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주 "'전리농', 괜히 봤다 싶진 않을 걸요?"[인터뷰②]

최종수정2020.07.04 12:00 기사입력2020.07.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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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주 "'전리농', 괜히 봤다 싶진 않을 걸요?"[인터뷰②]

*무대에서 관객을 웃고 울리는 배우들부터 미래의 예비스타까지 서정준 객원기자가 현장에서 직접 만난 이들을 알아보는 인터뷰 코너 '서정준의 원픽'입니다.


[서정준 객원기자]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이제부터 배우 신창주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볼게요. 배우가 되길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저는 같이 무대를 했던 배우가 '오늘 너랑 공연해서 재밌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참 재밌어요. 전 원래 영화 전공이었는데 배우하게 됐거든요. 박한근 배우가 학교 선배인데 자기도 연기 출신이 아니라며 제게 연기를 권유해서 정신차려보니… 여기까지 왔어요.

사실 연기 자체는 처음으로 모르는 사람이 제게 박수를 쳐주는 순간 때문에 시작했는데 지금은 사실 같이 호흡을 주고 받은 사람끼리 얼마나 릴레이션쉽을 잘했는지가 중요해요. '너 연기 잘해'가 아니라 '우리 오늘 재밌지 않았어?' 그런 말을 들을 때가 참 행복하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자기 것만 하는 배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배우들과 함께할 때 그런 생각이 들죠.

신창주 "'전리농', 괜히 봤다 싶진 않을 걸요?"[인터뷰②]

반대로 배우로서 느끼는 어렵고 힘든 점도 있겠죠.

전에 질문이랑 맞물리는 지점인데 전체 공연이 아니라 내 것만 잘하려는 사람들을 만나면 힘들어요. 당연히 배우로서 역할을 잘 소화하고 좋은 연기를 보여야 하는 건 맞지만, 저는 연기가 재밌어야 하고 흥미를 느껴야 하는 사람이거든요. 주고 받는 게 맞지 않으면 어려워요. 배우만이 아니라 크리에이티브팀, 제작사도 마찬가지에요. 공연을 잘 만들려는 게 아니라 티켓이 잘 팔린다거나 다른 요소에만 신경쓰는 경우가 있거든요. 저는 공연만 잘 만들면 나머지가 따라올 수 있다고 믿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다른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그게 너무나 힘들어요.


배우라는 직업이 참 멋있다.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대본을 읽으면 대본 속 인물들이 어떤 감정이나 생각을 가지고 말을 하고 행동을 하는지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그걸 머릿속에서 생각한 그대로 표현한다고 느낄 때에요. 군대 갔다와서 학교에서 처음 오디션을 봤는데 주인공이 됐어요. 막상 '내가 이걸 어떻게 하지?' 싶었죠.

그런데 내가 빨간 색이라 생각한 게 내 입에서 정확하게 빨간 색으로 나올 때. '나도 이걸 해봐도 되려나?' 싶었어요. 원래 연출 공부를 했었거든요. 연출은 내 생각을 남들이 구현해줘야 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걸 내가 구현했을 때의 쾌감이 있었어요.

신창주 "'전리농', 괜히 봤다 싶진 않을 걸요?"[인터뷰②]

나이먹고 싶다. 어려지고 싶다. 고를 수 있다면 어느 쪽이 좋을까요.

다큐로 가자면 고3으로 가고 싶고요. 아니면 10살만 더 먹었으면 좋겠어요. 고3으로 가면 문화예술계통으로 안 왔을 거 같고(웃음) 10년 뒤로 간다면 그때도 내가 정말 공연만 하고 있을까. 아니면 그만뒀을까.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해요. 지금의 시간이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지금 상태로 나이를 먹고 싶은 건 아니고, 어릴 때 선배들이 늘 제게 10년만 버티라고 하셨는데 10년이 지나니까 지금 동기들 중 연기하는 사람은 둘셋 정도 남았어요. 그런데 과연 지금 10년을 또 버티면 어떤 국면에 다다랐을까 궁금해요. 버티는 건 다행히 자신있는 것 같아요.


다시 태어난다면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요?

일단 배우는 아니에요. 지금 생에서 죽을 때까지 할 거 같으니까 다시 태어난다면 운동을 해보고 싶어요. 피지컬이 된다면요. 아니면 월급 받는 직장생활도 좋을 것 같아요. 너무 진지한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동물과 말하는 사람. 가능하다면 '닥터 두리틀'이 되고 싶네요(웃음).

신창주 "'전리농', 괜히 봤다 싶진 않을 걸요?"[인터뷰②]

하루 24시간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언제인가요.

집에 가기 전에 늘 하는 게 있어요. 제가 사람들 많이 있는 곳에서 빠져나오면 혼자 2~30분은 앉아있어야 돼요. 예열된 걸 식히는 과정이랄까. 그냥 공원 같은데 앉아서 멍때리기도 하고 막 지나가는 버스를 보며 아무 의미없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그럴 때가 제일 편안한 시간이에요. 공연 끝나면 칼퇴로도 유명하거든요. 공연에 남아있는 여운을 바로 털어내려고요. 그렇게 비워내지 않으면 다시 채울 수도 없고요.


내가 생각하는 배우란 무엇인가요.

혼자 연기하지 않는 배우요. 다들 잘 듣고 잘 반응하고 싶다고 하잖아요. 하지만 그게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동안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해왔다고 생각하지만요. 한마디로 하면 닥터두리틀 같은 배우일까요?(웃음)

신창주 "'전리농', 괜히 봤다 싶진 않을 걸요?"[인터뷰②]

마지막으로 혹시 못다한 이야기가 있다면 전해주세요.

'전리농' 진짜 재밌어요. 식상한 마무리같지만(웃음), 전 정말 '전리농' 재밌는 것 같아요. 도와주십시오. 오글거리는 분도 있겠지만, '괜히 봤다' 싶진 않을 공연이에요.



서정준 객원기자 newsculture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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