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호' 감독은 왜, 김태리에 영웅문 1부를 줬을까

최종수정2021.02.17 15:16 기사입력2021.02.1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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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비하인드 스토리
넷플릭스 '승리호' 인기
장선장 '영웅문' 읽는 장면 갑론을박
조성희 감독·김태리 밝힌 의도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김태리는 왜,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에서 '영웅문'을 읽을까. 극 중 우주청소선을 이끄는 장선장이 중국 무협소설가 김용의 대표작 '영웅문' 1부를 읽는 모습에 관심이 뜨겁다. 2092년 미래 우주가 배경에서 왜 그래야만 했는지 이유를 감독과 배우에게 물었다.


영화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당초 극장 개봉을 목표로 240억 제작비를 쏟아부었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넷플릭스에서 지난 5일 공개돼 하루 만에 영화 부문 1위에 오르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승리호' 감독은 왜, 김태리에 영웅문 1부를 줬을까


◆김태리는 왜, '영웅문'을 들었나='승리호'는 1,000여 명의 VFX 전문가가 미래에 황폐해진 지구와 우주의 모습을 실감 나게 구현했다는 평을 이끌며 주목받았다. 우주 전투 장면이 백미라는 평과 태호(송중기 분)의 부성애 신파가 진부하다는 평이 엇갈리며 호불호가 나뉘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김태리가 연기한 장선장을 둘러싼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나이는 가장 젊지만 승리호의 브레인이자 전략가로 그려지는 장선장이 '영웅문' 1부를 보고 있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극 중 '승리호' 선원들은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에게 어떤 행동을 들키지 않기 위해 태연한 척한다. 태호는 문을 고치는 시늉을 하고 업동이(유해진 분)는 청소를 한다. 타이거 박(진선규 분)은 빨래를 하는데 장선장은 종이책을 집어 들고 읽는다. 이 장면이 흥미로운 건 모두가 '시늉'에 그치지만 장선장만 진짜 행동처럼 읽힌다는 점에 있다.


최근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김태리는 "모든 것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조성희 감독에게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장선장이 무얼 하길 바라냐'고 물으니 책을 보길 바란다고 하셨다"며 "어떤 책인지 물으니 이 책을 보라며 '영웅문'을 주셨다. 감독님이 직접 소장한 책이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연기하는 배우로서는 해당 장면에 별다른 의미 부여를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태리는 "만약 내가 읽은 책이라면 의미를 부여해 열심히 표현할 수 있겠지만 아직 보지 못한 책이었기에 그러지 못했다"며 웃었다.


유일하게 장선장만 실제로 책을 읽는 행동을 한다. 정말 책을 읽는 사람처럼 느껴지는 지점이 좋았다. 짧은 순간이지만 그 사람이 우주 청소선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디테일하게 비추는 장면이라고 여겨서 좋았다.

'승리호' 감독은 왜, 김태리에 영웅문 1부를 줬을까

'승리호' 감독은 왜, 김태리에 영웅문 1부를 줬을까


◆종이책 무협지는 연출 의도=장선장의 전사가 상당부문 생략된 것에 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을 전했다. 김태리는 "선원 네 명이 나오는데 이 역시 감독의 선택이다. 전작에서도 그랬듯이 아이들이 등장하는 등 조성희 감독의 스타일이 있다. '승리호'에서 감독이 어떤 부분을 부각하고 싶은지 선택을 통해 만들어 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쉽다. 장선장의 전사는 많았다. 들려줄 수 있는 재미난 이야기도 많았지만, 이야기 전체 흐름과 완결성, 감독님의 색을 내기 위해 선택들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굳이 중국 소설을 읽었어야 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영화에 48억 원을 투자한 중국계 기업이 설정 배경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최근 국내 드라마에서 중국 PPL이 대거 등장하며 '차이나머니' 장악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만큼 해당 장면 역시 중국 자본 때문에 설정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관해 조성희 감독은 의도된 장면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장선장이 종이책 무협지를 읽길 바랐다"며 "그 책을 읽는 게 의미 있다고 봤다. 인물 중 큰 뜻을 가진 유일한 캐릭터이기에 영웅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대의를 품고 악당을 암살하려 한 만큼 어울릴 거라 바라본 의도된 연출이었다는 설명이다.


영화를 본 일부 관객은 장선장을 '영웅문'에 등장하는 곽정·황용과 견주기도. 조성희 감독은 "내용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책 제목에 크게 '영웅'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길 바랐다. 장선장이 그 종이책을 들고 있으면 묘한 분위기가 배어 나올 거라고 봤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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