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원, '시카고'와 함께한 21년

최종수정2021.03.25 09:06 기사입력2021.03.1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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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시카고' 모든 시즌 함께한 최정원
'시카고'의 살아있는 전설
2000년 초연 '록시'부터 2021년 '벨마'까지
"나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작품"

[뉴스컬처 이솔희 기자] 최정원이 또 한 번 뮤지컬 '시카고' 무대에 선다. 올해로 21년 째. 최정원은 "'시카고'를 통해 배우로서 다시 태어났다"고 말한다.


뮤지컬 '시카고'는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쿡카운티 교도소에 수감된 벨마 켈리와 록시 하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벨마 켈리는 보드빌 배우로, 교도소 최고의 스타다. 정부를 살해한 죄로 교도소에 들어온 록시 하트가 벨마 켈리의 인기를 빼앗아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1975년 처음 무대화됐고, 1996년 연출가 월터 바비와 안무가 앤 레인킹에 의해 리바이벌됐다. 24년간 1만 회 가까이 공연될 정도로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롱런하고 있는 뮤지컬이다. 2002년에는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사진=신시컴퍼니

사진=신시컴퍼니



국내에서는 지난 2000년 초연됐다. 라이선스 프로덕션으로 런칭된 후 2007년부터 레플리카 프로덕션으로 공연됐고, 지난 20년간 열 다섯 시즌 동안 관객을 만나며 누적 공연 1,000회를 돌파했다.


최정원은 초연부터 이번 시즌까지, 21년 간 공연된 모든 시즌을 함께했다. 작품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2000년과 2001년에는 인순이, 허준호, 전수경 등과 함께 라이선스 프로덕션의 초연 무대에 올라 오리지널 공연과는 차별화된 작품을 선보였다. 당시 록시 역을 맡아 활약했던 최정원은 그해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2003년 영국 웨스트엔드 오리지널팀의 내한 공연이 펼쳐진 후 2007년부터 레플리카 프로덕션 버전의 공연이 시작됐다. '최정원 벨마'의 시작이기도 했다. 초연의 록시가 아닌 벨마 역으로 다시 '시카고' 무대에 서게 된 것. 한 작품에서 두 주인공을 이어 연기하는 흔치 않은 도전이었음에도 그는 성공적인 캐릭터 변신을 해냈다.


이후 2008년, 2009년, 2010년, 2012년, 2013년까지, 거의 매해 '시카고' 무대에 서며 '벨마 장인'의 입지를 다졌다. 2014년과 2015년에는 벨마 역을 원캐스트로 소화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2018년에는 '시카고'의 국내 누적 공연 1000회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사진=신시컴퍼니

사진=신시컴퍼니



18일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시카고' 연습 현장에서 최정원은 록시 하트 역의 아이비와 함께 'Hot Honey Rag' 넘버를 선보였다. 그는 연습이 필요 없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안무를 소화해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짧은 시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미소와 함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모습에서는 이미 벨마와 하나가 된 듯한 능숙함이 엿보였다.


한 작품과 21년째 함께하고 있다는 것은 배우에게도 뜻깊게 다가올 터. 최정원은 "'시카고'를 통해 배우로서 다시 태어났다. '시카고' 초연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제 생일이 8월이 아니라 '시카고'가 시작한 날이라고 생각한다. 이제야 '시카고'라는 작품을 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를 살아움직이게 하는 작품이다. 31년까지 계속 할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되겠다"고 다시 한 번 '시카고'를 만난 소감을 전했다.


또 "'시카고'는 요즘 시대에 가장 필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뮤지컬의 교과서 같은 작품이다. 죽기 전에 뮤지컬 한 작품을 봐야 한다면 '시카고'다. 저 역시 죽기 전에 한 작품만 할 수 있다면 '시카고'라는 작품을 마지막으로 하고 싶다. 뮤지컬 배우로서도 꼭 해내고 싶은 작품"이라고 작품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에는 윤공주와 함께 더블 캐스팅됐다. 최정원이 록시 역에 이어 벨마 역을 맡은 바 있는 것처럼, 윤공주 역시 지난 2012년 록시 역을 연기한 것에 이어 이번 시즌에는 벨마 역에 새롭게 합류하게 됐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윤공주는 "최정원 배우 자체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 모든 것이 제게는 도움이다. 제가 본받아야 하는 모습이다. 이전에는 상대역으로 공연을 하다가 이번에는 같은 역할을 하게 됐는데, 모든 순간이 기적 같다"고 최정원을 향한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뮤지컬 '시카고' 공연 장면. 사진=뉴스컬처DB

뮤지컬 '시카고' 공연 장면. 사진=뉴스컬처DB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 장면. 사진=뉴스컬처DB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 장면. 사진=뉴스컬처DB



'시카고'가 국내에서 사랑 받은 21년의 시간 동안, 최정원 역시 명실상부 한국의 대표적인 뮤지컬 배우로 사랑받아 왔다. 뮤지컬 배우의 꿈을 품고 경험을 쌓아오던 그는 1989년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로 정식 데뷔했다.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를 보고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웠던 그는 1995년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를 만나 뮤지컬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이후 '그리스', '렌트', '지킬앤하이드', '맘마미아', '브로드웨이 42번가', '빌리 엘리어트', '마틸다', '제이미', '고스트' 등 굵직한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맡으며 3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배우의 자리를 지켜온 최정원. "'시카고'의 31주년까지 함께 할 것"이라는 그의 다짐처럼, 뮤지컬을 향한 깊은 애정과 열정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카고'는 오는 4월 2월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이솔희 기자 sh04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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