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주인공, 다른 시선

최종수정2021.03.25 09:44 기사입력2021.03.03 13:40

글꼴설정

유령의 숨겨진 이야기…'오페라의 유령'·'팬텀'
명성황후의 삶…'명성황후'·'잃어버린 얼굴 1895'
윤심덕의 생과 사…'사의찬미'·'관부연락선'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팬텀', 뮤지컬 '명성황후'와 '잃어버린 얼굴 1895', 뮤지컬 '사의찬미'와 연극 '관부연락선'. 하나의 주제로 묶인 이 여섯 작품은 같은 인물을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각각의 작품은 같은 듯 다른 매력을 자랑하며 관객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먼저 '오페라의 유령'과 '팬텀'은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을 배경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오페라의 유령'은 프로듀서 캐머런 매킨토시와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탄생시킨 작품으로, 1986년 웨스트엔드, 1988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장기간 공연된 뮤지컬로, 국내에서는 2001년 처음 관객을 만났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의 극장이 문을 닫은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에서 '오페라의 유령'이 공연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오페라의 유령' 공연 장면. 사진=에스앤코

'오페라의 유령' 공연 장면. 사진=에스앤코


뮤지컬 '팬텀' 공연 장면. 사진=뉴스컬처DB

뮤지컬 '팬텀' 공연 장면. 사진=뉴스컬처DB



'팬텀'은 극작가 아서 코핏과 작곡가 모리 예스톤이 창작한 작품으로, 드라마 미니시리즈로 먼저 제작되었다가 흥행에 성공하자 뮤지컬로 재탄생해 1991년 초연됐다. 국내에서는 2015년 초연됐고, 박은태, 카이, 전동석, 규현을 타이틀롤로 오는 3월 17일 네 번째 시즌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이 오페라 하우스에 숨어 사는 유령과 유령이 사랑한 크리스틴, 크리스틴을 사랑한 라울 세 사람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면, '팬텀'은 세 사람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유령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조금 더 집중한다. 흉측한 외모로 인해 숨어 살 수밖에 없는 유령의 숨겨진 이야기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덕분에 관객이 유령에게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게 돕는다.


'명성황후' 공연 장면. 사진=에이콤

'명성황후' 공연 장면. 사진=에이콤


'잃어버린 얼굴 1895' 공연 장면. 사진=서울예술단

'잃어버린 얼굴 1895' 공연 장면. 사진=서울예술단



'명성황후'와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모두 명성황후의 삶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명성황후'는 조선 왕조 26대 고종의 왕후로서 겪어야 했던 명성황후의 비극적 삶뿐만 아니라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과 격변의 시대에 주변 열강들에 맞서 나라를 지켜내려 노력한 여성 정치가로서의 모습을 담아낸다. 이를 통해 다사다난했던 그의 삶을 무대로 옮겨 보는 이가 우리 역사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반면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사진 찍기를 즐겨 꽤 많은 사진을 남긴 고종과 달리, 단 한 장의 사진도 남기지 않은 명성황후의 이야기에 픽션을 더한 작품이다. 1895년 을미사변의 밤과 그를 둘러싼 인물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여주면서 역사 속에 박제된 인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역사의 소용돌이 속 명성황후의 욕망과 고통을 이해한다. 사진사 '휘'가 등장해 극의 화자 역할을 한다는 점도 '명성황후'와의 차별점이다.


'명성황후'는 오는 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잃어버린 얼굴 1895'는 공연 실황을 영화화해 전국 CGV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연극 '관부연락선' 연습 현장. 사진=김태윤 기자

연극 '관부연락선' 연습 현장. 사진=김태윤 기자



뮤지컬 '사의찬미'와 연극 '관부연락선'은 우리나라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사의찬미'가 현해탄에 몸을 던져 정사한 것으로 알려진 윤심덕과 극작가 김우진의 이야기에 '사내'라는 인물을 추가해 미스터리한 죽음에 초점을 맞췄다면, '관부연락선'은 윤심덕이 살아있다는 상상을 무대에서 펼쳐낸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르다. '사의찬미'가 윤심덕과 김우진의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면, '관부연락선'이 그 뒤를 이어 바다에서 목숨을 건진 윤심덕의 모습을 그리는 셈이다.


지난 1일 개막한 '관부연락선'은 배에 숨어 지내는 홍석주가 바다에 빠진 윤심덕을 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홍석주와 윤심덕은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오롯이 자신의 삶을 살지 못했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우정을 쌓는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며 '생'을 찬미한다.


'관부연락선'의 제작사 플레이더상상·스텝스는 뉴스컬처에 "조선 당대 최고의 여성 소프라노라는 예술가적인 면이 돋보이는 '윤심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윤심덕을 더 많이 바라봤다"고 새롭게 다가간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1920년대에, 같은 나이의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동무를 만난 석주의 친구 심덕이 또는 심덕이의 친구 석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예술가 윤심덕이 아닌, 예술을 하며 살아온 윤심덕이란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라며 관객이 '관부연락선' 속 윤심덕을 화려한 삶을 살았던 예술가가 아닌, 그저 한 인간으로 바라봐주길 당부했다.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같은 소재, 같은 인물을 다루는 작품은 아무래도 한 작품을 먼저 접한 관객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같은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다고 해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뉴스컬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
좋은번호가 좋은 기운을 나만의 골드넘버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