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애비규환' 정수정 "임산부役, 배 무게에 자연스럽게 행동 나왔죠"

[NC인터뷰]'애비규환' 정수정 "임산부役, 배 무게에 자연스럽게 행동 나왔죠"

최종수정2021.03.25 14:18 기사입력2020.11.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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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애비규환' 배우 정수정(크리스탈) 인터뷰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크리스탈이 아닌 정수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가수로 데뷔해 화려한 춤과 노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그가 연기로 눈을 돌렸다. 흔히 사랑을 갈구하는 여성이나 아름다운 외모가 요구되는 캐릭터를 연기해왔을 거라 짐작하지만, 들여다보면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당차게 ‘스튜핏(Stupid)’을 외치고 군복을 차려입고 수색에 나서는가 하면 사랑을 쟁취하는 여성으로 배역을 지어왔다. 실제 마주한 그는 당찼다. 질문을 건네던 기자한테 뜬금없이 단어를 짚으며 “그거 모르세요?”라고 묻거나, “아무런 목표를 두지 않고 산다”며 솔직한 답변을 이어갔다. 거침없이 당차게 툭툭 내뱉는 그가 이상하게 밉지 않았다.


정수정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애비규환'(감독 최하나)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NC인터뷰]'애비규환' 정수정 "임산부役, 배 무게에 자연스럽게 행동 나왔죠"


‘애비규환’은 불같은 사랑으로 임신을 하게 된 대학생 토일이 결혼을 앞두고 친아빠를 찾아가는 여정을 재기발랄하게 담아낸 소동극. 정수정은 쉽게 주눅 들지 않고, 하고 싶은 건 어떻게든 해야 하는 무모할 정도로 적극적이고 용감한 토일로 분한다.


정수정은 ‘애비규환’으로 첫 상업영화에 데뷔한다. 그는 “첫 영화니까 영화관에서 제 모습을 보는 게 많이 어색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며 “얼굴을 보는 건 어색하지 않지만 내가 한 연기는 늘 아쉬울 수밖에 없는 거 같다. 저희끼리 영화 보고 '저 때 왜 저렇게 하라고 하셨어요? 저 왜 저렇게 했어요?'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수정은 “아쉽고 다음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화면이 꽉 차는 느낌이 들더라. 등장하는 배우들도 많고 재미있고 원테이크로도 가고. TV에서 보는 것보다 큰 스크린에서 보는 맛이 있더라”며 “극장에서 꼭 봐달라”고 당부했다.


‘애비규환’은 한예종 출신의 재기발랄한 신예 최하나 감독의 장편 데뷔작. 정수정은 최 감독과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통했다”고 말했다.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만났는데 처음 만났을 때부터 통했다. 굉장히 아담하고 귀여우셨다. 나이를 물었더니 3살 차이밖에 안 나더라. 눈을 딱 마주쳤는데 느낌이 왔다. ‘아싸’(아웃사이더)는 아싸를 알아본다고 하더니 비슷하다고 느꼈다. 영화 취향이나 많이 통했다. 친구 같았다. 맛있는 것도 함께 먹으러 다니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스스로 ‘아싸’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정수정은 “감독님이 저보고 그렇게 말씀하시더라”며 웃었다. 이어 “모르는 사람이 많으면 낯을 많이 가려서 그렇게 보신 게 아닌가. '인싸', '아싸' 개념이 없었는데 감독님이 그렇게 말해주셔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수정은 “감독님과 저 모두 첫 장편영화다 보니 ‘우리가 잘하자’며 의지를 다졌다”고 덧붙였다.


임산부 연기에 관해 정수정은 “주변에 임산부 언니들에게 배를 어떻게 잡는지 물었는데 별로 다른 게 없더라. 실제 (배 모형을) 착용하니까 자연스럽게 다리가 벌어지고 앉는 게 불편하더라. 무게가 있으니까 가짜여도 일어날 때 배를 잡게 되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면을 많이 준비했다. 감독님과 사전에 많이 미팅하고 리딩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배역을 위해 민낯으로 카메라 앞에 나섰다는 정수정은 “비비크림은 발랐다. 그건 예의다”라며 웃었다.


정수정은 “그게 리얼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임산부도 꾸밀 수 있지만, 캐릭터 토일 성격상 꾸미는 사람은 아니라고 봤다. 외적인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연기해서 편했다. 메이크업 수정도 안 하고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NC인터뷰]'애비규환' 정수정 "임산부役, 배 무게에 자연스럽게 행동 나왔죠"


정수정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키스신을 꼽았다. 그는 “많이 편집됐다. 영화보고 감독님한테 그렇게 오래 시키고 잘랐냐고 물었더니 미안하다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이어 “그날 멘탈이 탈탈 털렸다. 테이크를 많이 갔다. 배우들이 누워있고 카메라가 위에서 내려찍었기에 다리를 쭈그려야 했다. 하지만 키스 연기는 편하게 해야 했다”며 “덥고 상대와 친해지지 않을 때여서 기억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2009년 그룹 에프엑스로 데뷔한 정수정은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을 시작으로 드라마 ‘상속자들’, ‘하백의 신부 2017’, ‘슬기로운 감빵생활’, ‘플레이어’ 등 여러 장르의 드라마에서 연기자로 필모그래피를 탄탄히 쌓아왔다.


이날 정수정은 “아직도 제가 10대 같다. 현재 27살인데도 여전히 마음은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성장 중이다. 어떤 계기를 통해 성장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보다 알게 모르게 성장해가는 게 아닐까. 저보다 주위 사람들이 그걸 알아주는 거 같다”고 전했다.


가수와 연기 차이를 묻자 정수정은 “그룹 활동은 같이하는 느낌이 크다. 팀원이 서로 단점을 커버해주며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연기는 날 것 그대로다. 말, 표정, 몸짓 하나하나 해야 해서 어렵다”고 말했다.


정수정은 가수로 데뷔해 연기자의 길을 걷기까지 12년간 카메라 앞에 섰다. 연기에 관해 묻는 말에 “항상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어느 정도 충분히 표현했다고 생각하는데 화면에는 부족해 보일 때가 있더라. 그런 게 어렵다. 어느 선까지 터치해야 하는지 늘 고민”이라면서도 “즐거움과 재미가 더 크다”고 밝게 말을 이었다.


[NC인터뷰]'애비규환' 정수정 "임산부役, 배 무게에 자연스럽게 행동 나왔죠"


정수정은 연기를 하는 큰 이유로 촬영장을 꼽았다. 그는 “촬영장이 좋고 즐거웠다. '애비규환'을 비롯해 ‘써치’도 촬영장이 다 좋았고 친하다. 현장이 즐거우면 연기할 때도 즐겁고 편하다”라며 “다시 배우와 또 만나고 싶고 만약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는 스타일”이라고 진솔한 답변을 이어갔다.


정수정은 연기자로 활동하며 가장 큰 재미를 느낀 작품을 묻자 신원호 PD의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꼽았다.


“연기를 몇 년 쉬다가 '하백의 신부'를 하고 하게 된 작품이다. 굉장히 현실적인 캐릭터였다. 당시 배우들 대부분이 연극 무대를 경험한 베테랑이었다. 제가 느끼지 못했던 에너지를 받았다. 신기하고 멋있었다. 그게 드라마에도 묻어나지 않았을까. 그사이 앉아있는 것만으로 영향을 받았다. 연기에 대해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정수정은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와 자매 사이로 같은 소속사에서 가수로 데뷔한 선후배 사이. 언니에 관해 묻자 정수정은 제법 쿨하게 답했다. 그는 “서로 많이 좋아하는데 그렇게 큰 관심이 있는 거 같지 않다. 나도 언니가 무엇을 하고 사는지 잘 모른다. 임산부라고 했을 때 기억나는 리액션이 없다. 그냥 '응' 하더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러면서 “사이는 좋다”면서도 “무엇을 하는지는 잘 모른다. '알아서 잘하겠지' 하는 게 아닐까”라며 웃었다.


“어렸을 땐 가족이 같은 일을 하는 게 이렇게 큰 힘이 될 줄 몰랐다. 언니도 그러지 않았을까. 같은 직업을 가진 친구한테 고민을 이해해도 가족만큼 이해하고 서포트해줄 수는 없다. 언니 덕에 편하게 생활한 거 같다.”


[NC인터뷰]'애비규환' 정수정 "임산부役, 배 무게에 자연스럽게 행동 나왔죠"


마지막으로 연기자로서 목표를 묻자 정수정은 “늘 목표나 꿈을 물으면 항상 대답을 못 한다. 정해놓지 않았다”고 쿨하게 답했다. 그러면서 “그때마다 열심히 살려고 하고 앞에 주어진 것을 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정수정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듯이 여태 잘 살았다. 내가 좋은 작품을 계속하고 뭔가가 쌓여서 믿음직스러운 사람, 배우, 가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애비규환’은 11월12일 개봉.


사진=에이치앤드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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