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승기 "'인간부적'도 좋지만 보컬리스트"

최종수정2020.12.20 12:00 기사입력2020.12.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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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컴백한 이승기, 음악에 대한 애정도

[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정규 7집 발매를 맞아 새 앨범을 비롯해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에 관해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승기는 지난 10일 5년 만의 앨범인 정규 'THE PROJECT'(더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노래 부르는 모습을 기다린 이들에게 반가운 '가수 이승기'의 컴백이었다.


다음은 간담회에서 답한 이승기의 일문일답이다.


5년 만에 정규 앨범을 내게 된 큰 계기는 무엇인가

군대 갔다 와서 노래를 너무 하고 싶었다. 그런데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지 않다 보니 준비 기간이 늘어났다. 준비를 시작했는데 제 느낌에는 부족한 것 같았다. 준비는 해놨는데 올해 코로나가 일어나면서 미뤄질 수도 있었다. 그런데 점화를 시켜준 건, 올해 안에 무조건 내야겠다 생각하게 된 건 '금지된 사랑'을 부르면서였다. 내 목소리를 아직 사랑하고, 가수 이승기를 기다려 주는구나 싶어서 자신감이 생겼다. 그 전까진 마음에 들 때까지 기다리는 기약 없는 시기였는데, 많은 분들이 자신감을 실어주셨다. 올해가 넘어가면 또 흐지부지 되겠다 싶어서 올해 힘들더라도 무조건 "GO!" 하면서 만들었다. 7집이 세상에 나오니 후련하다. 아쉬움이 적다.


[일문일답]이승기 "'인간부적'도 좋지만 보컬리스트"

음악 작업을 오랜만에 해보니 어떤 기분이었나

처음으로 제가 많은 것들을 준비했다. 연기와 예능을 하다 보니 앨범에 1년 내내 투자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 그 아쉬움을 달래고자 밑바닥에서부터 그림을 그려보면서 나는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 어떤 이야기가 담기고 어떤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는지 생각을 했다. 그런 부분이 가장 고민이었다.

윤종신, 용감한 형제, 넬 김종완, 에피톤 프로젝트 차세정 등 유명 프로듀서과 작업해보니 어땠나

곡을 받고 내가 가이드부터 직접 불렀다. 녹음실에서 만나면 해석이 달라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처음 가이드부터 내가 했다. 공통적으로 저한테 한 말은 "어? 노래 생각보다 잘 하는데?"였다. 종신이 형이 제일 놀랐다. 군대 다녀온 이후에는 저는 안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목소리톤이나 감성의 깊이가 조금 더 깊어졌다, 짙어졌다는 평을 해주시더라. 이 프로듀서 분들의 기억에 있는 건 '내 여자라니까', '되돌리다', '결혼해줄래' 였는데 가이드 할 때 생각보다 잘 나왔다고 해서 저도 기분이 좋았다.

종신이 형과는 정통 발라드를 했고, 종완이 형과는 제가 하고 싶었던, 거칠지만 밴드 사운드가 나는 곡이었다. '잘할게'는 아주 캐치한, 누가 들어도 꽂힐만한 곡이다. 에피톤 프로젝트와 만든 노래는 예를 들면 카페 같은 곳에서 20번 틀어도 계속 듣게 되는 음악이다.

다양한 프로듀서를 모은 이유는?

종완이 형과는 계속 얘기를 하고 있었고, 나머지 세 분은 어떤 작곡자가 나와 어울릴까 회사와 회의를 하면서 오퍼를 드렸다. 한 분의 프로듀서와 한 색깔을 보여줄 수도 있었지만 그건 이 이후에 할 수 있는 여력이 됐을 때 하고 싶었다. 이번에는 욕심이 많았던 거다. 이것도 해보고 싶고, 저것도 해보고 싶었다. 정통 발라드도 하고 싶고, 밴드 느낌도 하고 싶고, 고음도 질러주고 싶었다. 여러가지가 있다보니 여러 분과 소통하면서 곡을 받았으면 좋겠다 해서 그렇게 진행했다.

그중에서 '잘할게'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

가장 대중적이고 많은 사람이 들었을 때 귀에 꽂히는, '금지된 사랑' 영상을 보시고 '가수 이승기'에 대한, 고음에 대한 니즈를 채워드릴 수 있는 노래였다. 단언컨대 이승기 노래 중 제일 부르기 힘든 게 '잘할게'다. 저도 부르기 힘들다.

'소년, 길을 걷다'는 두 사람의 대화를 토대로 만든 곡이라고 했다

노래를 두 개 버전을 만들었었다. 감정을 좀 더 싣는 버전, 담백하게 부르는 버전이 있었는데 중간선에서 조율점을 찾은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힘듦과 걱정, 모든 청춘이 공유하는 것들을 담았다. 고민의 크기가 다를 뿐 누구나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위안과 공감을 전해드리고자 이 곡을 만들었다. 종완이 형이 고생 많이 했고, 이 가사를 쓰기까지 공을 많이 들였다.


[일문일답]이승기 "'인간부적'도 좋지만 보컬리스트"

신곡 4곡 중 최애곡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진짜 다 소중하다. 한 곡 한 곡 너무 소중하고 처음부터 작업하는 걸 봐와서 한 곡을 고르기 어렵다. 제일 명분이 있는 건 '소년, 길을 걷다'다. 이 앨범의 시작이었고, 가장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 생각과 이야기를 녹인 곡이기 때문이다.

가수 공백기가 길었는데 언제 노래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나

드라마를 찍으면 차 안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많다. 노래를 듣다보면 부르고 싶을 때가 있다. 차 안에서 계속 노래를 불러서 스태프들은 좋을 수도, 고통스러웠을 수도 있다. 어떻게 하면 음을 안 떨어뜨리고 할 수 있지? 방구석 콘서트처럼 불렀다. 전역하고나서 "내가 이거 부를 수 있나?" 나를 시험한 거다. 음이 생각이 나서 부르고 싶으면 구석에 가서 해보고, 되는구나 안심을 얻기도 했다.

어떤 마음으로 앨범 작업을 했나

30대가 되고, 연차가 16~17년 되다 보니 가장 우선인 건 내가 만족하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 남한테 보여줬을 때 창피하지 않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진지하게, 섬세하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내가 예능도 하고 연기도 하니까 가수도 해요!"라는 성의 표시가 아니라 가수로서만 봐도 "잘한다"는 얘기를 듣고 싶었다.

만족도는 어떤가

만족한다. 초심으로 많이 돌아가서 발성 연습도 많이 하고 기초를 탄탄하게 하면서 녹음한 것에 뿌듯하다. 앨범이 나왔을 때 모든 노래를 컨트롤 할 수 있다. 내 체화가 안 됐을 때 녹음을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번엔 곡 수를 줄이다 보니 언제 어디에서 불러도 컨트롤을 잘 하면서 멋지게 부를 수 있다.

배우, 예능인, 가수로서 공통점이 있다면?

요새 느끼는 건 기본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연기를 할 때 캐릭터와 설정에 접근하는 방법과 템포가 중요하다. 너무 급하지 않게 천천히 하나하나 준비한다. 예능은 멤버들이 저한테 힘이 되고 갈 때마다 즐겁다. 가수 같은 경우에도 하나하나 다시 기초로 돌아가는 것 같다.


[일문일답]이승기 "'인간부적'도 좋지만 보컬리스트"

보컬리스트로서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어떤 곡이 오면 그 곡에 대한 해석을 어떻게 하고, 얼마나 그 곡에 맞게 내가 가진 걸 변화시킬 수 있을까 생각한다. 스킬적으로 더 고음을 내고 싶다는 건 이젠 없다. 결국에는 곡이 왔을 때 어떻게 해석해서 전달하느냐다. 저만의 감성과 보이스를 세분화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가수로 복귀하면서 가장 듣고 싶었던 말과 기대한 반응이 있나

"이승기 라이브 진짜 잘한다"는 얘기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라이브 방송을 하기 전에 진짜 예민했다. 말도 안 하고 가습기를 틀고 커피도 안 먹었다. "이승기 정말 노래를 잘 하는 가수다"라는 걸 듣고 싶었는데, 몇 분인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제가 보이는 반응 선에서는 그렇게 느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콘서트를 할 생각은 없나

너무 하고 싶다. 그런데 콘서트를 하려고 하면 두렵기도 하다. 이제는 제 안의 기준도 높아졌고 욕심도 많아졌는데 하고 있는 건 예전보다 많다. 콘서트를 하려면 절대적으로 3개월 동안은 매진하면서 컨디션을 관리해야 한다. "니즈가 있으니까 해보자" 식으로 하고 싶지는 않다. 하려면 제대로 하고 싶다. 보여주기 식이 아닌, 진짜 멋드러진 감동을 선사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제 안에서 준비가 필요하다. 평소에도 관리를 계속 하면서 상황이 나아진다면 다시 한 번 올림픽 체조경기장에 서서 노래 부르고 싶다.

이승기 표 발라드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저는 리듬감은 부족한 대신 감성을 표현하는 진정성이라고 해야되나? 표현이 장점인 것 같다. 그루브가 좋거나 굉장한 리듬감을 가진 건 아니지만 부족한 부분을 감성과 이야기 해석으로 채우려는 게 있다. 더 내 얘기처럼 해주려고 하고, 상대방의 가슴에 꽂힐 수 있는 걸 많이 생각한다. 그래도 발라드를 하니까 그런 부분이 강점이지 않을까 싶다.

'싱어게인' MC를 하면서 많은 걸 느낄 것 같다

진짜 재밌다 그 프로. 누가 하는 건지 참 재밌다. 많은 분들이 누가 올라가냐고 물어본다. 저렇게 잘 하는데,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인데, 기회가 참 중요한 거구나 느낀다. 더 응원해 드리고 싶고, 더 잘 모시고 싶다고 해야하나... 심사위원과 시청자 분들 사이에 다리를 놔주고 싶은 느낌이다. 주선자가 되는 느낌이다. 다 같은 가수니까 나도 저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지, 노력해야지" 생각한다.

'집사부일체', '싱어게인'을 함께 하는 사람들은 가수 복귀에 대해 어떤 말을 해줬나

(유)희열이 형 같은 경우 "여기 참가자로 나와야 되는 거 아니냐?"라고 했다. 노래 실력이 생각보다 좋다며 놀라더라. 가수 후배 분들은 제가 노래를 하거나 음악하는 걸 못 본지 오래 돼서 그런지 반가워해주고 연락도 많이 왔다.


[일문일답]이승기 "'인간부적'도 좋지만 보컬리스트"

17년차 가수다. 데뷔 때와 지금 관점의 차이가 있나

데뷔 때는 모든 게 무섭고 어려웠다. 그때는 고등학생으로서 그냥 노래가 좋아서 하니까 어떤 게 프로페셔널한 건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몰랐다. 속된 말로 음악에 무식했고 패기와 열정 하나로 불렀다. 주변 분들이 도와주시고 모니터링 해주고 디렉팅도 해주면서 지금은 음악 자체가 뽐내기가 아닌 오롯이 내 몸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설레고 떨리나 보다.

과거에 했던 불경랩과 댄스가 잊을만 하면 화제다. 랩과 댄스에 대한 욕심은?

불경랩은 한 발 꺾였다. 한참 핫했던 시기가 있다. 제가 리듬감이 없다 했지 않나. 저는 불경을 한 게 아니라 힙합을 한 거다. 저는 신났는데 들으시기에는 고퀄리티 불경으로 들으셨나 보다. 개인적으로 옛날에 랩도 해보고 싶고, 뭐든 잘 하고 싶었다. 지금은 잘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걸 명확히 알게 돼서 랩이나 댄스는 끊었다.

엄친아, 국민남동생, 황제, 인간부적 등 많은 별명이 있다

제일 기분 좋은 건 '인간부적'이다. 운이 따라줄 것 같고, 행운이 함께 해줄 것 같은 느낌이어서 기분이 좋다. 욕심이지만 '김나박이'(김범수, 나얼, 박효신, 이수)라고 있지 않나. 거기에 이승기의 '이'를 추가해서 '김나박이이'가 됐으면 좋겠다.

70세까지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 일상 속에서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활동이 없는 날이 거의 없다. 뭘 한다기 보다 요새는 제 몸을 토닥여준다. 보수를 해줘야 한다 할까, 썼으면 그만큼 보상을 해야한다. 쉬든, 잘 먹어주든, 케어를 받든 해줘야 한다. 옛날에는 안 지치는 게 훈장인 줄 알았다. 지금은 한 순간에 집중이 힘든 타이밍이 오더라. 쉬는 날에는 뭘 즐기기 보다 몸을 토닥여준다. 그래야지 오래 쓴다. 지금 이렇게 쓰다가는 70세까지 힘들 것 같더라.

마지막으로 정규 7집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겨울 어디 갈 데도 딱히 없고 심심할 거다. 집에서 연말을 즐길텐데 그때 '혼음악'을 들으시는 분들에게 좋다. 음악을 사랑하시는, 옛날 감성을 소환하고 싶은 분들, 감정이 건드려졌으면 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권수빈 기자 ppbn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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