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성의 STAGE pick up]1. 김복희 무용단 '춤의 향기'

최종수정2021.03.25 09:11 기사입력2021.03.1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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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50주년 맞은 김복희 무용단
'피의 결혼'·'우담바라' 한 자리에
후학과 함께한 뜻깊은 무대

‘춤의 향기’는 2020 서울문화재단 창작활동 지원사업 선정작이자 김복희 무용단 창단 50주년 기념공연이다. 민간 무용단으로서 50주년을 기념한다는 것. 그 자체로 이미 공연예술계의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인접 장르도 마찬가지이지만, 대중성이 결여되거나 운영과 제작에 대한 재원 확보 등의 문제로 인해, 또는 인간관계 등에 의해 정례적으로 꾸준히 지속적인 작업을 한다는 것은 여간 쉽지 않았던 것이 공연계의 현실이다. 최근에야 창작산실이나 여러 문화재단 등에서의 창작 지원제도가 있어서 그나마 신진 무용가들의 등용문처럼 공연계는 물론 현대무용의 활동 영역도 다양해졌으나, 국공립이 아닌 민간단체를 10여 년 이상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작품을 발표한다는 것은 결코 녹록지 않은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것이 공연과 무용계의 현실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에 김복희 무용단의 창단 50주년 기념 공연은 공연계에서 크게 괄목할만한 성과요 역사적인 기록이 될 것이다. 1971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김복희, 김화숙 무용단’을 창단하여 ‘법열의 시’, ‘四像의 디자인’ 두 작품을 무대에 올려 공식적인 활동을 하고 주목을 받으며, 다시 1991년 ‘김복희 무용단’ 이라는 이름으로 ‘아홉 개의 의문, 그리고...’를 선보이며 독자적인 무용단 활동을 시작했다. 바야흐로 2021년 50주년 기념공연으로 ‘춤의 향기’(2021.3.5.~7. 아르코예술극장대극장)를 공연했다.


김복희 무용단 '피의 결혼'. 사진=photo by black hand

김복희 무용단 '피의 결혼'. 사진=photo by black hand



그동안 꾸준한 국내 활동뿐 아니라 1990년 이후 스페인, 프랑스, 미국, 멕시코, 이탈리아 등 한국의 현대무용을 해외에 소개하는 일에도 누구보다도 앞장서 왔다. 그의 춤의 특징은 서양의 현대무용 메소드에 ‘한국성’을 접목시켜 동양적 사상과 움직임으로, 동양적 깊은 사유와 철학이 깃든 독특하면서도 창의적인 몸의 움직임을 구현한 것이다. 그 근간에는 불교적이고 유교적인 정신 유산과 한국적인 문학과 미술 등 다양한 예술영역에 대한 관심과 배움, 참여 등으로 익히고 체험한 기억들을 바탕으로 안무자로서의 창의적인 발상과 시도에 의한 다양한 접목으로, 그만의 깊이 있고 독특한 춤의 구성과 동작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후학들을 양성할 때도 대학 무용과 커리큘럼에 춤 기량의 발전과 더불어 반드시 연기 수업을 지정해 학생들에게 연극적 호흡과 정서를 표현하는 집중력과 창의적인 발상을 구현하는 춤 연기 수업을 병행하게 했다. 그래서 육체적 기량만이 아닌, 몸으로 쓰는 시로서 신체를 통한 정서를 배출하고 운용하며, 정신과 더불어 내재 된 영혼의 정서까지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몸으로 표현해 내는데 집중하게 했다.


이번에 발표한 ‘춤의 향기’에서는 스페인의 세계적인 문호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ia Lorca)의 3대 비극인 ‘피의결혼’, ‘베르나다 알바의 집’, ‘예르마’ 중에서 ‘피의결혼’을 재구성했고, 신작 남지심 작가의 동명소설 ‘우담바라’ 두 작품을 한 무대에서 공연했다.


‘피의결혼’은 2018~19년, 멕시코,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이탈리아 등 라틴 문화권에서 공연되어 호평을 받은 바 있고 특히 작가 가르시아 로르카의 나라 스페인에서 공연되어 엄청난 환호와 찬사 속에 한국 현대무용의 놀라운 작품성에 대해 현지에서도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우담바라’는 3000년에 한 번 핀다는 우담바라라는 꽃처럼 귀하고 소중한 인간관계에 대해서 특유의 한국적 정서와 소품을 활용해 공간을 아우르며 우담바라의 신비로운 향기로움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체험을 경험하게 했다.


김복희 무용단 '우담바라'. 사진=photo by black hand

김복희 무용단 '우담바라'. 사진=photo by black hand



이번 작품에는 평소 그와의 예술적 동반자인 제자들과 후학들이 함께 해, 그 돈독한 인연의 축제처럼 빚어진 무대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특히 ‘우담바라’에서 백족화상으로 출연한 손관중 교수의 바라춤의 깊은 기량과 내적 에너지, 인간적 번뇌와 인연, 다음 세대에 대한 바람의 소박한 소망까지 몸과 마음에 담아 춤추고 연기한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깊은 잔향이었다. 또한 시를 낭송하는 내레이션까지 완벽하게 낭독하여 작품에 집중하게 한 따듯하고 정감 있는 목소리로 무한 매력을 발산한 서은정과 김남식, 여전히 고고한 춤의 세계를 확장 중인 이정연, 그리고 학부생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엄청난 에너지와 열정의 소유자의 진면목을 보여 준 박은성 등 김복희 무용단의 보석처럼 빛나는 60대에서부터 50대, 40대, 30대, 20대가 두루 함께 한 무대는 참으로 귀하고 감동적이고 아름다웠다.


앞으로 김복희 무용단의 후학들뿐 아니라 공연계가 이런 따듯하고 감동적인 미담의 실행으로 더 발전할 수 있길 바라며, 더불어 한국의 현대무용이 지금도 다양한 개인적 활동으로 세계 각국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다시 한번 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더 영롱하게 빛을 발할 그날들을 고대한다.



[유희성의 STAGE pick up]1. 김복희 무용단 '춤의 향기'

[유희성 칼럼니스트 겸 연출가]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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