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연습중]진짜 내 삶을 향해…연극 '관부연락선'

최종수정2021.03.24 17:00 기사입력2021.02.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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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관부연락선' 연습 현장
배 위에서 만나 우정을 쌓고 성장하는 두 여인의 이야기
이기쁨 연출 "마음의 온기를 전하는 작품되길"
3월 1일 대학로 자유극장서 개막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파도처럼 울렁이는 삶을 살아온 두 여인이 배 위에서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한다. 그렇게 잔잔하고 단단해진 마음으로 땅에 발을 내디딘 두 사람은 그제야 비로소 진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선다. 연극 '관부연락선'의 이야기다.


뉴스컬처가 개막을 앞둔 연극 '관부연락선'(연출 이기쁨, 제작 플레이더상상·스텝스)의 연습 현장을 방문했다. 오는 3월 초연되는 연극 '관부연락선'은 일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도쿠주마루 관부연락선을 배경으로, 바다에 몸을 던져 삶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진 윤심덕이 살아있다는 상상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금은 연습중]진짜 내 삶을 향해…연극 '관부연락선'


윤심덕은 1920년대 활동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성악가로, 가수, 배우로도 활약했다. 특히 '사의 찬미'라는 곡이 가장 많이 사랑받았다. 화려한 삶을 살았던 윤심덕은 죽음조차 평범하지 않았다. 바로 극작가 김우진과 함께 현해탄에 몸을 던져 정사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두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에는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됐다. 사실은 두 사람이 연인 관계가 아니었다는 의혹부터, 죽지 않고 신분을 위장해 유럽으로 도피했다는 소문 등이었다. 이와 같이 의문의 죽음을 맞은 두 사람의 이야기는 극적으로 풀어내기에 매력적인 소재였고, 영화, 드라마, 연극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됐다.


하지만 연극 '관부연락선'은 조금 다른 시선에서 윤심덕에게 접근한다. 윤심덕과 김우진의 죽음이 아닌, 살아남은 윤심덕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 작품은 관부연락선에 숨어 지내는 홍석주가 바다에 뛰어든 윤심덕을 구하는 것을 시작으로, 두 여성의 우정과 성장을 이야기해 색다른 감동을 안긴다.


특히 앞서 윤심덕과 김우진, 그리고 의문의 인물인 '사내'를 등장시켜 두 사람의 죽음 이면 숨겨진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뮤지컬 '사의찬미'가 공연계에서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는 만큼, '관부연락선'도 윤심덕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개막 전부터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사의찬미'가 날카롭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자랑한다면 '관부연락선'은 밝고 희망찬 분위기를 지녔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서로 다른 결을 지닌 만큼, '관부연락선' 역시 또 다른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 바다에 풍덩…예상치 못한 첫 만남
[지금은 연습중]진짜 내 삶을 향해…연극 '관부연락선'

[지금은 연습중]진짜 내 삶을 향해…연극 '관부연락선'

[지금은 연습중]진짜 내 삶을 향해…연극 '관부연락선'

[지금은 연습중]진짜 내 삶을 향해…연극 '관부연락선'


연극 '관부연락선'에는 홍석주, 윤심덕, 급사소년이 등장한다. 밀항을 위해 부산행 관부연락선에 숨어 지내는 홍석주 역은 김려원, 황승언, 모모랜드 혜빈이 맡았다. 경성 최고의 소프라노이자 토월회 배우로 로마의 루치아를 꿈꾸는 윤심덕 역에는 제이민, 김히어라, 김주연이 캐스팅됐다. 배의 잡일을 맡으며 홍석주, 윤심덕에게 도움을 주는 급사소년 역은 신예 이한익, 최진혁이 맡았다.


이날 연습에는 홍석주 역에 김려원, 윤심덕 역에 제이민, 급사소년 역에 이한익이 나섰다. 가장 먼저 배의 창고 한쪽에 숨어 사는 홍석주의 모습이 펼쳐졌다. 먹을 건 감자 두 알뿐이고 다른 밀항자들의 토사물 냄새 때문에 괴롭지만, 홍석주는 우연히 만난 고향 동생인 급사소년 덕분에 웃음 짓는다.


그러던 중 누군가 물에 빠지는 소리를 들은 홍석주는 바다로 뛰어들고, 윤심덕을 구출해낸다. 두 사람이 바다에 빠지고, 홍석주가 윤심덕을 구하는 장면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 티격태격, 너무 다른 두 사람
[지금은 연습중]진짜 내 삶을 향해…연극 '관부연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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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홍석주는 무뚝뚝한 태도로 윤심덕을 대하고, 윤심덕은 독특한 말투를 지닌 새침데기 같은 모습으로 홍석주를 당황하게 한다. 몸을 숨겨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윤심덕은 가수의 본능(?)을 숨기지 못하고 노래를 부른다. 처음에는 깜짝 놀라 그를 제지하던 홍석주도 어느덧 노래에 관심을 가지고, 윤심덕이 노래를 알려주며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김려원은 거친 삶을 살아와 감정 표현에는 투박하지만, 윤심덕을 정성 어리게 보살피고 걱정하는 모습 등 홍석주의 다양한 면모를 탁월하게 그려내 시선을 끌었다. 제이민은 유쾌하면서 능청스럽게 활발한 모습의 윤심덕을 표현했다. 철없는 모습을 내비치다가도, 홍석주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그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에서는 든든함이 느껴졌다. 이와 더불어 숨길 수 없는 노래 실력으로 귀를 사로잡았다. 급사소년 역의 이한익 역시 장난기 넘치고 풋풋한 소년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 배에서 내린 두 사람은 어디로
[지금은 연습중]진짜 내 삶을 향해…연극 '관부연락선'

[지금은 연습중]진짜 내 삶을 향해…연극 '관부연락선'

[지금은 연습중]진짜 내 삶을 향해…연극 '관부연락선'


윤심덕과 홍석주는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털어놓고, 서로를 위로하며 우정을 쌓는다. 우여곡절 끝에 배에서 내린 두 사람은 헤어져야 한다는 아쉬움도 잠시, 서로가 일깨워준 진짜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


연습을 마친 뒤 이기쁨 연출은 "서로 다른 삶, 같은 결핍을 가지고 살아온 여성 두 명이 만나 함께 하룻밤을 보내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게 꾸며진 장면들 대신 섬세한 감정과 위로가 오가는 석주와 심덕의 대화를 통해 관객 여러분께 마음의 온기를 전하는 작품이 되고자 한다"고 작품을 선보이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인간은 늘 외로운 존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혼자가 아니라는 그 위로가 여러분께 꼭 전해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려원은 "다른 곳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온 두 여인이 서로에게 어떻게 스며들어 가고, 위로해줄 수 있게 되는지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제이민은 "희망을 담은 작품이다. 공허함이 가득한 삶에서 한 줄기 빛, 따뜻함으로 다가올 저희 작품 많은 기대 해주시고 응원해달라"고 작품을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한익은 "연극이지만 연극의 흐름을 깨지 않는 선에서 노래와 움직임이 조화를 잘 이룬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들이 무대에서 더욱더 다채롭게 존재할 수 있도록, 연출부와 음악감독님 그리고 안무감독님께서 연습 기간 동안 많이 도와주셨다. 열심히 연습해온 만큼 관객분들께서도 즐겁게 관람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관부연락선'은 오는 3월 1일부터 5월 9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김태윤 기자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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