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게임·송가인·흑백영화, 탈출구 찾는 극장들

최종수정2021.01.27 17:41 기사입력2021.01.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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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게임·트로트·흑백영화 자구책
이색 기획전 위기 돌파
"절박함 속 다양한 시도"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전 세계 영화계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팬데믹 여파로 지난해 부침을 겪었다. 충무로 역시 마찬가지. 예상치 못한 장기화 침체로 인해 국내 영화 산업이 얼어붙으며 보릿고개가 이어졌다. 2020년 극장 매출액은 전년 대비 73.3%(1조 4,037억 원) 감소한 5,100억대에 그쳤다. 영화 산업 매출액은 2004년 이후 한 번도 1조 원 밑으로 떨어진 적 없었지만 16년 만에 극심한 적자를 기록하고 말았다. 극장 측은 임차료 부담에 시달렸다. 매달 고정적으로 소요되는 약 170억 원을 부담하기 힘들어지자 임차료 인하 협의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관객수는 1999년 IMF 사태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1월 전국 기준일 관객수는 1~2만 명 대를 보이며 기근을 이어왔다. 신작 부재 속 침체를 이어오던 극장가는 지난 20일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이 개봉하며 숨통이 트였다. 일일 관객수 14~15만 명대를 기록, 일주일 만에 누적 50만 명을 모으며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 26일 극장을 찾은 일 관객수는 5만3,749명.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한 주간 51만6,601명이 극장을 찾았는데,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뭄을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분위기를 이어 국내 멀티플렉스 3사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는 관객 확장을 위해 다양한 기획전으로 위기 돌파에 나섰다. 극장을 대관해 게임을 즐기는 이색 기획전부터, 트로트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LED 특별관에서 즐기는 인기 흑백 영화까지. 극장들은 자구책을 마련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돋보기]게임·송가인·흑백영화, 탈출구 찾는 극장들


집에서 즐기던 게임, 극장에서

CGV는 극장을 대관해 대형 스크린 풍부한 사운드, 편안한 좌석에서 게임을 즐기는 '아지트엑스'를 선보였다. 콘솔 플레이 대관 플랫폼 아지트엑스(AzitX)는 파일럿 테스트를 위해 CGV일산 등 4개 극장에서 시범 운영했다. 프리 오픈한 5일간 대부분 회차가 매진되는 등 뜨거운 반응에 지난 16일 CGV용산아이파크몰을 비롯한 전국 34개 극장에서 정식 론칭했다.


프리미엄 영사 인프라를 기반으로 콘솔 플레이를 지원하는 대관 서비스다. 고객이 원하는 콘솔 게임기기 및 게임 콘텐츠, 액세서리 등을 직접 지참해 지인들과 맞춤형 프라이빗 게이밍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따라서 콘솔 게임기기 및 타이틀을 사전에 준비해야 이용할 수 있다. 인원은 최대 10인까지 이용 가능하며, 4인 초과 시 추가 결제가 필요하다.


CGV 한승우 부장은 "코로나19로 해보고 싶었던 활동에 제약이 많은 탓에 자기만의 특별한 공간에서 특별한 문화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보상 심리로 아지트엑스가 큰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며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도록 소규모 엔터테인먼트 공간 서비스를 준비했으니 같은 취미를 가진 지인들과 함께 CGV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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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특수관에서 즐기는 흑백영화

롯데시네마는 인기 흑백영화 두 편을 LED 스크린에서 재개봉한다. 수원관의 컬러리움에서 오늘(27일)부터 2월 9일까지 ‘뚜렷한 명암의 대조, 흑과 백 영화’라는 콘셉트로 '동주'와 '기생충: 흑백판'을 상영한다. 컬러리움은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와 건대입구, 센텀시티에 이어 네 번째로 LED스크린이 도입된 상영관으로 세계 최대 크기의 14M LED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영사기를 이용해 빛을 스크린에 투영하는 형태가 아닌 스크린이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방식으로 기존 스크린보다 더 풍부하고 정확한 색을 표현할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4관왕에 오르며 한국영화사를 다시 썼다. 흑백판은 봉 감독과 홍경표 촬영감독이 흑백으로 리마스터링해 선보이는 작품으로 미묘한 아름다움과 함께 강렬함을 더한다.


이준익 감독의 '동주'는 일제강점기 스물여덟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시인 윤동주의 청년기를 그린 영화로 강하늘이 윤동주 시인을, 박정민이 윤동주의 사촌이나 친구인 송몽규 역을 맡았다. ‘왕의 남자’, ‘사도’를 연출한 이 감독의 영화로 흑백 사진으로만 봐오던 윤동주 시인과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모습을 최대한 담백하고 정중하게 표현하기 위해 흑백 화면으로 연출했다. 암울한 식민지 현실 속 흑백으로 표현된 두 청춘의 모습은 강렬한 명암이 주는 대비로 더 깊은 울림을 전한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컬러리움의 무한대 명암비는 리얼블랙 구현을 통한 흑백의 대비와 조화를 보여줄 수 있는 영화관"이라며 "LED스크린이 제공하는 뚜렷한 색감과 최상의 사운드, 몰입에 최적화된 좌석과 함께 감상하는 흑백영화가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과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돋보기]게임·송가인·흑백영화, 탈출구 찾는 극장들


설 극장서 만나는 송가인

메가박스는 인기 트로트 가수 송가인의 손을 잡고 돌파에 나선다. 지난해 CGV가 김호중의 영화 '그대 고맙소: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를, 롯데시네마가 '미스터트롯' TOP6 임영웅·영탁·이찬원·정동원·장민호·김희재의 '미스터트롯: 더 무비'를 각각 선보여 조용히 웃은 데 이어 메가박스가 송가인의 공연 실황을 극장에 올린다.


'송가인 더 드라마'는 송가인의 첫 번째 단독콘서트 '가인이어라' 실황과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미공개 영상 그리고 송가인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의 가수 인생을 집약한 '리와인드' 영화로 선보이며,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실제 콘서트 현장에 와 있는 것 같은 생생함·몰입감,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비하인드 스토리 및 인터뷰 등이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전하며 설 연휴 관객들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또한 단독 개봉을 기념하여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스페셜 굿즈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해 팬들을 극장으로 이끈다. 오는 2월 설 연휴 전국 메가박스 100여 개 지점에서 상영한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송가인 더 드라마'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관객들에게 설 선물로 다가가길 기대한다"며 "생생한 스크린과 사운드를 통해 영화관을 가득 채우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만끽하며 콘서트 관람 문화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절박한 극장 3社 자구책

고사 위기에 처한 극장 3사가 앞다퉈 관객을 불러모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흑백 영화를 통해 작품의 진한 여운을 기대하는 시네필부터, 전국에 포진된 송가인의 팬클럽, 게임 마니아들까지 기획전에 귀를 종긋하고 있다. 이색 자구책이 예비 관객들로부터 적지 않은 관심을 모은다.


영화 관계자는 "각 극장은 지난해부터 재개봉·공연실황 등 여러 기획전으로 관객을 불러모으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이번 겨울, 극장 총 상영관수에 비춰볼 때 한 회차당 1~3명 관객이 들었다고 계산할 수 있다. 단 한 명을 위해 영화를 틀어놓았다는 건데 극장 입장에서는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상황을 예상하면서도 문을 닫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빈 상영관에 영화를 틀어놓느니, 같은 가격에 인원을 늘려 상영관을 빌려주고 게임을 하게 해주는 게 낫다는 안타까운 계산이 깔린 게 아닌가"라며 "3사의 기획전에서 위기를 돌파하고자 하는 극장들의 절박함이 읽힌다"고 바라봤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띄어앉기가 계속되며 가족·연인의 발걸음이 줄어들었다. 함께 영화를 즐기는 데 의의를 두고 극장을 찾던 관객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도 극장을 찾는 주요 타깃에 포커스를 맞춘 기획전이 나오고 있다. 극장 입장에선 영화 한 편이 아쉬운 상황이라 과거 인기를 얻었던 재개봉작에 먼저 러브콜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재개봉작을 걸면 많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관객이 확보되는 편"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영화계는 부침을 겪었지만, 여러 기획전을 비롯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노력이 지속되길 바라며 다양한 관객을 위한 다채로운 기획이 계속 생겨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극장 관계자는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며 안전한 관람 환경 조성을 위해 모두가 노력 중이다. 마스크 착용하기, 띄어앉기 등 캠페인을 진행 중이며, 상영관 및 로비에 정기적으로 방역을 하고 있다. 비교적 안전한 방식의 QR코드 인증 방식의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확산 예방을 위해 애쓰고 있다"며 "최근 극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참고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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