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스테이지] 자신을 믿고 싶은 배우 김바다

최종수정2021.03.25 09:38 기사입력2021.03.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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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감염병이 휩쓸고 간 공연계. 달라진 풍경 위에서도 희망의 내일을 꿈꾸는 이들을 서정준 객원기자가 비대면으로 만나봅니다.

배우 김바다 프로필. 사진=본인 제공

배우 김바다 프로필. 사진=본인 제공


[뉴스컬처 서정준 문화전문기자] 배우 김바다는 다양한 이미지를 쌓아온 배우다. 연극과 뮤지컬을 가리지 않고, 선역과 악역을 가리지 않고 'B클래스', '언체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오펀스' 등에 출연한 만큼 역할이나 작품의 폭이 상당히 넓은 편이다. 그런 그는 2020년, 드라마 '사생활', '본대로 말하라', '러브씬넘버#' 등에 출연하며 또 하나의 발걸음을 새로이 했고 현재는 지난 2일부터 뮤지컬 '인사이드 윌리엄'의 '햄릿' 역으로 무대에 복귀했다.


2년 전 연극 '나쁜자석' 인터뷰에서 눈빛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며 거침없이 자기 이야기를 하던 그는 코로나19로 고생한 2020년을 돌이켜 보며 '버티는 해'라고 표현했다.


"저뿐만 아니라 모두 그랬을 것 같은데 작년은 '버티는 해'였던 것 같아요. 배우라서 특별히 그렇다기보다 여러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 모두 할 수 있는 게 없어졌죠. 친구들도 만날 수 없고 뉴스에서는 안 좋은 소식들만 들려오고요. 지금 나한테 주어진 자리에서 잘 버텨야 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제 주변에는 별 일이 없었지만, 드라마 촬영 중에도 방송국에 뭔가 문제가 생겼다 하면 촬영이 스톱되기도 했죠. 또 대학로에 몇 번 들렀는데 늘 익숙했던 북적대는 모습이 완전 사라졌어요. 자주 다니던 가게들이 문을 닫는 것을 보니까 체감도 됐어요."


배우 김바다의 셀카. 사진=본인 제공

배우 김바다의 셀카. 사진=본인 제공


그는 평소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갖고,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익숙한 편이지만 스스로 택해서 하는 것과 강제적으로 집에 있어야 하는 시간은 달랐다고 이야기했다. 김바다는 공연할 때는 정확한 시간을 지켜야 하는 직장인에 가까운 생활이라면 드라마 촬영은 바쁠 때는 바쁘고 대기할 땐 대기하는 시간이 길었다고 이야기하며 "시간이 지나치게 늘어질 때는 하지 않아야 할 생각도 하게 되며 힘들었다"고 말했다.


"지인들 중에 자영업을 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희가 말하는 '힘들다'는 것과는 정말 다르더라고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번에 '인사이드 윌리엄'을 더 하고 싶기도 했어요. 이게 그간 제가 했던 작품들보다 좀 밝고 건강하거든요. 작품 보는 동안이라도 관객분들이 편하게 웃으셨으면 좋겠다 싶고요. 웃는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웃음을 줄 수 있는 게 감사한 일이잖아요."


김바다는 "잘 버텼다고 생각하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잘 버틴 것 같다"고 대답했다. 팬데믹(Pandemic) 상황에서도 드라마 촬영을 하며 배우로서의 활동도 이어갈 수 있었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진솔한 내 사람들을 얻게 된 해였다고 이야기하며 웃었다.


그가 얻은 것은 그뿐만이 아니다.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얻게 돼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고 했지만, 결국 그런 생각과 고민들은 그에게 긍정적으로 돌아왔다. 남들이 볼 때는 여전히 '배우 김바다'지만 '무대와 매체를 고루 경험하며 이전보다 시야가 넓어진 배우 김바다'가 됐기 때문.


배우 김바다 프로필. 사진=본인 제공

배우 김바다 프로필. 사진=본인 제공


그래선지 그는 "'인사이드 윌리엄'이 공연되는 '아트원씨어터'는 다섯 번째 공연하는 익숙한 극장인데도 1년만의 공연에서 느껴지는 낯섬과 설렘이 싫지 않은 기분이었다"며 자신에게 주어진 경험과 변화를 즐거워했다.


그런 김바다에게 2021년의 희망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는 '스스로를 믿어주고 싶다'고 이야기하며 "바라왔던 결과를 맞이한다고 해도 무조건 좋기만 할 순 없지 않냐"고 이야기했다.


"두려움도 있고, 내가 잘하고 있는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궁금해요. 배우가 아닌 다른 일을 하는 친구들이랑 이야기해도 비슷한 고민을 해요. 한 칸 옮겨볼까? 생각이 들죠. 그래서 저를 믿어주자고 한 거에요. 보통은 결과물로 승패를 말하고 배우는 '잘 나간다', '못 나간다'는 단편적인 평가가 더욱 심해요. 그렇지만 내가 걷고 있는 게 과정이라는 것을 스스로 믿어야 하는 것 같아요."


배우 김바다의 집. 아버지와 함께 가드닝을 즐겨하고 있다고. 사진=본인 제공

배우 김바다의 집. 아버지와 함께 가드닝을 즐겨하고 있다고. 사진=본인 제공


끝으로 그는 최근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 인터뷰를 인상적으로 보게 됐다고 말했다. 경력이 쌓였다고 해서 편하게 하지 않기 위해, 배우로서 계속 고민하기 위해 스스로 해외에서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그를 더욱 존경하게 됐다고.


"선생님을 보면 희망이 생겨요. 보통은 그렇게 오래하고, 훌륭한 배우를 보면 천직이라고들 생각하는데 정작 선생님께서는 계속해서 내가 이걸 하는 게 맞나 고민하고, 내가 연기를 잘하고 있나 고민하신다는 거에요. 그런 모습을 보면 제 고민도 괜찮은 것 같고 지금처럼 하는 수밖에 없나보다 싶어요(웃음)."



서정준 객원기자 newsculture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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