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할 수 없는 가족에 대한 기억...뮤지컬 '펀홈'[NC현장]

최종수정2020.07.22 16:59 기사입력2020.07.2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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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김진선 기자] 가족에 대해, 또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뮤지컬 '펀홈'이 관객들을 찾은 가운데,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평범할 거 같지만 들여다보면 각자의 다른 가정사를 품은 우리네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처럼 '펀홈'역시 평범할 수 없는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더해 잔잔한 위로와 힐링을 선사한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뮤지컬 '펀홈' 프레스콜이 열렸다. 하이라이트 시연에 이어 박용호 프로듀서, 박소영 연출, 채한울 음악감독, 출연배우 방진의, 최유하, 유주혜, 이지수, 유시현, 설가은, 최재웅, 성두섭, 류수화, 이아름솔 등이 자리했다.

펀홈 프레스콜 현장.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펀홈 프레스콜 현장.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뮤지컬 ‘펀홈’은 레즈비언 작가 앨리슨 벡델의 회고록인 동명의 원작 그래픽 노블 ‘펀홈’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솔직하고 담대한 가족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장례식장(FUNERAL HOME)의 장의사이자 영문학 교사로 일하다 돌연 죽음을 맞은 아빠 브루스 벡델을 회상하며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펀홈에 대해 박용호 프로듀서는 "가족이야기다. 앨리슨이 40살이 돼서 아버지를 회상하고, 글과 그림을 쓰면서 자신을 치유하고 인생을 되돌아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 구조가 기승전결이 아니라, 앨리슨의 기억을 통해 밟아간다.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다. 다양성 안에서 뮤지컬이 발전할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박소영 연출은 "미국에서 작품을 너무 좋게 봤다. 작품에 대한 관심이 계속 있었다. 소재에 부담이 없을 수는 없었다. 작품을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앨리슨 마음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니, 소재에 대한 부담은 점점 없어지더라. 관객들이 여정을 잘 따라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친절한 내용일 수도 있다. 기억을 좇는 과정이기 때문에 앨리슨의 시선에 초점을 뒀다. 모순적인 감정, 사랑하지만 증오하고 이해하려고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감정을 풀고 싶었다"라고 전헸다.


박 프로듀서는 "실화고 실제 있었던 얘기다. 그당시만 해도 젠더에 대해서도 배경은 미국이지만, 한국이지만 가족이야기나 충돌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 나라나 동일한 거 같다. 가족처럼 비합리적인 관계가 또 있을까. 누군가 정해서 맺어진 관계는 아니지만, 우리는 가족을 통해 함께 성장하지 않나. 젠더 문제가 아니라, 부녀, 모녀 얘기로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다.


작품에서 게이라는 것을 숨기고 살아가는 아빠로 무대에 오르는 최재웅과 성두섭은 '펀홈'을 통해 전작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인다.


최재웅은 "대본 분석 캐릭터 분석 보다, 아빠처럼 보이느냐에 중점을 뒀다. 실제 아빠이기도 해서 아이들에게 하는 말투나 훈육하거나 혼낼 때 쓰는 표현을 대입했다"라고 인물 표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앨리스 표현에 의해 그려지는 아빠의 모습이기 때문에 그렇게 그리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라고 덧붙였다.


성두섭은 "아빠처럼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해 신경도 많이 쓰였고 부담도 됐다. 아버지처럼 이야기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앨리스의 기억 속에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표현하기 쉽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토리가 연결되지도 않고, 조각 조각 된, 상태를 표현해야 돼서 쉽지 않았다. 불안함, 날카로운, 섬세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43살의 앨리슨이 된 최유하와 방진의. 치마가 아닌 청바지에 짧은 헤어스타일, 티셔츠로 지금까지 보이지 않은 매력으로 인물이 됐다.

펀홈 프레스콜 현장.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펀홈 프레스콜 현장. 사진=서정준 객원기자



최유하는 "대본을 받을 때는 몰랐는데, 내 배우 인생에 도전이더라. 그 누군가와 상대하지 않고 호흡하지 않고 제 3자로 오른다. 그러면서 외롭다는 생각도 했고, 누군가와 호흡하는 걸 좋아하는 배우란 걸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철저하게 기억하게 떨어지고 싶은 사람이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인물인데 잘 보여드릴 수 있는 점에 대해 집중했다. 실제 인물에 대해서도 공부도 했다"라고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억이 과연 객관적일 수 있을까, 싶다. 앨리스의 주관적인 시선으로 담겼을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 있지 않은데도 감정이 더해져 그려졌을 거라고 말이다. 복잡하지만 재밌게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역할을 맡은 방진의는 "원작 만화를 보게 됐는데 굉장히 인상 깊었다. 저와 닮은 부분도 많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어렸을 때 목욕탕을 가면 남탕 표를 줘서, 예쁘게 보이려고 머리카락을 묶기도 했다. 집안에서 날 아들로 여기고 싶어 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랬던 부분이 와 닿았다"라고 설명했다.


방진의는 또 "실제 아빠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다. 극에서도 찾고 인물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맞닿은 지점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19살 앨리슨이 된 이지수는 "치마가 없는 역할이 처음이다. 바지 또는 속옷인데, 배우 인생에서 이 캐릭터를 만난 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공부도 많이 했다. 어려운 점이 있다면 선입견으로 맡아왔던 역할처럼 여성스럽고 조신헐 거라고 생각하셨겠지만, 오히려 털털하고 잘 지내는 저라서 재밌게 표현하고 있다."

평범할 수 없는 가족에 대한 기억...뮤지컬 '펀홈'[NC현장]


특히 '펀홈'은 아역배우 이운재, 이윤서, 유시현, 설가은, 이준용, 한우종의 등장이 눈길을 끈다. 앨리스의 기억을 더듬는 과정에서 그려지지만, 극의 활기를 더하기 때문. 코로나19로 정상적인 등교는 하지 않지만, 작품 준비를 병행해야 하기에 쉽지 않은 일정임에도 밝은 모습이었다.


이준영은 "일주일에 한 번씩 학교를 간다. 연습에 큰 지장이 없었고 특별한 일이 아니면 체험학습을 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함께 하는 형 누나와의 호흡에 대해 이윤서는 "서로 장난도 치고 싸울 때도 있다. 보통은 친절하게 남매처럼 지내고 있다. 아주 친하다"라고 말해 장내 웃음을 안겼다.


헬렌 역의 류수화는 "관객들이 주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한 번 만봐서 알 수 없는 작품이다. 잔잔하지만, 앨리슨이 어떻게 살아갈지,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관객들 역시 반추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뮤지컬 '펀홈'은 10월 11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서정준 객원 기자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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