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남명렬, 나이테를 쌓아올린 시간

최종수정2021.03.24 11:17 기사입력2021.02.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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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 '올드 위키드 송' 남명렬 인터뷰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배우 남명렬은 스스로를 "중간쯤의 지능, 중간쯤의 재능, 중간쯤의 성실함, 중간쯤의 인내심, 중간쯤의 눈치로 버틴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중간쯤의' 요소들이 30여 년의 세월 동안 차곡차곡 쌓이며 남명렬이라는 느티나무의 뿌리가 됐고, 가지가 됐고, 나이테가 됐다. 그렇게 그는 연극계를 굳건히 지키는 든든한 기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남명렬은 연극 '라스트 세션'과 '올드 위키드 송' 두 작품을 통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공연계의 힘겨운 시간을 함께 보냈다. 그는 "이제는 다들 적응을 했지만, 코로나19가 한창 창궐할 때는 정말 오늘이 마지막 공연일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공연을 했다"며 빈 객석을 바라보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인터뷰②]남명렬, 나이테를 쌓아올린 시간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공연계의 상황과 '좌석 띄어앉기'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남명렬은 "공연을 보며 누가 대화를 하겠나. 조용히 앉아있을 뿐이다. 바이러스에게는 나쁜 환경인 것"이라고 웃으며 "객석에 떨어져 앉아있으면 왠지 긴장된다. 공연장에 앉아있지만 작품에 푹 빠져서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어렵다"고 관객으로서 느낀 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코로나19로 공연계가 멈춘 와중에도 제41회 서울연극제 예술감독을 맡아 연극제를 진행하며 관객에게 위로를 안기기도 했다. 40회에 이어 2년간 예술감독으로서 고군분투한 남명렬의 진심을 알아준 걸까. 서울연극제는 서울대표공연예술제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에 2년 연속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연극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오랜 시간 연기를 향한 열정을 표현해온 남명렬. 지난해에는 그 공을 인정받아 '문화예술발전 유공자 시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에게 연극이란 '삶을 받쳐주는 기반'이다. 남명렬은 "언제든 어디에 가서든 돌아올 수 있는 곳이다. 늘 와서 기댈 수 있는 기둥이다. 나는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어딜 가더라도 불안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미소 지었다.


[인터뷰②]남명렬, 나이테를 쌓아올린 시간


최근에는 SNS를 활발하게 이용 중이다. 배우로서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무대 위에서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야 하는 배우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을 최대한 가까이서 파악하기 위한 방법인 것. 남명렬은 "끊지 못하는 담배 같다. 때로는 귀찮아서 SNS를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나도 모르게 궁금해진다"고 웃었다.


이어 "배우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각을 파악해야 한다. 사람의 이야기를 해야 하지 않나. 그러니 지금의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는 알아야 한다는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SNS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며 있었던 에피소드를 꺼내놨다. 남명렬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돌발 상황이었다"며 "('라스트 세션' 공연 당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30여 명의 관객만을 앞에 두고 공연을 한 적이 있다. 안타까운 마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날 저녁에 우연히 미리 사둔 만년필로 쓴 글을 사진 찍어 SNS에 올렸는데, 누군가 공연 커뮤니티에 올렸더라.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직접 글을 써서 대화를 주고받았다. 글이 올라오면 왠지 대답을 해줘야 할 것 같았다.(웃음) '친구'라고 불렀던 기억이 있다. 불특정 다수가 있을 테니 친구라는 호칭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이 유쾌한 소통은 당시 공연에 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졌고, 제작사에서도 이를 마케팅에 사용하는 등 무대가 조금이나마 생기를 찾는 계기가 됐다.


연극 무대는 물론 영화, 드라마까지 다양한 분야를 오가며 꾸준히 연기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 남명렬.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대단한 원동력을 가진 건 아니다. 주어진 과제를 성실하게 수행하려고 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큰 것 같다. 막연한 성실함이 아니라, 미시적인 시야와 거시적인 시야를 동시에 지니고 조화롭게 상황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축구 경기로 비유하자면 내가 뛰어야 할 때와 잠시 쉬어도 될 때, 그런 전체를 조망해 보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사진=김태윤 기자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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