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제주도 한경면 방문…'조베기'부터 '몰망묵적'까지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제주도 한경면 방문…'조베기'부터 '몰망묵적'까지

최종수정2020.09.24 21:01 기사입력2020.09.2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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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이 제주도 한경면의 맛을 즐겼다.


24일 방송된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제주도의 맛과 향기를 만나는 최불암의 모습이 그려졌다.


태고 자연의 맛을 그대로 간직한 땅, 한경면. 바람이 많아 이곳을 지키고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모진 곳이었지만, 그 속에서 나누고 절약하며 누구보다 지혜로운 밥상을 차릴 수 있었다. 절약 정신을 뜻하는 제주도 말 '조냥 정신'. 음식에 조냥 정신이 빠질 수 없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쉰밥을 아껴가며 만든 음료 '쉰다리', 메밀 최대 산지인 제주에서 즐겨 먹었던 제주식 수제비 '조베기', 이 음식을 나눠주는 아이가 왕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몰망묵적(모자반메밀적)'까지 다양한 음식을 만나본다.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제주도 한경면 방문…'조베기'부터 '몰망묵적'까지


바닷바람과 함께 무르익은 고산1리. 한경면 앞바다에서 물질하는 해녀들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모진 바람이 물질과 농사를 모두 방해했기 때문이다. 늘 어렵게 공수해오는 오분자기와 소라로 꼬치구이를 만든다. 이외에도 직접 잡은 보말로 만든 보말조베기(보말수제비)부터 최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갈치와 호박을 넣어 끓인 달큰한 국까지. 어려웠던 시절의 가르침을 잊지 않은 어멍들의 조냥 정신(절약 정신)이 담긴 밥상을 만나본다.


곶자왈을 품은 한경면 저지리. 제주도에는 용암이 분출하며 만들어진 독특한 지형인 곶자왈이 곳곳에 분포한다. 숲을 뜻하는 '곶', 덤불을 뜻하는 '자왈'. 이곳 원시림을 맨몸으로 가꾼 밀림의 부녀가 있다. 아버지 이형철 씨와 딸 이지영 씨는 숲을 가꿀 때 합이 가장 잘 맞는다.


곶자왈에 부녀가 있다면 부엌에는 아내 문은자 씨가 있다. 아픈 남편의 음식을 만들다 보니 간이 약하고 자연의 맛에 충실한 제주도의 옛 음식들을 자주 만들게 됐다. 즐겨 만드는 제주도 음식 중 하나는 몰망묵적(모자반메밀적). 메밀 최대 산지인 제주의 메밀을 사용해 만든다. 제주도는 육개장을 끓이는 방식도 독특하다. 잔치에 온 모든 이들에게 건더기를 공평하게 나눠주기 위해 고사리와 돼지고기를 으깨서 넣는다. 문은자 씨의 또 다른 특기 음식은 바로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양하 무침이다. 그리고 그와 찰떡궁합인 제주식 두루치기까지. 아픈 남편 덕에 건강한 제주 음식 지킴이가 된 가족, 그들의 생명 밥상을 만난다.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제주도 한경면 방문…'조베기'부터 '몰망묵적'까지


중산간 지역에 자리한 조수리. 이곳에는 임서형 씨가 자주 찾는 옹기 마을이 있다. 제주에서 나고 자라 해외 유학까지 다녀온 임서형 씨는 제주도의 옛 음식들을 공부하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왔다. 해녀학교를 다니며 물질도 배우고, 바닷가를 서성이며 식자재를 찾는다는 그녀. 그녀가 만들고자 하는 음식은 옛 제주의 모습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맛이다.


제주도는 잔치 때 손님에게 고기, 두부, 순대를 평등하게 담아서 내놓는 '반'이 있다. 당시를 떠올리며 쫄깃한 수웨(순대)와 부드러운 둠비(두부), 그리고 돼지고기엿을 뿌린 오겹살 구이까지 만든다. 그런데 임서형 씨의 기억에 깊이 자리 잡은 제주 음식은 따로 있다고! 바로 아버지의 뒷모습을 떠오르게 한다는 건옥돔죽. 참기름에 쌀을 볶아 건옥돔 육수와 함께 푹 끓이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르는 자연주의 밥상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제주도 한경면 방문…'조베기'부터 '몰망묵적'까지


한경면 금등리. 제주어 마을로 지정된 이곳에서 마을 사람들은 사라져가는 제주의 말과 기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마을의 해녀 회장이자 선배인 고일선 씨가 허수정 씨에게 제주의 맛을 전수해 주러 나섰다.


가장 먼저 배울 음식은 한치물회. 제주도에서 물회는 끓이지 않은 날된장을 넣고 만든다. 강한 양념을 쓰지 않는 제주도에서 맛을 낼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하나의 지원군이 있다. 바로 멸치어간장. 이웃 어멍이 손수 담은 멸치어간장을 넣고 직접 잡은 성게를 손질해 끓인 성게미역국부터 멸치어간장을 가득 발라 숯불에 노릇노릇하게 구워 침샘 제대로 자극하는 한치구이까지. 허수정 씨를 품어준 따뜻한 마을에서 넉넉한 인심을 배운다.


사진=KBS1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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