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오스카의 유산, 할리우드 역사와 미래 속 韓영화인

최종수정2021.03.24 09:30 기사입력2021.03.2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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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4월 온라인·9월 LA개관
봉준호·이창동外 전시
日미야자키 하야오의 회고전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
이미경 CJ 부회장 임원 참여

[뉴스컬처 이이슬 기자] 높고 견고한 보수의 벽을 쌓아올린 할리우드는 꿈의 무대였다. 지난해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100년 역사상 최초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4관왕을 차지하며 돌비 극장에 이름을 새겨넣었다. 백인이 배우들이 영어로 말하는 영화가 아닌데도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다. 기대감은 커졌다. 현지 반응은 뜨거웠고 다음 세대가 선보일 한국 작품을 향한 기대로 이어졌다. 국내에서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도 확장됐다.


지난 92년간 이어진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 측은 영화예술인들을 위한 미국 내 가장 규모의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건립을 오래 준비해왔다. 봄 개관을 준비해왔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여파로 9월 30일 개관을 발표했다. 디렉터 및 대표 빌 크레이머(Bill Kramer)를 필두로 수많은 전문가가 여러 프로그램과 전시로 영화와 제작에 관한 다양한 통찰과 경험을 집약했다.


사진=CJ그룹, 뉴스1

사진=CJ그룹, 뉴스1



이미경 CJ 부회장은 23일 오전 진행된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Academy Museum of Motion Pictures) 온라인 투어 및 기자간담회에 이사회 부의장으로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디렉터 겸 대표 빌 크레이머,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 최고 예술 프로그램 책임자 재클린 스튜어트가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영화가 가진 거국적인 힘을 지지하고, 영화에 대한 전 세계의 관점을 움직이고 높이며 변화시킬 수 있는 박물관의 임원으로서 참석하게 돼 기쁘다"며 "아카데미 박물관이 전 세계 영화들과 영화 제작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우리에게 영화의 더 큰 그림을 이해할 수 있는 더없이 귀한 기회를 줄 것이다. 여러분이 어디에서 왔든 우리의 삶을 담고 있는 영화와 여러분들을 가깝게 연결해 줄 것"이라고 개관 축사를 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중심부에 세워지는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Academy Museum of Motion Pictures)은 영화와 영화 제작에 관한 모든 예술과 과학, 역사, 영화인, 아카데미 영화제에 대한 모든 자료를 총망라한 미국 내 가장 큰 규모의 영화 박물관이다. 30만 제곱 피트 크기의 박물관은 몰입형 상설전과 특별전 갤러리, 데비 레이놀즈 복원 스튜디오(Debbie Reynolds Conservation Studio), 특별 이벤트 공간, 카페와 상점을 포함한 7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두 개의 건물로 구성된 박물관 중 새롭게 건축된 건물은 증축된 사반 빌딩(Saban Building)과 유리 다리로 연결되며 최첨단 1,000석 규모의 데이비드 제픈(David Geffen) 상영관과 할리우드 힐스의 탁 트인 전망이 있는 옥상 돌비 패밀리 테라스(Dolby Family Terrace)가 마련된다.


박물관에는 영상, 사운드, 소품, 의상, 스크립트, 포스터, 프로덕션 및 의상 디자인 드로잉, 매트 페인팅, 사진, 백드롭, 애니메이션 셀, 인형, 모형 등 다양한 자료가 비치된다. 또한 프로덕션 디자이너, 시각 효과 아티스트 및 의상 디자이너의 공동 작업을 통해 공상 과학 및 판타지 영화에서 새로운 세계와 캐릭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다큐멘터리 및 영화가 사회 이슈들을 어떻게 반영하고 어떤 영향 및 효과를 가져왔는지 조명한다.


[돋보기]오스카의 유산, 할리우드 역사와 미래 속 韓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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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향한 사랑과 열정은 뜨거웠다. 코로나19로 정상 개관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음 달 온라인을 통해 먼저 관람객들과 만나겠다는 각오다. 웹사이트를 통해 전시를 열고 오스카 히스토리 타임라인을 제공한다. 93년 역사를 여러 카테고리를 통해 볼 수 있다. 오는 9월 정식 개관한다.


빌 크레이머 대표는 "관람객들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개관 후에 코로나19 관련 안전 수칙을 반드시 적용하겠다. 티켓을 발부할 때 일정 시간을 두고 발부하고 손 세정제, 관람인원 제한 등의 조처를 할 예정"이라며 "버츄얼 프로그램도 개관 이후에도 이어갈 예정이다. 다른 지역에서 박물관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앱을 마련해서 갤러리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을 함께 볼 수 있도록 하겠다. 앱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도 만날 수 있다. 빌은 "한국어 관람객을 위한 오디오 관람객 가이드가 포함돼 있다"고 전하며 "개관전과 상설전에 봉준호, 고(故) 김기덕, 이창동, 이소룡, 미야자키 하야오, 쿠로사와 아키라 등 여러 아시아 영화인이 함께 한다"고 소개했다.


개관 특별전은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의 회고전으로 꾸며진다. '이웃집 토토로'(1988)와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 등을 포함한 작품을 전시해 60년 영화 여정을 아우른다. 향후 한국 영화인에 대한 조명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 프로그램은 다음 달 22일 아카데미 박물관 이사인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를 초대해 재클린 스튜어트가 진행하는 대화 프로그램인 '오스카의 유리 천장 깨기'로 시작한다. 오스카의 역사적 사건을 이뤄낸 여성들에 대해 조명한다. 게스트로는 우피 골드버그, 소피아 로렌, 마를리 마틴, 버피 생 마리가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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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클린 스튜어트는 "연구를 많이 하는 박물관이 될 것이며 학술 연구 부분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교육적 공간으로의 의미가 크다. 영화를 통해 다른 이들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을 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혐오와 폭력에 대항하고자 한다. 전 세계 적으로 고취하는 것에 대한 필요를 느끼고 있다. 이러한 원칙들을 박물관에서 고수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빌 대표는 "박물관에 아주 중요한 사명은 전통적인 네거티브에 대한 도전"이라며 "우리 역사와 할리우드 속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함께 바꿔가야 한다고 본다. 새로운 발견과 대화가 이뤄지는 공간, 연결되는 곳을 제공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취재하며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에 위치한 영화 박물관 건설 현장을 찾았다. 인근에는 LA한인타운이 위치해 있는 곳. 더군다나 '기생충'이 큰 영광을 차지하며 영화를 향한 교민들의 관심도 높아졌음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강렬했던 건, 현지 자국민들의 영화 사랑이었다.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역사를 느끼고 나누며 벗삼아 살아가고 있었다. 당시 박물관은 제법 형체를 갖추긴 했으나 완공되지 않았는데도 현장을 찾은 사람들이 꽤 목격됐다. 하루빨리 개관하길 바라는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웠다.


오스카는 93년 역사를 담은 박물관을 오래 준비해왔다. 돌비극장 2층에는 일본 영화 관련 숍이 마련돼 현지인들에게 자국 영화를 활발히 알리고 있었다. 개관과 동시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회고전도 열린다. 활발히 자국 영화를 알리고 있는 일본의 공격적인 행보가 부러울 따름이다.


오스카를 지탱해온 힘은 뭘까. 영화를 향한 뜨거운 애정이 아닐까. 과거를 통해 미래를 바라보고 건강한 영화계 발전과 보존, 화합을 통해 또 다른 발전을 꽤하고 있다. 봉준호, 이창동, 김기덕 뿐 아니라 그 다음 세대 한국 영화인이 할리우드에 새롭게 입성하길 바라본다.


사진=출처 표기 외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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