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고스트' 주원이 익어가는 소리

최종수정2020.09.26 08:00 기사입력2020.09.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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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고스트' 배우 주원 인터뷰
영화 '사랑과 영혼' 최첨단 무대에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무대는 나를 정화해준다. 새 도화지가 된 기분이 들어 매력적이다."


배우 주원(문준원)이 7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다. 지난해 제대한 그는 신중히 한발 한발 찍어갔다. 뜨겁고 들뜬 열정이 사라진 자리, 연기에 대한 깊어진 애정과 여유가 자리 잡았다. 뾰족한 치기도 세월에 깎여 뭉툭해졌다. 그렇게 그는, 마치 산처럼 묵직하게 바람을 맞고 서서 제법 익어가는 소리를 내고 있다.


주원은 최근 뮤지컬 '고스트'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NC인터뷰]'고스트' 주원이 익어가는 소리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데뷔한 주원은 2009년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끝으로 무대를 떠났다. 2013년 뮤지컬 '고스트' 국내 초연 공개 오디션에서 캐스팅돼 무대에 오른 지 7년 만에 재연 무대에 오른다.


제대 후 주원은 무대로 눈을 돌렸다. 2015년 SBS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한 그는 2017년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했다. 지난해 제대한 그는 일찌감치 ‘고스트’ 출연을 확정한 후 준비해왔다.


이날 주원은 “무대는 나를 정화해준다. 방송, 드라마 할 때도 행복하지만 알 수 없는 스트레스로 가끔 예민해진다. 공연하면 새 도화지가 된 기분”이라며 “분위기나 스태프들과의 관계 등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고 무대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예전에 공연하다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객석이 갑자기 없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정말 내가 여기서 살고 있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게 공연의 큰 매력이 아닐까. 어느 순간 관객이 없어지고 극에 들어와 있더라.”


‘고스트’ 팀은 지난 8월부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연습에 한창이다. 주원은 “연습실 입장 전 개인 방역을 한 후 연습을 한다. 무대에 서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공연의 문제이기에 하나하나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원은 “그래서 몰리(여성 주인공)와 아직 뽀뽀도 못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모두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지만 연습을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하게 다가왔다”라고 덧붙였다.


“요즘 콜이 오후 12시, 1시인데 연습 가기 전에 운동하고 가거나 일찍 가서 몸을 확실히 풀고 나서 공연을 하려고 한다. 다른 배우들은 계속 공연을 해왔지만 저는 안 해왔기에 맞춰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컨디션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더 재미있게 임하고 있다.”


[NC인터뷰]'고스트' 주원이 익어가는 소리


‘고스트’는 1990년 개봉해 국내에서 168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한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주원은 “많은 분이 추억이 있고, 사랑받은 영화가 원작”이라며 “공연으로 구현한다면 좀 다른 느낌이 들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201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탄생한 '고스트'는 죽음을 초월한 두 남녀의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마술과 영상을 활용한 최첨단 무대에서 아름답게 구현해내며 영화를 방불케 하는 스펙터클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조명은 죽은 ‘샘 위트’를 유령처럼 보이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샘 위트’가 죽고 난 이후, 푸른색의 조명이 줄곧 그를 따라다니며 시각적으로 살아있는 사람과는 다른 존재라는 느낌을 주는데, 배우의 몸에 부착된 센서를 인식하여 이동하는 ‘Auto Follow’ 조명이 한국 뮤지컬 최초로 풀쳐진다.


“영화에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무대로 가져왔다. 마술, 무대 장비 등이 화려하고 음악도 좋다. 배우로서 음악에 대사를 맞추거나 무대 이동에 동선을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연습실에서는 가늠이 잘 안 된다. 그런데 이번에 공연하며 억지로 할 필요도, 걱정할 이유도 없다고 느꼈다. 연습하며 대사와 음악이 자연스럽게 함께 가는 느낌이 들었다. 억지로 하지 않으려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이번 ‘고스트’에는 주원, 김우형, 아이비, 박지연, 최정원 등 원년 멤버와 1,500여 명이 몰린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김진욱, 박준면, 김승대, 백형훈 외 19명의 실력파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다.


“초연 당시 ‘이런 게 샘과 어울리지 않나?’ 느꼈던 걸 시도하고 있다. 예전에는 ‘이건 샘에 안 어울릴 거야’라며 단정 짓고 표현하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좀 다양한 모습을 고민 중이다. 샘은 일할 때는 프로페셔널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섹시하고 귀엽다. 공연하면서도 매번 똑같은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고 싶지 않다. 여러 매력을 드러내는 게 저만의 샘이 아닐까?”


[NC인터뷰]'고스트' 주원이 익어가는 소리


초연에 이어 재연 무대에 오르는 주원은 “초연에 참여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고 싶은 작품이 아닐까”라며 “리허설을 볼 때마다 가슴을 세게 때리는, 알 수 없는 무언가 있다. 그게 작품을 잊지 못하게 만드는 거 같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입대 전 주원은 멜로와는 거리가 멀었다. 작품에서 영웅이 되거나, 진실을 추적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그는 멜로 장르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가장 어려운 장르가 멜로가 아닐가. 수많은 멜로 영화가 있지만 성공하는 게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멜로는 늘 관심이 있었지만, 가장 어렵고 잘하고 싶은 장르다.”


주원은 사랑 이야기에 방점을 찍었다.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랑 이야기인데, 요즘 진한 멜로를 담은 작품이 많지 않다. 그래서 더 하고 싶었다. 예전에는 코로나19가 없었지만 2020년에는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지 못해 슬프지만 그렇기에 그 의미가 더 남다르게 다가온다. 소중한 모든 것들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고, 이것이 지나간다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이어 “샘이 사랑한다는 말을 못 하는데 초연 때는 ‘왜 사랑한다는 말을 못 하지?’ 싶었다면 이젠 ‘무슨 사연이 있으니 못하겠구나’ 싶더라. 샘의 사정을 고민하게 된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주원은 김우형, 김진욱과 영혼이 되어서도 연인의 곁을 지키는 샘 위트 역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김우형 표 샘에 대해 그는 “보기만 해도 굉장히 든든하고, 섹시하다. 7년 전 봤을 때보다 샘으로도, 배우로도 더 멋있어졌다. 그 모습이 고스란히 무대에 나온다. 더 멋있는 배우가 됐다고 느낀다. 우직하고 내 여자를 위해 모든 걸 할 수 있는 남자”라고 차별점을 꼽았다.


[NC인터뷰]'고스트' 주원이 익어가는 소리


또, 신예 김진욱 표 샘에 대해서는 “초연 당시 제 나이, 스물일곱이다. ‘나도 저랬나?’ 싶을 정도로 귀엽다. 애교도 많지만 내 여자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은 남자답다. 김우형은 남자답고 우직, 진욱은 남자다우면서도 우직하고 귀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원은 무대 활동을 지속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그는 “간혹 선배들이 ‘네가 다시 무대에 간다는 게 놀랍다’, ‘박수쳐주고 싶다’는 말을 해주시기도 한다. 배우들이 무대에 다시 가고 싶지만 못 가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저는 단순히 하고 싶어서 뮤지컬 무대로 향했다”고 말을 꺼냈다.


“연극도 해보고 싶다”며 “몇 년 전, 마음속으로 리딩 공연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공연되고 있더라. 새로운 매력이 있을 거 같다. 배우들이 리딩하는 모습은 같은 배우인 내가 봐도 정말 멋있다. 가장 편안한, 집중할 수 있는 상태에서 열연한다. 카메라 앞에서 준비된 연기와 리딩 때의 날것 그대로 연기는 다르다. 기회가 되면 리딩 공연도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주원은 “슬프기도 하지만 코로나19를 이겨내야 한다고 본다. 10월부터 3월까지 무대에 오른다. 서로 조심하면서 공연하겠다”며 “공연을 보러 오신다면 큰 위로를 받으시지 않을까. 공연을 보실 관객에 피해가지 않도록 서로 방역을 열심히 하며 준비할 테니 응원해달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뮤지컬 ‘고스트’는 10월 6일부터 2021년 3월 14일까지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NC인터뷰]'고스트' 주원이 익어가는 소리

사진=신시컴퍼니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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