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극장은 우리가 지킨다

최종수정2021.01.20 08:48 기사입력2021.01.1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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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매'·'간이역'·'아이'·'고백' 등
중소영화들 꽁꽁 언 극장가 노크
'귀멸의 칼날' 변칙개봉 '눈살'
27일 개봉작부터 상영부금外 추가지원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중소영화 여러편이 캄캄한 극장가에 불을 밝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3차 유행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5단계·비수도권 2단계를 오는 31일까지 2주간 연장했다. 따라서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된 영화관은 오후 9시 이후 영업금지가 유지된다.


지난해 관객수는 1999년 IMF 사태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1월 들어 전국 기준일 관객수는 1~2만 명 대를 오가는 실정이다. 18일 전국 관객수는 1만1,787명에 머물렀다. 지난 15일~17일 주말 극장 관객수는 8만 7,381명으로, 전주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밑바닥을 찍은 수치인 8만735명에서 불과 6천여 명 늘었다. 금요일 15일 1만 9,196명, 토요일 16일 3만 5,274명을 모았으며, 이어 일요일 17일에는 3만 2,817명이 극장에 들렀다. 이는 한 상영관 당 불과 1~3명만이 영화를 관람했다는 계산이 가능한 수치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지난 달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격히 증가하며 3차 유행세를 보이자 개봉을 12월·1월 개봉을 검토해온 다수 영화가 줄줄이 일정을 뒤로 연기한 바 있다. 안타깝게도 외화 '원더 우먼 1984'를 제외한 신작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재개봉 영화가 빈자리를 채웠다. 18일 박스오피스 10위권 내 이름을 올린 한국영화는 지난해 11월 개봉한 '도굴'(472명)과 오는 27일 개봉을 앞둔 '세자매'(620명)뿐이다.


희망은 있다. 꽁꽁 얼어붙은 극장가에 온기를 불어넣을 중소영화들이 출격을 대기하고 있다. 청춘 신예들이 그릴 멜로부터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 등이 관객과 만날 채비 중이다. 작지만 강한 영화 여러 편이 간판에 불을 켠다.


멜로→메시지 담은 신작 출격

빅스 한상혁·남보라의 로맨스 영화 '크루아상'(감독 조성규)이 오는 21일 개봉한다. 영화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고 그것에 열정과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파티셰와 꿈이 없이 방황하는 공시생이 만나, 자그마한 사건 사고들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하고 단단해져 가는 청춘 드라마다.


또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 두 편이 연이어 출격한다. 오는 27일 유다인·오정세의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에 이어 28일 문소리·김선영·장윤주 주연 '세자매'가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


[돋보기]극장은 우리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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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매'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1년 차 배우 문소리가 중심을 잡고 김선영이 든든하게 받친다. 장윤주는 '베테랑'(2015) 이후 6년 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비춘다. 김선영의 남편인 이승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문소리가 공동제작자로도 참여했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크게 주목받은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감독 이태겸)도 관객과 만난다. 영화는 파견 명령을 받아 하청업체로 가게 된 정은(유다인 분)이 1년의 세월을 버텨내고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통해 실제 일부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사회문제를 고발한다.


2월 아동학대 문제 다룬 '아이'·'고백'外

설 연휴가 있는 2월에도 중소영화 여러편이 간판에 불을 켠다. 올해 설 연휴는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관객이 들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저예산 영화들이 극장을 지킬 전망이다.


아동학대 문제의식에 화두를 던질 영화 '고백' '아이'와 '고백'이 개봉한다. 박하선이 주연을 맡은 '고백'(감독 서은영)은 7일간 국민 성금 1,000원씩 1억 원을 요구하는 전대미문의 유괴사건이 일어난 날 사라진 아이, 그 아이를 학대한 부모에게 분노한 사회복지사, 사회복지사를 의심하는 경찰, 나타난 아이의 용기 있는 고백을 그린 범죄 드라마이다. 박하선이 아이를 학대하는 어른들의 불의를 참지 못하는 사회복지사 오순 역을 맡아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 배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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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향기·류현경·염혜란 등이 출연하는 '아이'(감독 김현탁)는 아동학과 졸업반의 보호 종료 청년 아영(김향기)이 생후 6개월 아이를 홀로 키우는 영채(류현경)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뜻한 위로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2월 10일 개봉을 확정했다.


이 밖에도 그룹 제국의 아이들 김동준과 레인보우 출신 김재경이 영화 '간이역'(감독 김정민)에서 애틋한 로맨스를 펼칠 예정이다. 영화는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순간에도 사랑만큼은 지키고 싶은 남자 승현(김동준)과 남은 시간 동안 그를 지켜주고 싶은 여자 지아(김재경)가 만들어가는 감성 멜로. 당초 1월 개봉을 검토했으나 2월로 개봉을 연기하고 더 많은 관객과 만나기 위해 준비 중이다.


日애니 '귀멸의 칼날' 변칙개봉 논란

지난해 12월 개봉하려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연기한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오는 27일로 일정을 잡았다. 어둠 속을 달리는 무한열차에서 귀살대와 예측불가능한 능력을 갖춘 혈귀의 일생일대 혈전이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 세계 누적 발행 부수 1억 2000만 부를 돌파한 고토게 코요하루의 대형 흥행 만화 '귀멸의 칼날'을 바탕으로 한 첫 극장판이다.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은 국내 개봉을 앞두고 프리미어 시사회라는 이름의 유료 시사회를 개최한다고 알려 '변칙 개봉'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영화는 오는 22일부터 24일 유료시사회를 연다. 22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 3회차, 23일·24일 메가박스 전국 21개 점에서 각각 영화를 상영한다. 언론배급시사회는 생략하고 유료 시사회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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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극장이 바닥을 친 상황에서 신작 한 편이 아쉽다지만, 변칙 개봉 꼼수가 용인될 수 없다. 엄연히 해당 기간 개봉하는 신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화 관계자는 "사전에 배급사간에 개봉 일정을 공유한다. 만일을 대비해 서로 참고해 일정을 정하고 여기에 맞게 마케팅 계획을 세운다"며 "아무리 최악의 상황을 걷는 분위기라지만 어렵게 개봉을 결심해 준비 중인 상황이 아닌가. 한 명의 관객이 소중한 시기에 이러한 변칙 행위가 정당화될 순 없다"고 말했다.


韓상영관협회, 부금 외 추가지원금

2월 개봉하는 중소영화 다수는 상영 부금 외에 추가 지원금을 받게 됐다. 1월 27일 개봉하는 영화들도 포함된다.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국내 극장 3사가 해당 기간 개봉하는 영화를 대상으로 상영 부금 외에 추가 지원금을 지급한다.


지원금은 관객 1인당 최대 1,000원 수준이다. 각 극장의 직영점은 관객 1인당 1,000원, 위탁점은 500원의 개봉 지원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국 영화와 외화 구분 없이 영화별로 개봉 이후 최대 2주간 영화 관객수에 따른 부금에 추가 지원금을 정산해 지급한다. 협회는 2월 한 달간 진행 후에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추가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영화상영관협회 이창무 회장은 "극장업계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한국영화시장 정상화를 위해 의미 있는 결정을 내렸다"며 "이제는 배급업계가 개봉으로 응답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지금은 모든 이해관계자가 한마음 한뜻으로 국내 영화산업의 위기 극복과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시기"라고 했다.


영화 관계자는 "손익분기점이 낮아지면서 부담이 다소 줄어들 수는 있지만, 1,000원이라는 금액이 크게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영화계가 부율 조정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온 거로 안다. 극장 측이 실질적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겪으며 개봉에 대해 더욱 신중해졌다. 1~2월 관객이 많지 않을 거라는 우려에 개봉을 결정한 한국영화 신작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극장 측은 한 편의 신작이 절실하다"며 "중소영화들이 발길이 끊긴 극장에 조금이나마 활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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