들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부암동 복수자들'을 할 때의 이준영의 감정, '굿캐스팅'을 할 때의 이준영의 감정처럼 기준점이 확실히 차이 나는 곡을 써서 앨범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려면 더 부지런해야 한다"고 눈을 반짝였다.


춤에 대해서도 "아직도 춤을 좋아한다. 연습도 자주 한다. 요즘 댄서들이 많이 노출되지 않나. 나만 아는 가수가 잘 되면 좋은 것처럼 저도 제가 아는 댄서들이 이제 많이 조명을 받아서 기분이 너무 좋다. 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밝게 웃었다.


"저는 몸치에 음치였어요. 그래서 가수 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이 놀랐죠. 타고난 노력형이에요. 저는 노력하면 된다는 걸 자신 있게 말하고 다녀요. 제가 조금은 그걸 증명을 한 것 같아서.(웃음) 타고난 건 못 이긴다고 하잖아요. 노력으로 이길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도 10년 가까이하니까 되더라고요."


[NC인터뷰①]'굿캐스팅' 이준영, 잘 맞는 옷이 아닐지라도


2018년 KBS2 '더 유닛' 우승 이후 쉬지 않고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그는 "데뷔하고 나서 3년 동안은 공식 스케줄 이외의 스케줄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느낌이 크다. 힘들어도 계속하려는 이유가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상황이 잘 맞아떨어졌다. 사실 '열심히'라는 단어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두가 열심히 하고 있지 않나. 저는 잘하고 싶어서 어린 마음에 노력을 많이 했다. 그걸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겸손과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마주하고 있는 이준영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길 바라냐고 물었다. 그는 "진실하면서 순수함을 잃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아이 같은 배우. 어린아이들을 보면 순수하고 슬프기도 하면서 찡하다. 내가 연기를 이렇게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생각을 전했다.


이어 "사람 이준영은 허황되고 거짓된 것에 속지 말자는 생각이다. 본인의 중심을 볼 수 있는 사람. 예전에는 인정받는 사람이고 싶었다. 그런데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사람이 되는 건 너무 먼 얘기더라. 요즘에는 모든 것에 기준을 달기 시작했다. 성공의 기준은 뭘까. 저는 지금도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만 살고 싶다"고 말하는 이준영의 눈빛에서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엿보였다.


사진=김태윤 기자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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