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보릿고개, 영화관 관객 줄고 해외 매출 늘었다

최종수정2021.03.24 16:22 기사입력2021.02.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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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액 5,104억 원
2005년 이후 최저
韓영화 수출 43% 증가
유통·배급 형태 다변화
"新산업구조 모색, 포스트코로나 대비해야"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2020년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가 집어삼킨 안타까운 해로 기억될 것 같다. 이로 인해 많은 이가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국내 영화산업은 고사 위기를 맞았다. 10명 중 7명은 지난해 극장을 한 번도 찾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 역시 30%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를 돌아보며 영화계에서는 극장에 의존한 시장의 포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해 가장 많은 매출을 벌어들인 영화는 '남산의 부장들'이었다. 영화는 지난해 1월 코로나19 확산 이전에서 초기 사이 개봉해 최다 매출로 기록됐다. 여성 영화는 약진을 보였지만, 독립영화는 발붙이기 힘들었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김여진)가 발표한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를 통해 2020년 한 해 부문별 영화 시장을 들여다봤다.



관객수·매출액 약 73% 감소, 최저 기록

극장 총관객 수는 5,952만 명으로 전년 대비 73.7% 감소했고, 매출액은 5,1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3%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후 전체 관객 수로는 최저치를 기록했고, 매출액은 2005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68.0%로 10년 연속 외국영화 관객 점유율보다 높았으나, 한국영화 매출액은 3,5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63.9% 감소한 수치였다.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연평균 극장 관람 횟수는 전년 대비 3.22회 감소한 1.15회였다.


사진=뉴스1(이하 동일)

사진=뉴스1(이하 동일)



전체 박스오피스 1위는 '남산의 부장들'로 매출액 412억 원, 관객 수 475만 명을 기록했다. 2위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매출액 386억 원, 관객 수 436만 명, 3위는 '반도'로 매출액 331억 원, 관객 수 381만 명, 4위는 '히트맨'으로 매출액 206억 원, 관객 수 241만 명이었다. 5위는 매출액 184억 원, 관객 수 199만 명을 동원한 '테넷'으로 2020년 전체영화 박스오피스 10위 내 유일한 외국영화였다.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에서는 CJ ENM이 17.6%로 1위를 차지하며 전년도 2위에서 한 계단 상승했다. 2위는 롯데로 14.9%를 기록했으며 NEW는 10.5%의 관객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극장 관객 수와 매출액이 급감하고, 개봉 예정작들의 개봉 연기가 이어지며 그간 고착화되어왔던 주차별 개봉 전략이 무의미해졌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전인 1월에 포함된 주차들이 관객 수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했다. 요일별 관객 점유율은 전년과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 토요일 22.9%, 일요일 20.8%, 수요일 14.2% 순으로 많았고, 장르별 관객 점유율은 액션이 1위였던 2019년과 달리 1위가 드라마로 32.0%, 다음으로 액션 16.7%, 코미디 14.4% 순으로 많았다.


코로나19 확산세를 예측 불가한 상황이 계속되며 개봉이 연기를 반복했다. 이로 인해 기존 개봉 전략 무의미해졌다고 바라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텐트폴 영화 실종

영화사의 한 해 현금 흐름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핵심적인 상업 영화를 뜻하는 '텐트폴 영화'가 실종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는 소위 스크린 독과점이라고 하는 상영배정의 편중 현상은 완화되었다. 일별 상영점유율을 평균해 보면 1위가 32.7%를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년 대비 3.1%P 하락한 것이다. 2위가 17.2%, 3위는 11.2%로 1위부터 3위까지의 합은 61.1%인데 이는 전년 대비 8.1%P 하락한 점유율이다. 2020년 일별 상영점유율 1위 영화가 80%를 넘은 날은 없었으며 70%를 넘은 날이 7일, 60%를 넘은 날이 22일로 모두 2019년에 비해 감소했다.


반면, 극장흥행 결과의 편중 현상을 살펴보면 신작 개봉이 현저히 감소하여 영화별 흥행 결과는 소수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전체 흥행순위 10위까지 10편의 영화 매출 점유율은 51.0%로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년 대비 4.8%P 증가한 것이다. 한국 영화 시장으로 좁혀서 보면 10위까지의 매출 점유율이 전체 매출의 70.0%를 차지했다.


개봉하는 신작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전체 박스오피스 상위 10편의 매출 점유율이 51.0%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상승했으나 웃을 수 없는 기록이다.


코로나 보릿고개, 영화관 관객 줄고 해외 매출 늘었다


유통·배급 형태의 다변화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극장, 극장 외, 해외) 매출 총 1조 537억 원 중 극장 외 시장 매출은 4,514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42.9%를 차지했다. 이는 2019년 비중 20.3%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나 전년 매출 대비로는 11.4% 감소했다.


극장 외 시장 매출은 기존 TV VOD와 인터넷 VOD, DVD 및 블루레이 시장 매출 규모에 TV 채널 방영권 시장의 매출을 추가하여 집계했다. TV VOD 시장 매출 규모는 3,368억 원으로 전체 극장 외 시장 매출 중 74.6%를 차지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등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매출 규모가 늘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019년 대비 매출액이 17.0% 감소했다. OTT서비스(영화부문)와 웹하드를 합한 인터넷VOD 시장 매출 또한 총 7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3% 감소했으며, 전체 극장 외 시장 매출 중 17.5%를 차지했다.


OTT 서비스(영화부문) 매출은 6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1% 감소했고, 웹하드 시장의 매출도 1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9% 감소했다. 극장이 침체함에 따라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들이 개봉 연기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로 직행하는 영화가 등장해 유통·배급 형태의 다변화가 두드러진 한 해이기도 했다.


DVD 및 블루레이 시장의 매출액은 97억 원, 2020년 처음 집계한 TV 채널 방영권의 영화 매출은 261억 원으로 조사되어 극장 외 시장 전체 매출액 중 5.8%의 비중이었다. 극장 매출 감소로 극장 외 시장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9%로 늘었다. 기존의 유통·배급 형태가 아닌 다양한 방안 모색을 통해 변화가 일었다.



해외 매출 약 13% 증가

작품 수출과 서비스 수출 금액을 합친 한국영화 해외 매출 총액은 8,361만 달러로 전년 대비 13.3%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적극적인 해외 선판매가 가능한 신작 영화들이 감소하면서 매출이 축소되었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큰 규모의 글로벌 OTT 전 세계 판권 판매액이나 소수의 글로벌 OTT 오리지널 작품의 로케이션 유치실적이 집계되면서 전체 규모를 키웠다.


완성작 수출은 대만이 2018년, 2019년에 이어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밖에 일본, 중국,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이 뒤를 이어 아시아가 한국영화의 절대적인 소비시장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기술서비스 수출의 경우 전체 수주건수는 20건으로 전년도 21건과 비슷했지만, 수주금액이 감소하여 전년 대비 50% 가까이 감소하였다. 이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술서비스 수출 부문의 취약성에 변화가 없는 상황임을 보여줬다.


전 세계 OTT 판권 판매액이 해외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수출작은 전년 대비 무려 43%나 늘었으나 기술 서비스 수출 실적은 50% 가까이 급감했다. 완성작 수출은 대만, 일본, 중국, 홍콩 등 순으로 아시아 비중 상당했다.


코로나 보릿고개, 영화관 관객 줄고 해외 매출 늘었다


여성 약진, 독립영화 절반 아래로 감소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는 466만 명으로 전년 대비 약 42.5% 감소했다. 반면 전체 관객 수 대비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7.8%로 전년 대비 4.2%P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로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가 증가했다기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체 관객 수가 전년 대비 약 73.7% 급감한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한국 독립·예술영화 관객 수는 76만 명으로 전체 관객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전체 독립·예술영화 대비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관객 수와 매출액 비중은 각각 16.3%와 16.0%로 지난해 대비 많이 감소했다.


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한국 독립·예술영화는 '기기괴괴 성형수' 한 편에 불과했으나 작품성으로 주목받은 한국 독립·예술영화가 다수 개봉했다. '기기괴괴 성형수'는 한국 호러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었다는 평을 받았으며, 야구라는 소재를 통해 여성 성장 드라마를 보여준 '야구소녀'를 비롯해 '찬실이는 복도 많지' '애비규환' '남매의 여름밤' 등 여성서사 영화와 여성감독 영화의 약진은 작년에 이어 2020년에도 이어졌다.



모든 직종서 여성 비중 증가

개봉작 165편의 헤드 스태프 여성 참여율을 분석한 결과 여성 감독은 38명(21.5%), 여성 제작자는 50명(24.0%), 여성 프로듀서는 50명(25.6%), 여성 주연은 67명(42.1%), 여성 각본가는 43명(25.9%), 여성 촬영감독은 19명(8.8%)으로 프로듀서가 2019년 26.9%에서 25.6%로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직종에서 여성 비중이 전년보다 상승했다. 특히 감독과 주연의 비중은 지난 5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이며 증가폭도 컸다.


사진=영화 '내가 죽던 날' 출연진, 감독

사진=영화 '내가 죽던 날' 출연진, 감독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의 상업영화에서도 실질 개봉작처럼 모든 직종에서 여성 비중이 전년도보다 증가했으며, 특히 감독과 주연의 비중은 각각 13.8%, 41.4%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영화 흥행 순위 30위 영화 중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영화는 총 15편(53.6%)으로 전년도보다 증가했는데 이는 주연의 여성 성비가 높아진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캐릭터 분석 결과 여성 캐릭터 연령대는 30대가 가장 높고(42.9%) 그다음은 40대(25.0%)였다. 남성 캐릭터도 30대가 가장 높고(35.7%) 그다음으로 40대(28.6%)가 높았다. 여성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연령대가 높아지는 추세다.



극장 매출 반토박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 ‘상업영화’ 29편의 평균 추정수익률은 ?34.1%로 잠정 집계됐는데, 이는 2019년 수익률이 10.9%로 2018년 적자에서 흑자를 달성하자마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순제작비 규모별로는 150억 원 이상(2편)의 수익률 2.9%로 가장 높았고, 모든 구간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구간은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50억 원 미만(12편)으로 ?55.0%의 수익률로 추정됐다. 극장 외 시장 매출 추정치를 제외한 2020년 극장 추정수익률은 ?52.3%로 떨어지는데 그만큼 코로나19로 인한 극장 매출 타격이 심각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코로나 보릿고개, 영화관 관객 줄고 해외 매출 늘었다


포스트 코로나 대비해야

1999년 이후 20년간 한국 영화산업은 대규모 공적 지원과 극장 중심의 시장 확대를 통해 양적 성장에 주력해 왔지만, 이미 극장 중심 영화시장의 포화, 시장 양극화의 고착화 등 내재적인 문제들로 인해 기존 산업구조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음이 확인되었다. 이제 코로나19가 환기한 기존 산업구조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포스트코로나 시대 새로운 한국 영화산업 정립을 위해, 영화를 생산하는 주체로서의 창의적인 사람과 기업, 그리고 영화를 소비하는 주체적인 관객 양성에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한다.


영화 관계자는 "지난해 극장 매출이 줄어들어 제작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이로 인해 영화 시장이 위축됐고, 극장 의존식 산업 구조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OTT 시장 매출은 늘었다. 안타깝고 씁쓸하지만, 언제까지 손 놓고 바라볼 수만은 없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계는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해야 한다. 완전히 이전의 극장으로 돌아가기 힘들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시장은 빠르게 변화했고 앞으로 더 빠른 변화를 보일 것"이라며 "새로운 산업구조 모색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에 대비하고 성장을 이뤄야 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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