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음악극 '태일'의 뜻깊은 발걸음

최종수정2021.03.25 09:43 기사입력2021.03.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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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기 공연 선보이는 음악극 '태일'
박소영 연출 "한 분이라도 더 태일에 대해 알게 되길"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음악극 '태일'이 첫 장기 공연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태일'의 지난 발걸음을 떠올려보면, 애틋하고 뜻깊은 성장이다.


'태일'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자신을 바친 전태일의 모습은 물론, 한 사람으로서 그의 꿈과 삶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태일과 태일 외 목소리 두 인물이 등장하는 2인극으로, 태일 외 목소리 역은 태일의 동생, 엄마, 친구 등 태일이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음악극 '태일' 출연진. 사진=플레이더상상

음악극 '태일' 출연진. 사진=플레이더상상



작품은 장우성 작가, 이선영 작곡가, 박소영 연출이 결성한 '목소리 프로젝트'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목소리 프로젝트'는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귀감이 될 수 있는 실존 인물들의 삶을 무대에 복원하자는 취지로 결성됐다. 이러한 취지처럼, '태일'은 청년 전태일을 영웅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삶을 덤덤하게 지켜봐 더욱 큰 감동을 전한다. 극 중 나오는 가사와 대사 역시 그의 일기장에 적힌 글, 그의 발언 등을 토대로 해 울림을 준다.


작품이 처음 관객을 만난 건 지난 2017년이다. 서울문화재단의 최초예술지원사업에 선정돼 소극장 천공의 성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였고, 이후 2018년 우란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본공연을 올렸다. 당시 가변형 무대를 적극 활용해 공연이 진행되는 공간을 태일이 머물렀던 집, 학교, 공장으로 꾸민 것이 특징이었다.


이후 트라이아웃 공연을 올렸던 천공의 성에서 한 차례 더 공연됐고, 2019년에는 전태일 기념관에서 공연을 올리기도 했다.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차례 공연된 듯하지만, 그간 '태일'이 걸어온 길은 평탄하지 않았다.


금전적 이익보다는 전태일의 뜻을 전하는 데 중점을 둔 작품이기에 제작사가 아닌 창작진과 배우를 중심으로 공연이 올려졌고, 주로 100석을 밑도는 소극장에서 공연됐다. 매 시즌 공연 기간도 2주가 채 되지 않았다. 일손이 부족할 때는 창작진과 동료 배우들이 직접 나서 공연장 운영을 돕기도 했다. 이와 같은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관객의 입소문을 타고 매 공연 매진을 기록했다.


2018년 '태일' 무대. 사진=우란문화재단

2018년 '태일' 무대. 사진=우란문화재단


2년 만에 돌아온 이번 '태일'은 그런 간절함 끝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장기 공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짧은 공연 기간으로 인해 그동안 '태일'을 만나지 못했던 관객도 작품을 향한 갈증을 해소하게 됐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을 함께했던 태일 목소리 역의 박정원과 강기둥, 태일 외 목소리 역의 한보라, 김국희, 백은혜가 다시 돌아왔다. 또 진선규, 이봉준이 태일 목소리 역으로, 정운선이 태일 외 목소리 역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많은 변화 속에서도 '태일'의 시작을 함께한 창작진의 마음가짐은 변함 없다. 태일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것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박소영 연출은 "조금이라도 많은 분들이 볼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사실 태일이라는 인물 자체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 한 분이라도 더 많은 분들이 태일에 대해 알게 되고, 그의 따뜻한 마음을 알게 된다면 좋을 것 같다. 그거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선영 작곡가는 "항상 배우들이 공연 기간보다 더 오래 열심히 연습하고 짧게 올리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아쉬움이 없을 거 같다. 더 좋은 극장과 환경에서 올리게 된 것도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하지만 가끔은 예전에 배우, 스태프들 모두 공연 전부터 직접 극장을 청소하고, 관객들을 맞이하고, 즐겁게 고생했던 때가 그립기도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장우성 작가는 "중요한 건 우리가 태일을 이야기할 때 처음 가졌던 마음가짐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귀하고 소중하게 전하고 싶어서 장기공연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웠던 것 같다. 기간이 짧아 관람이 불편하셨을 관객분들에게 그리고 태일에게 부끄럽지 않게 초심을 되새기며 매 공연 임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한편 '태일'은 오는 5월 2일까지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된다.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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