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한 박호산·거친 김선호…연극 '얼음', 형체 없는 소년과의 심리전

집요한 박호산·거친 김선호…연극 '얼음', 형체 없는 소년과의 심리전

최종수정2021.01.09 07:30 기사입력2021.01.0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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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유쾌하고 능청맞던 박호산이 날카롭고 집요하게 상대방을 파고들고, 해맑고 인간미 넘치던 김선호가 사납고 거칠게 욕설을 내뱉는다. 연극 '얼음'의 이야기다.


연극 '얼음'(연출 장진, 제작 장차·파크컴퍼니)은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열여덟 살 소년과 그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2016년 초연 이후 5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영화 '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 연극 '꽃의 비밀' 등의 장진 감독이 연출과 극본을 맡았다.


집요한 박호산·거친 김선호…연극 '얼음', 형체 없는 소년과의 심리전


개막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리허설은 "개막 전 리허설이지만 이날 이 시간에 공연되는 '얼음'은 유일하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는 장진 연출의 인사로 막을 열었다. 오후 4시 시연에는 형사1 역에 박호산, 형사2 역에 김선호가 무대에 올랐다.


형사1은 다정하게 소년의 이야기를 들어주다가도 집요하게 사건의 실체를 파고드는 인물. 박호산은 초연에도 형사1 역을 맡은 바 있는 만큼 따뜻하게 소년을 따뜻하게 품어주며 그의 심리를 파악하는 모습을 능숙하게 그려냈다. 또 전혀 다른 모습의 '윤계장'으로도 분해 객석에 웃음을 전했다.


젊은 혈기를 지닌 형사2는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내뱉으며 소년을 몰아가지만, 어딘가 '허당미'가 느껴지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긴다. tvN '스타트업'에서 한지평 역을 맡아 만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선호는 드라마 속 이성적이면서도 속 깊은 모습은 완전히 벗어버리고, 감정적이고 사나운 모습을 탁월하게 표현해 새로운 이미지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동시에 어딘가 어설픈 '김순경'으로 분해 사투리를 사용하는 모습은 입가에 미소를 짓게 했다.


집요한 박호산·거친 김선호…연극 '얼음', 형체 없는 소년과의 심리전


'얼음'은 한 공간에서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소년을 조사하는 두 형사의 모습을 그리지만, 소년은 등장하지 않는다. 소년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소년에게 말을 건네는 두 형사의 모습을 보며 관객은 그저 소년의 모습을 상상할 뿐이다. 그만큼 관객과 함께 소년의 형체를 만들어 가야 하는 두 형사의 역량이 중요한 것. 박호산과 김선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소년과의 호흡을 생생하게 표현해 마치 소년이 무대 위에 실제로 존재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더불어 한정된 공간을 다각도로 사용하려는 듯 무대 위 소품의 위치를 바꾸며 관객이 바라보는 시점을 옮기는 시도가 돋보였다. 장면 전환에 더해진 소름 끼치는 음향은 작품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한몫 했다. 마지막 장면, 무대 뒤편으로 보여지는 소년의 그림은 머릿속에 흐릿하게 맺혀있던 사건의 진상을 또렷해지게 했다.


집요한 박호산·거친 김선호…연극 '얼음', 형체 없는 소년과의 심리전


형사1 역에는 박호산과 더불어 정웅인, 이철민이 캐스팅됐다. 이번 시즌 형사1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 정웅인은 오랜 기간 연극,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활약해왔기에 이번에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시즌 박호산과 함께 형사1을 연기했던 이철민도 다시 돌아와 밀도 높은 열연을 기대케 한다.


형사2 역은 김선호와 함께 이창용, 신성민이 맡았다. 이창용은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시데레우스', '빅 피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등 다수의 작품에서 입증한 연기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신성민은 연극 '오만과 편견', 뮤지컬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등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인 바 있는 만큼 이번 '얼음'에서도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집요한 박호산·거친 김선호…연극 '얼음', 형체 없는 소년과의 심리전


파크컴퍼니 측은 뉴스컬처에 "실제로 등장하지 않는 소년의 형태를 관객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라며 "배우의 열연을 보며 관객이 극에 얼마나 몰입하느냐에 따라 그 형체가 더욱 또렷하게 보일 것"이라고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얼음'은 오늘(8일)부터 오는 3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장차,(주)파크컴퍼니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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