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N결산④]개봉연기·비대면·OTT행·촬영장 방역, 달라진 충무로 풍경

[연말N결산④]개봉연기·비대면·OTT행·촬영장 방역, 달라진 충무로 풍경

최종수정2021.03.25 14:46 기사입력2020.12.2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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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영화계 결산
코로나 팬데믹 여파 신작 줄연기
극장 개봉 불투명 앞다퉈 OTT行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는 올해 영화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영화는 큰 스크린을 통해 즐기는 것으로 여겨왔지만 팬데믹 상황으로 다중밀집시설인 극장을 찾는 게 여의치 않자 안방에서 즐기는 OTT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예상치 못한 초유의 사태가 장기화하자 한국영화는 개봉을 줄줄이 연기했고, 급기야 시기를 잡지 못한 작품은 표류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중소작품이 줄지어 넷플릭스의 문을 두드렸고, 급기야 240억 대작 '승리호'까지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OTT 공개라는 결정을 내렸다.


극장도 부침을 겪었다. 재미있는 신작과 관객수가 비례하는 법.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개봉을 미루는 작품이 늘면서 극장은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다. 그러자 대형 멀티플렉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인력 감축과 영화관람료 인상 등 자구책으로 위기 돌파에 나섰다.


[연말N결산④]개봉연기·비대면·OTT행·촬영장 방역, 달라진 충무로 풍경


개봉연기→촬영 올스톱 연쇄효과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막막한 상황이 이어지며 영화 개봉이 표류하자 제작을 앞둔 작품들은 타격을 입었다. 영화 라인업이 줄줄이 밀린 상황에서 신작에 투자하기란 쉽지 않을 터. 영화 산업 전반이 얼어붙은 분위기에서 새로 작품을 준비하기란 어려웠다.


작품 출연을 결정하고 촬영을 앞둔 배우들의 기다림도 길어졌다. 성동일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배우들 다 굶어 죽게 생겼다. 요즘 배우들과 통화하면 '그냥 있다'라는 말로 안부를 전하곤 한다. 다들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말이다. 올해 촬영장에서 일한 배우들은 많지 않았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다른 배우들의 사정도 비슷했다. 촬영을 마냥 기다리던 영화배우들은 안방으로 눈을 돌려 생업을 이어갔다. 황정민, 배성우 등 다수 배우가 드라마 촬영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배우뿐 아니라 영화 스태프도 일자리를 잃자 드라마로 눈을 돌렸다.


한 영화 관계자는 "최근 드라마 현장에는 대부분 영화 스태프들이 자리하고 있다. 영화 제작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스태프들도 일거리가 줄어들었고, 다수가 드라마 제작 업무로 이동했다. 가만히 앉아서 세월을 보낼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현장에 가면 대부분 영화 스태프들이라 놀랄 때가 한 두 번 아니다. 그 덕에 올해 드라마 퀄리티는 상당히 상승했다고 본다"며 씁쓸해 했다.


촬영장 풍경도 달라졌다.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지침 준수 의무화로 인해 촬영 전 손 소독, 발열 체크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장에 최소 인력만 동행하는 분위기다. 연출자를 비롯해 전 스태프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며 배우들도 카메라가 꺼지면 마스크를 착용한다. 또 배우가 식사를 독립된 공간에서 해결하는 경우도 늘었다. 예전 같으면 혼자 식사하는 배우는 "유난 떤다"며 터부시되곤 했지만 이젠 혹시 모를 상황과 안전에 대비한 것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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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행사 비대면 전환…볼멘소리도

영화 개봉을 앞두고 가장 먼저 진행되는 홍보 행사는 제작보고회다는 대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작품을 처음 공개하는 언론시사회, 기자 인터뷰 등도 올해 불가피하게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잠잠했을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 화상 인터뷰로 대체됐다. 모두의 안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공감하면서도 온라인 행사는 소통의 부재로 때론 오해를 부추기기도 했다.


화상 인터뷰는 일방적 소통에 그쳤다는 점에서 아쉬웠다.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일시적 수단에 그치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질문에 대한 답변이 충분치 않을 때 거기에 대해 다시 물을 수 없는 환경 때문이다. 주로 채팅창을 통해 질문을 하는 웃지 못할 상황으로 인터뷰가 진행된 탓이다. 온라인 인터뷰 진행 초반에는 얼굴을 공개하고 음성으로 질문을 하기도 했으나, 기자와 기자, 기자와 배우 등의 말이 맞물리는 등 불편함이 감지된 후에는 대부분 채팅으로 질문을 건넸다.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눈에 띄게 줄었을 때 진행된 오프라인 인터뷰 현장에는 가림막도 등장했다. 흡사 독서실처럼 꾸며진 테이블에 앉아 배우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 질문을 건넸다. 일정도 타이트하게 축소돼 라운드 인터뷰인지 기자회견인지 모를만큼 다수 매체를 한 시간에 모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마스크는 기자들만 착용했다. 인터뷰 테이블에서 배우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커피도 자유롭게 마셨지만, 기자들은 물도 먹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인터뷰를 촬영하는 카메라가 없었으니, 배우도 방역 수칙을 지켜야 맞지만 지키지 않았다. 반면, 유아인, 유진 등 일부 배우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했다.


홍보하는 측에서는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있겠으나 양측은 상당 부분 불편함을 감수하며 인터뷰를 해야 했다. 언론 관계자는 "코로나가 걷힌 후에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전주국제영화제 등 다수 국내외 영화제가 비대면 형식으로 온라인 개최되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개·폐막식을 생략하고 소규모 개막했다. 영화의전당에서 GV(관객과의 대화)만 열었는데 티켓 부스의 문을 닫고 100% 온라인 예매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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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영화 실종→포스트 코로나는?

올해 천만영화는 실종됐다. 100만 명을 모으기도 힘든 상황이 지속되었고, 어느새 박스오피스는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예전 같으면 마케팅에 '박스오피스 1위 영화'라는 말을 활용했겠지만,(물론 일부는 낯뜨겁게도 활용했다) 이젠 스코어를 확인하는 일조차 민망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제 영화계는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19가 사라지면 정말 많은 사람이 극장에서 뜨겁게 영화를 즐길 것이다. 한국영화계는 그때를 준비하고 있는가. 마냥 앉아 지나간 시간을 바라보며 한탄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잘 대비해야 한다.


본지는 '코로나 그 후' 충무로를 전망한 신년기획 기사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사진=뉴스1, 넷플릭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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